성수동에 마련된 ‘배틀그라운드’ IP 활용 복합문화공간 ‘펍지 성수’. 사진=한국금융경제신문
한국금융경제신문=김성훈 기자 | 크래프톤의 ‘성수 클러스터’ 구축 계획이 구체화되고 있다. 성수동 일대 신축 오피스 건물의 우선매수권을 확보했고, 미국에서 세운 로봇 자회사의 한국 법인까지 성수동으로 주소를 옮겼다. 단순 게임사가 아닌 ‘피지컬 AI 기업’으로 옷을 갈아입는 크래프톤의 전략이 빠르게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30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크래프톤의 자회사 ‘루도 로보틱스’ 한국법인이 성수동으로 주소 이전했다.
크래프톤이 성수동에 모으는 건 건물만이 아니다. 루도 로보틱스는 크래프톤이 지난해 샌프란시스코에 설립한 로봇 자회사다. 크래프톤이 중장기 핵심 사업 분야로 인공지능(AI)과 함께 낙점한 휴머노이드 로봇 등 피지컬 AI를 위해 설립했다.
업계에 따르면 루도 로보틱스 한국 법인이 주소를 변경한 건물은 동양잉크 동부영업소가 위치한 지상 2층 규모 건물로, 소유주는 국내 제약사 한국파마다.
성수동으로 주소를 이전한 루도 로보틱스는 곧바로 국내 채용에 나섰다. 근무지가 성수로 명시된 공고를 통해 루도 로보틱스도 크래프톤이 그리는 성수 클러스터의 한 축을 담당하는 역할임을 짐작할 수 있다.
루도 로보틱스가 구인 중인 직무는 ‘AI/ML 리서치 엔지니어’다. 해당 직무는 로봇에 스스로 판단하는 디지털 두뇌를 심는 전문가로, 크래프톤이 중장기 핵심 사업으로 꼽은 피지컬 AI 전략의 실행 인력이다.
루도 로보틱스의 최고경영자(CEO)는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가,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이강욱 최고인공지능책임자(CAIO)가 겸임한다.
크래프톤은 앞서 미래에셋증권 컨소시엄과 손잡고 1조6000억여원을 들여 옛 이마트 성수점 용지를 포함한 성수동 일대 부동산 8곳을 인수했다. 또한 성수에는 복합문화공간 '펍지 성수'를 마련해 운영하고 있다.
펍지 성수는 크래프톤의 대표 지식재산권(IP)인 배틀그라운드 세계관을 다양한 공간과 콘텐츠로 구현한 플래그십 공간이다. 단순한 공간이 아닌 열린 공간으로서 게임 팬은 물론 대중까지도 함께 즐길 수 있도록 게임·문화 융합형 오프라인 플랫폼으로 조성됐다.
지난해 7월 정식 오픈한 이후 팬 커뮤니티 페스티벌 ‘펍지 유나이티드: 홈커밍’, e스포츠 초청전 ‘펍지 플레이어스 마스터스 인비테이셔널’ 등 펍지 팬들을 위한 다양한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특히 ‘테이스티성수 WWYD 치맥파티’, 서울국제정원박람회 연계 ‘가든안가든’ 팝업 등 배틀그라운드의 팬이 아니더라도 즐길 수 있는 여러 이벤트도 진행하며 복합 문화 공간으로서의 정체성을 공고히 하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크래프톤이 성수동 일대에 건설 중인 한 오피스 건물의 우선매수권을 확보했다고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해당 건물은 성수동2가 269-28 일원에 들어서는 지하 5층·지상 9층, 약 6374평 규모다. 해당 건물은 현재 옛 이마트 부지에 짓고 있는 크래프톤 신사옥과 인접해 있다.
다만 우선 매수권이 통상적으로 건물 임대차 계약에 관행적으로 들어가는 데다, 임대차확약서 또한 본 계약이 아니라 세부 사항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크래프톤 관계자는 “해당 건물은 아직 공사중인 건물로 본 계약인 임대차 계약이 체결되지 않은 상태”라며 “우선 매수권 또한 임차확약서에 기재되어 있는 사항일 뿐이다. 본 계약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확정된 것 없다”고 말했다.
크래프톤의 이같은 움직임은 서울 강남과 서초, 경기 성남시 판교IT밸리 등에 분산된 조직을 한데 모아 통합형 거점 ‘크래프톤 타운’을 구축하기 위함이다. 분산된 조직을 모아 콘텐츠 생산부터 운영까지 유기적으로 연결해 협업 효율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성수를 선택한 것은 펍지 프랜차이즈 IP의 경험을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확장하기 위한 전략으로 분석된다. 성수동은 공장과 창고를 개조한 공간을 활용한 팝업스토어와 체험 공간이 늘어나며 펍지 프랜차이즈 주 소비 계층의 밀집도가 높은 지역이다. 이러한 크래프톤의 전략이 어떤 모습으로 완성될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된다.
크래프톤 관계자는 “성수가 현재 문화적으로도 많이 활성화되고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해 성수에 구성하게 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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