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1일자로 선임된 김대일 코리아세븐 대표. (사진=세븐일레븐)
[서울파이낸스 박소다 기자] 편의점 시장이 성장 한계에 직면한 가운데, 세븐일레븐이 생존을 건 체질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외형 확대 중심 전략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창립 이후 처음으로 외부 출신 대표를 선임하며 반등을 모색하는 모습이다.
이런 가운데 업계에서는 전략·IT 전문가인 김대일 대표가 기존 유통 중심 사고에서 벗어난 변화를 이끌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다만 시장 자체가 포화 상태에 진입한 만큼 구조적 한계를 넘어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질지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코리아세븐은 올해 전략 방향을 기존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 전환했다. 이에 따라 점포 수 확대보다 점포당 매출과 상품 경쟁력 강화에 집중해 반등의 기반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무분별한 출점 대신 고매출·우량 입지 중심의 선별 출점과 상권 통합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동시에 차세대 가맹 모델 '뉴웨이브'도 확대하고 있으며, 해당 모델은 기존 수도권 중심에서 벗어나 이달 초 영·호남권으로 처음 진출했다.
실제로 광주점은 리뉴얼을 통해 매장 면적을 2.3배 확대했다. 그 결과 오픈 첫 주 기준 도시락 등 푸드 간편식 매출은 8배, 베이커리는 17배, 즉석식품은 5배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먹거리 경쟁력 강화 전략도 병행되고 있다. 회사는 올해 김밥·샌드위치·베이커리·치킨·퀵커머스 등 5대 카테고리를 중심으로 원재료 품질 개선에 나선다. 이와 함께 최근에는 밥 품질을 개선한 '라이스 프로젝트'를 발표했으며, 베이커리 사업 강화를 위해 글로벌 브랜드와의 지식재산권(IP) 협업도 추진하고 있다. 더불어 해외 인기 상품을 활용한 글로벌 소싱 상품 개발도 이어간다.
디지털 전환 역시 핵심 전략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코리아세븐은 인공지능(AI) 기반 발주 시스템, 퀵커머스 확대, 로봇 기술을 접목한 미래형 점포 실험 등을 통해 운영 효율성과 고객 경험 개선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뉴웨이브 모델이 적용된 세븐일레븐 뉴웨이브 한양대점. (사진=세븐일레븐)
지난 2월에는 롯데이노베이트와 함께 휴머노이드 로봇과 AI를 결합한 차세대 편의점 'AX Lab 3.0'을 공개했다. 해당 시스템은 로봇이 매장을 순회하며 상품 위치를 음성으로 안내하는 기능 등을 갖췄으며, 축적된 데이터는 향후 고객 응대 품질 개선에 활용될 예정이다.
아울러 회사는 데이터 기반 점포 운영 개선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약 1700개 점포를 대상으로 매출 구조 진단과 운영 개선을 진행한 결과, 미시행 점포 대비 약 7%p 높은 매출 신장률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실적 개선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코리아세븐은 지난해 매출 4조8227억원을 기록했지만 686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코리아세븐은 2021년 흑자에서 2022년 125억원 적자로 전환한 뒤 2023년 641억원, 2024년 844억원 적자를 기록하며 4년 연속 영업손실을 이어갔다.
부진의 주요 원인으로는 2022년 단행된 한국미니스톱 인수가 지목된다. 시장 점유율 확대를 노렸지만 통합 비용과 차입 부담이 예상보다 크게 작용했다는 평가다.
외형 확대 전략의 후유증은 점포 구조에서도 나타났다. 한때 1만4000개를 넘던 점포 수는 2023년 1만3130개, 2024년 1만2152개, 2025년 1만1040개로 3년 새 약 16% 감소했다. 지난해에만 1112개 점포(9.2%)가 줄어들며 구조조정이 본격화됐다. 이에 따라 시장 점유율도 20% 초반대로 하락했다.
인력 구조 역시 축소됐다. 최근 2년간 약 500명 가까운 인력이 줄었고, 지난해 희망퇴직 등을 통해 정규직은 1730명에서 1577명으로 감소했다. 대신 임시직 비중을 늘리며 고정비 부담을 줄이는 방식의 체질 개선이 진행됐다.
문제는 구조조정 이후다. 외형 축소로 매출 기반이 약해진 상황에서 점포당 매출과 상품 경쟁력을 끌어올리지 못하면 반등은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이달 1일 취임한 김대일 대표의 역할에 업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 대표는 창립 38년 만에 처음으로 외부에서 영입된 수장으로, AT커니·베인앤드컴퍼니 등 글로벌 컨설팅사와 네이버 라인, 어센드머니, 섹타나인 등을 거친 전략·IT 전문가다. 유통업계 출신이 아닌 디지털·핀테크 전문가를 전면에 내세운 점은 사업 구조 전환 의지로 해석된다.
다만 김 대표가 맞닥뜨린 환경은 녹록지 않다. 국내 편의점 시장은 포화 상태에 진입했고, CU와 GS25가 각각 1만8000개 안팎의 점포를 유지하며 양강 구도가 고착화돼 있다.
코리아세븐 관계자는 "지난해까지 중장기 관점에서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에 역량을 집중해왔다"며 "이를 통해 경기 침체와 유통 채널 경쟁 심화 속에서도 전년 대비 실적 개선을 이뤘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임 대표는 국내외 핀테크와 IT 업계 경험을 갖춘 전략 수립형 리더"라며 "유통과 기술의 결합이 중요해지는 환경에서 시스템 기반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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