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전율 23% 감소…“대형주 주도 장세 당분간 지속”
이달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와중에 하루 평균 거래대금이 역사상 처음으로 40조원의 벽을 넘었다. 다만 대형 반도체주로 거래가 집중되면서 시장의 ‘손바뀜’은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25일 한국거래소 집계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22일까지 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은 48조470억원으로 기록됐다.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운 수치다. 이전 최고 기록은 지난 2월 32조2338억원이었는데, 3개월 만에 새 기록을 세웠다. 코스피가 사상 최고 랠리를 이어가면서 매수 열기가 집중된 결과로 풀이된다.
지난 6일 역사상 처음 7000선을 넘은 코스피는 7거래일 뒤인 15일 장중 8000선도 터치했다. 이후 조정을 거쳤으나 반등세로 전환돼 22일 종가는 7847.71로 지난달 말 대비 19% 상승했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같은 대형 반도체 기업으로 매수 자금이 몰리면서 거래대금이 급증했다.
이달 22일까지 두 회사의 일평균 거래대금 합계는 20조5690억원으로, 같은 기간 코스피 전체 일평균 거래대금의 43%에 이른다.
인공지능(AI) 수요 급증에 따른 반도체 기업 실적 개선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의 경우 노조 총파업 예고를 앞두고 주가 변동성이 커지자 저가 매수세도 유입됐다. 강대승 SK증권 연구원은 “경기 약세 우려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은 성장 모멘텀이 살아있는 AI 관련 산업에 자금을 집중시키고 있다”며 “2023년 AI 투자가 본격화된 이후 이러한 쏠림 현상이 심화됐다”고 분석했다.
반면 같은 기간 시장 전체 거래량은 축소됐다. 일부 대형주로 자금이 모이면서 거래 폭이 좁혀진 영향이다. 이달 22일까지 코스피 일평균 거래량은 7억1680만주로, 지난달 9억4718만주 대비 24% 감소했다.
고가 대형주 중심으로 자금이 쏠리면서 적은 거래량으로도 거래대금이 불어난 반면, 중소형주로는 매수세가 확산되지 못했다.
대형주로의 거래 쏠림은 시장 ‘손바뀜’의 활력을 떨어뜨렸다. 매수 자금이 소수 종목에 몰리면서 시장 전반의 거래 다양성이 감소한 탓이다. 거래소 자료에 따르면 이달 22일까지 코스피 일평균 상장주식 회전율은 1.15%로, 지난달 1.49%에서 23% 감소했다.
회전율은 일정 기간 거래량을 상장주식 수로 나눈 수치로, 수치가 높을수록 투자자 간의 거래(손바뀜)가 활발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대형주 주도 장세가 단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근 상장지수펀드(ETF) 중심의 개인 자금 유입이 증가하는 가운데, ETF 편입 비중이 큰 대형주로 수급이 더욱 집중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맹주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개인 투자자가 증권사를 통해 ETF를 매수할 경우 유동성 공급자(LP)는 헤지 목적으로 지수 구성 종목들을 비중에 맞춰 매수하게 된다”며 “ETF 기반의 패시브 자금 영향력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단기적으로 대형주 중심의 수급 집중 현상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 전망이 상향 조정되는 추세도 대형 반도체주의 주가 상승을 뒷받침하고 있다. 강대승 SK증권 연구원은 “대형 IT 기업들의 설비투자(CAPEX) 전망이 계속 상향된다면 주도주 중심의 시장 구도가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특정 종목으로의 과도한 자금 집중은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김지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들어 기업 실적과 개인 수급에 힘입어 상승 랠리가 이어지고 있으나, 이 랠리가 지속되려면 소수 종목 중심의 쏠림 현상이 시장 전체로 확대되는 과정이 필수”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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