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점·위탁매매 영업 의존 탈피 못한 중소형사, 신입 공채 부족
인력 충원 방식 선택 아닌 구조적 문제…한화투자증권 이례적 행보
여의도 증권가 전경<뉴시스>
코스피 지수가 7300선을 돌파하면서 증시가 역대급 호황기에 접어들었지만 증권업계 채용 시장은 온도차가 뚜렷하다.
대형 증권사가 상반기 공개채용을 이어가는 사이 중소형 증권사 정규직 신입 공개채용은 사실상 자취를 감췄다. 일각에서는 이를 단순한 채용 전략 차이가 아닌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실패한 구조적 결과물로 보는 시각도 나온다.
6일 금융투자협회 채용안내에 따르면 지난 3월 23일부터 이날까지 약 한 달 반 사이 게시된 중소형 증권사 채용 공고는 대부분 부서 단위로 분절된 형태였다.
다올투자증권은 고객만족센터 인력을, DS투자증권은 리서치센터 투자전략팀과 감사실 IT 감사 인력을 각각 공고했다. 유안타증권 역시 펀드솔루션, 주문관리시스템(OMS) 개발, 인사 등 부서별 채용을 진행했다. 한양·부국·유진투자·흥국·DB증권 등도 특정 지점이나 직무에 국한된 공고에 그쳤다.
가장 많은 공고를 게재한 유화증권 역시 법인영업·채권금융·전산 등 다수 포지션에서 채용을 진행했지만 각 부서마다 공고 시기가 제각각인 분절형 구조였다. 회사 홈페이지에는 신입 공채를 상·하반기에 진행한다고 명시돼 있으나 2025년 하반기 이후 전사 단위 공개채용은 진행된 바 없다.
반면 올해 상반기 신입 공개채용에 나선 곳은 신한투자·하나·삼성·NH투자증권 등 대형사에 집중됐다. 핀테크 증권사인 토스증권 역시 집중채용을 진행했으나 신입이 아닌 경력직 중심으로 이뤄졌다. 중소형사 가운데 전방위 신입 공채를 실시한 곳은 한화투자증권이 유일하다.
6일 금융투자협회 채용안내에 게시된 증권사 채용 공고는 대부분 경력직 또는 특정 직무 수시채용으로 이뤄지고 있다. <금융투자협회 홈페이지 캡처>
위탁매매 관행에 갇힌 구조…신입 채용 유인 부족해
중소형 증권사의 공채 공백은 사업 구조 자체의 문제를 반영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DB·유안타·부국증권 등 중소형사들은 거래대금 증가에 따른 브로커리지 수익 확대로 실적이 개선됐다.
그러나 위탁매매 수익은 거래대금 증감에 따라 등락이 크고 시장이 침체되면 실적에 즉시 영향을 미치는 구조다. 지점·위탁매매 의존도가 높은 중소형사일수록 장기 고용 인력을 늘리기 어려운 이유다.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점유율을 기반으로 두터운 리테일 고객층을 확보해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갖춘 대형사와 대조적이다.
여기에 홈트레이딩시스템(HTS)·MTS 거래 확산으로 중소형사가 주력하는 지점·위탁매매 영역은 인력 수요마저 감소하고 있다. 중소형 증권사 모집 인력도 고객센터·지점 업무 등 즉시 투입이 필요한 직군에 집중되면서 신입 채용보다 수시채용과 계약직으로 충분하다는 인식이 굳어지고 있다.
비용 구조도 공채 기피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꼽힌다. 한 증권사 인적자원 관리(HR) 담당자는 “수시채용과 공개채용의 비용 차이는 사실상 광고에서 비롯된다”며 “채용 시기를 알리기 위한 광고비가 상당한 만큼 활용 가능한 자본이 부족한 증권사는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IT 인력 운용 방식에서도 격차가 뚜렷하다. 대형사는 AI·디지털 인력을 내재화하며 역량을 키우고 있다. 일례로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초 AI·블록체인·웹3 등 핵심 디지털분야 전문 인력 16명에게 스톡옵션을 부여하며 인재 유치에 나섰다.
반면 중소형 증권사 다수는 디지털 인력마저 경력·계약직 단위 채용에 머무는 경우가 많다. 시스템 유지를 외주와 계약직에 의존하는 방식이 비용 효율 측면에서 유리한 영향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중소형 증권사 공채 부재는 채용 전략의 선택이 아닌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실패한 결과물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인재 유입이 없으면 신사업 진출 동력도 축적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대형사와 양극화가 더욱 심화될 위험도 크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증권사는 인력이 전부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사람이 중요하다”면서도 “증권사는 시장 상황에 따라 실적이 크게 달라지기도 하고 특히 중소형사는 타격을 크게 받기 때문에 그때그때 필요한 인력을 보강하려는 기조가 강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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