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상징적 저항선인 8000포인트 고지를 목전에 두며 국내 증시의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열풍에 따른 대형 IT주의 강세와 개인투자자의 유례없는 자금 유입이 지수를 사상 최고치로 밀어 올린 결과다.
14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37.40포인트(1.75%) 급등한 7981.41로 장을 마감했다. 전날 기록한 역대 최고치인 7844.01을 하루 만에 갈아치우며 이틀 연속 신기록 행진을 이어간 셈이다. 이날 시장은 시초가부터 7873.91로 출발해 장중 한때 7900선을 돌파하는 등 8000선 안착을 향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는 평가다.
▲ 15일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코스피8000 기념 세리머니가 진행되고 있다. (신한은행 제공)
이번 상승 랠리의 핵심 동력으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필두로 한 반도체 종목의 약진이 꼽힌다. 글로벌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와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폭증이 실적 개선 기대감을 키우며 주가를 견인하는 양상이다. 미국 증시의 강세와 더불어 미중 정상회담을 앞둔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 기대감도 투자 심리를 자극하는 대외적 호재로 작용했다.
수급 측면에서는 개인투자자의 공격적인 행보가 두드러진다. 개인은 연초 이후 16조 8000억 원 규모의 순매수를 기록하며 지수 하단을 지지하는 핵심 세력으로 부상했다. 과거 외국인과 기관이 주도하던 장세와 달리 개인이 상승장을 주도하는 체질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다만 지수가 단기간에 급등하면서 시장 일각에서는 과열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특정 업종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아지면서 반도체 업황 변화에 따라 지수 변동성이 급격히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8000선 부근에서 외국인의 차익 실현 매물이 출회되며 장중 변동폭이 확대되는 모습이 관찰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8000선 돌파가 단순한 수치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고 평가하면서도 신중한 접근을 주문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코스피 8000 시대는 한국 증시의 저평가 국면 탈피를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실물 경기 회복 속도보다 기대감이 앞서 반영된 측면이 있어 외국인 수급 향방을 면밀히 주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지니스코리아 이송훈 기자 (pr@business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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