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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칼럼) 신산업 혁신의 골든타임, '네거티브 규제'로의 대전환에 달렸다

과거 우리 경제가 국가 주도로 성장해왔다면, 오늘날은 민간의 혁신이 성장을 견인하는 시대로 그 흐름이 바뀌었다. 격변기 속 정부의 임무는 기업이 마음껏 뛰어놀 운동장을 평탄하게 다지는 일이며, 그 핵심은 규제의 문턱을 낮추는 데 있다. 하지만 단순히 규제를 줄이는 것만이 정답은 아니다.

(칼럼) 신산업 혁신의 골든타임, '네거티브 규제'로의 대전환에 달렸다

김우순 서울지방중소벤처기업청장(국제뉴스DB)

과거 우리 경제가 국가 주도로 성장해왔다면, 오늘날은 민간의 혁신이 성장을 견인하는 시대로 그 흐름이 바뀌었다. 격변기 속 정부의 임무는 기업이 마음껏 뛰어놀 운동장을 평탄하게 다지는 일이며, 그 핵심은 규제의 문턱을 낮추는 데 있다. 하지만 단순히 규제를 줄이는 것만이 정답은 아니다. 이제 우리는 규제를 바라보는 시각을 근본적으로 전환하여, '네거티브 규제'라는 새로운 문법을 경제 생태계에 정착시켜야 한다.

정부는 최근 28년 만에 규제 혁신 추진 체계를 전면 개편했다. 지난 2월 시행된 행정규제기본법 개정에 따라 기존 '규제개혁위원회'는 '규제합리화위원회'로 명칭과 위상을 새로이 했다. 위원장을 대통령으로 격상한 것은 규제 문제를 국가 최우선 과제로 다루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명이다. 여기서 '개혁'을 '합리화'로 변경한 배경에 주목해야 한다. 과거의 규제 개혁이 규제를 단순히 제거 대상으로 보았다면, '규제 합리화'는 공익적 가치를 지키면서도 기업의 혁신을 저해하지 않도록 최적의 균형을 찾는 능동적 조율을 의미한다. 그리고 그 핵심 수단이 바로 '네거티브 규제 방식으로의 전환'이다.

법령에 명시된 것만 허용하는 기존 '포지티브(positive)' 방식은 급변하는 신산업 현장에서 기업의 손발을 묶는 한계가 명확했다. 반면 법으로 금지된 것 외에는 모든 것을 허용하는 '네거티브(negative)' 방식은 기업가 정신이 제약 없이 발휘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신산업의 역동성을 수용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체계의 전환이 필수적이다.

특히 인공지능(AI), 바이오, 로봇 등 첨단 기술이 산업 간 경계를 허물며 융합되는 미래 신산업 시대에 규제의 민첩성은 곧 국가 경쟁력이다. 기술의 진화 속도가 행정의 법령 정비 속도를 앞지르는 상황에서, 과거의 낡은 규제 잣대로 현장을 재단하는 것은 혁신의 동력을 약화시키고 글로벌 시장 선점의 기회를 놓치게 만드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이제 규제 혁신은 단순히 행정 절차를 간소화하는 차원을 넘어, 국가 기술 패권 전쟁에서 우리 기업의 생존권과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자산이 되어야 한다.

해외 주요국은 이미 네거티브 체계를 통해 신산업 주도권을 선점하고 있다. 영국은 금융 분야에 규제 샌드박스를 선제적으로 도입해 런던을 세계적인 핀테크 허브로 육성했으며, 미국은 자율주행 및 무인기 분야에서 사후 규제 중심의 가이드라인을 운영하며 민간의 자율성을 존중하고 있다.

우리 중소벤처기업부 역시 현장의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내는 데 주력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친환경 폴리에틸렌(HDPE) 소형어선' 사례다. 그동안 대부분의 소형 어선은 재활용이 어려운 섬유강화플라스틱(FRP) 소재로 만들어져 해양 환경에 큰 부담이 되어왔으나, 최근 100% 재활용 가능한 폴리에틸렌 선박이 개발되며 큰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관련 기준이 없어 사업화가 막혀 있던 상황에서, 중소벤처기업부는 해양수산부와 긴밀히 협력해 선제적 가이드라인을 마련했고 마침내 신산업 진출의 길을 열어주었다.

한편, 아무리 좋은 틀을 갖추더라도 현장에서 이를 집행하는 공직자의 인식이 바뀌지 않으면 네거티브 규제는 현장에 안착할 수 없다. 규제 합리화의 성패는 공무원의 유연한 행정에 달려 있다. 그간 규제 개선을 추진하다가 겪게 될 감사와 책임에 대한 두려움은 공직 사회를 위축시키는 원인이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적극 행정 면책 제도를 실질화하여 공익을 위해 창의성을 발휘한 경우 책임을 묻지 않는 보호막을 강화해야 한다.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 시대에 우리 기업들이 규제의 늪이 아닌 자유로운 환경에서 역량을 발휘하도록 지원하는 것은 국가의 당연한 책무다. 이제 우리는 신산업 혁신의 골든타임을 확보하기 위한 '네거티브 규제로의 대전환'을 속도감 있게 이행해야 한다. 정부가 민간의 창의적 도전을 가로막는 제약을 살피고 유연한 행정 생태계를 조성하는 근본적인 변화에 집중할 때, 우리 스타트업과 중소기업들은 글로벌 신산업 시장을 선도하는 핵심 주역으로 당당히 우뚝 설 것이다.

※ 외부 기고 및 칼럼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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