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금호월드 전자상가에 전시된 컴퓨터 부품 = 뉴시스
[이코리아] 최근 인공지능(AI) 인프라 확대에 따른 반도체 수급 불균형이 개인용 컴퓨터(PC)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면서, 이른바 ‘칩플레이션’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초기에는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 부족이 주로 거론됐지만, 최근에는 메모리와 저장장치(SSD), 일부 실리콘 부품 전반으로 부담이 확산되는 모습이다.
이 가운데 일각에서는 칩플레이션의 여파가 지속될 경우 소비자 개인용 PC의 시대가 종말을 맞이할 수도 있다는 비관론도 나오며 주목받는다. 미국의 모듈형 PC 제조사 '프레임워크(Framework)' 창업자 니라브 파텔은 최근 공지를 통해 “우리가 알고 있는 개인용 컴퓨팅이 사라질 수도 있는 매우 현실적인 시나리오가 존재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AI 중심 산업 구조에서 메모리와 저장장치, 반도체 전반이 전례 없는 수준으로 소모되고 있으며, 제한된 자원이 존재할 경우 개인용 기기보다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인프라가 우선적으로 자원을 확보하는 구조가 강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클라우드 기반 컴퓨팅이 더 높은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방향으로 평가되면서, 반도체 수급이 제한될수록 개인이 직접 하드웨어를 소유하는 모델은 상대적으로 불리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해외 ICT 매체 톰스하드웨어는 프레임워크의 발언을 전하며, 최근 AI 인프라 확대로 메모리와 저장장치, 프로세서까지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점을 이러한 현상의 배경으로 지목했다. GPU 부족에서 시작된 수급 불균형이 메모리·스토리지에 이어 CPU로까지 확산되는 흐름 속에서, 개인용 PC가 동일한 자원을 두고 경쟁하는 구조 자체가 불리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 PC 게임 매체 PC 게이머는 반도체 가격 상승과 함께 컴퓨팅 자원이 ‘토큰 기반’으로 관리되는 AI 중심 환경이 확대되면서, 개인이 직접 하드웨어를 소유하는 방식의 비용 부담이 점차 커질 수 있다고 짚었다. 다만 이와 동시에 해당 발언이 신제품 공개를 앞둔 시점에서 나온 점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와 맞물려 업계에서는 향후 컴퓨팅 이용 방식이 클라우드 중심으로 점차 이동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제프 베조스 아마존 CEO는 몇년 전 강연에서 개인이 고성능 컴퓨팅 자원을 직접 소유하기보다는, 전력처럼 필요할 때 외부 인프라에서 제공받는 구조가 보다 효율적일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최근 반도체 수급 불균형과 가격 상승이 이어지면서, 일부 고성능 영역에서는 이러한 흐름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다만 이 역시 PC 자체를 대체하기보다는, 특정 용도에서 클라우드 활용이 확대되는 방향으로 점진적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는 신중한 시각이 병행된다.
한편 이러한 변화는 게임 산업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업계에서는 고성능 PC와 콘솔 가격 상승이 이어질 경우, 일부 이용자들이 클라우드 기반 게임 서비스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마이크로소프트의 엑스박스 게이밍은 최근 수천 개 규모의 게임 타이틀을 확보하며 이용 범위를 확대하고 있으며, 스마트 TV·모바일 등 다양한 기기에서 게임을 실행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해 왔다. 고가의 하드웨어 없이도 최신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일정 부분 대안으로 거론되는 모습이다.
다만 클라우드 게이밍이 모든 이용자층을 대체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신중한 시각이 존재한다. 클라우드 게이밍은 기업 서버에서 게임을 구동하고 이용자가 다양한 기기에서 이를 스트리밍 형태로 플레이하는 방식으로, 고성능 하드웨어나 대용량 설치 없이도 고사양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아 왔다.
그러나 실제 이용 환경에서는 네트워크 품질에 따른 지연(latency), 화질 저하, 입력 반응성 등 체감 성능 문제가 꾸준히 지적돼 왔다. 이 같은 한계로 인해 초기 기대와 달리 시장 확산이 제한적이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대표적으로 구글의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스타디아'는 2019년 출시 이후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이용자 확보에 그치며 결국 서비스가 종료된 바 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클라우드 게이밍이 기존 로컬 기반 게임 환경을 완전히 대체하기보다는, 특정 이용 환경이나 수요를 중심으로 보완적으로 활용되는 형태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