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회

[칩플레이션㊤] 반도체 웃지만 세트는 운다…가전·IT 가격 '쓰나미'

미국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올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를 각각 239조원, 202조원으로 내다봤다. 스마트폰·PC 가격 인상 현실화 반대로 세트업계 상황은 녹록지 않다. 메모리 반도체가...

[칩플레이션㊤] 반도체 웃지만 세트는 운다…가전·IT 가격 '쓰나미'

HBM 생산 집중에 범용 메모리 공급 감소

노트북·스마트폰 값 상승…소비 위축 우려

<ChatGPT 생성 이미지>

가전·IT업계가 ‘칩플레이션(Chipflation)’ 공포에 떨고 있다. 전 세계적인 AI 투자 확대에 따른 메모리 반도체 가격 폭등이 원가 부담을 키우며 소비자 가격을 밀어 올리는 모습이다. <인사이트코리아>는 반도체 산업 ‘슈퍼사이클’이 완제품 시장에 미치는 영향과 업계 대응 전략을 두 편에 걸쳐 짚어본다.

[인사이트코리아 = 남빛하늘 기자]

반도체 산업이 역대급 ‘슈퍼사이클’을 누리고 있는 가운데 완제품을 만드는 세트업계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이 원가 부담으로 전이되는 칩플레이션이 현실화됐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메모리 반도체 가격은 지난해 4분기 대비 약 80~90% 오를 전망이다. 범용 서버 디램(DRAM)과 낸드(NAND) 모두 전례 없는 상승세를 보일 것이란 분석이다.

이는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이 AI 서버용 수요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에 집중하고 있는 영향이다. 이 과정에서 범용 메모리 공급이 상대적으로 줄어들며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국내 반도체 ‘투톱’의 실적 성장 기대감도 한층 높아지고 있다. 미국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올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를 각각 239조원, 202조원으로 내다봤다.

스마트폰·PC 가격 인상 현실화

반대로 세트업계 상황은 녹록지 않다. 메모리 반도체가 스마트폰·PC 등 IT 기기 제조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수익성 압박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AI 기능이 고도화되면서 고사양 메모리를 필요로 하는 생활가전도 예외는 아니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세로 완제품 전반이 원가 부담에 시달리고 있다”며 “여기에 최근 전쟁까지 터지면서 더 어려워진 상황을 맞이했다”고 전했다.

일례로 삼성전자가 공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디바이스경험(DX)부문 원재료 매입액은 74조5693억원으로 전년(67조7958억원) 대비 약 7조원 늘었다. DX부문은 스마트폰과 TV·생활가전 등 완제품을 담당한다.

이는 결국 소비자 판매가격 인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자가 올해 1월 출시한 ‘갤럭시 북6 프로’ 가격은 전작보다 25% 오른 351만원에 책정됐다. LG전자 ‘그램 프로 AI 2026’은 전년 대비 약 50만원 인상된 314만원에 출시됐다.

삼성전자 ‘갤럭시 S26 시리즈’.<삼성전자>

스마트폰 시장 역시 칩플레이션 영향을 피하지 못했다. 삼성전자가 지난달 공개한 3세대 AI폰 ‘갤럭시 S26 시리즈’ 가격은 256GB 모델이 전작보다 9만9000원, 512GB 모델은 20만900원씩 인상됐다. 이로써 최근 3년간 유지해 온 가격 동결 기조가 깨지게 됐다.

올해 상반기 출시될 생활가전 신제품들도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임성택 삼성전자 한국총괄 부사장은 지난달 열린 로봇청소기 신제품 미디어 브리핑에서 “메모리 반도체 시장 영향이 여러 제품에 걸쳐 파급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칩플레이션 장기화 조짐…소비 위축 우려

특히 이 같은 상황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교수는 “AI 반도체 수요가 꺾이지 않는 한 범용 메모리 가격 상승 압력은 이어질 것”이라며 “생산 설비를 확대하더라도 시간이 걸리는 만큼 최소 올해까지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광주 서구 화정동 호남 최대의 복합상가인 금호월드. 3~4층에 위치한 전자상가가 한산하다.<뉴시스>

칩플레이션이 장기화될 경우 소비 심리 위축과 산업 성장 둔화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일각에서는 완제품 가격 상승이 소비자 지갑을 닫게 해 IT 기기 출하량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최정구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책임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제조업체들은 부품 가격 상승과 소비자 구매력 약화라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며 “분기가 진행됨에 따라 수요는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또한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올해 칩플레이션 영향으로 PC와 스마트폰 출하량이 10.4%, 8.4%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10.4%포인트(p), 8.4%p 줄어든 수준이다.

란짓 아트왈 가트너 시니어 디렉터 애널리스트는 최근 보고서에서 “올해 PC, 스마트폰 출하량은 지난 10여년 간 가장 낮은 수준이 될 것”이라며 “2분기 이후 부품 가격 상승이 수익성을 압박하기 전에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키워드

#슈퍼사이클

#칩플레이션

관련기사

이재용 삼성 회장, HBM '꽃놀이패' 쥐었다...엔비디아냐 AMD냐

이재용의 삼성전자, 1년 만에 D램 왕좌 탈환…HBM4로 판 뒤집는다

삼성·SK하이닉스 영업이익 300조 도전...반도체 없어서 못판다

노트북 한 대가 냉장고 값…반도체 대란에 '金트북' 시대 열렸다

전영현 ‘환호’, 노태문 ‘고민’…삼성전자 반도체 호황 희비 교차

산업1부

인사이트코리아 남빛하늘입니다. 반도체·전자업계 취재합니다.

기록의 힘을 믿습니다.

다른기사 보기 +

저작권자 © 인사이트코리아

이 기사 공유하기
페이스북X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i

댓글

0

후 댓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이 기사에 첫 의견을 남겨보세요.

댓글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