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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취재수첩] 국립창원대 논란에 관한 소고(小考)

국립창원대 논란을 지켜보며 계속 떠오르는 질문이 있다. 종합국립대로서 더 나은 대학이 되는 것이 혁신인가, 종합국립대를 과학기술원 체제로 바꾸는 것이 혁신인가.

[취재수첩] 국립창원대 논란에 관한 소고(小考)

국립창원대 논란을 지켜보며 계속 떠오르는 질문이 있다. 종합국립대로서 더 나은 대학이 되는 것이 혁신인가, 종합국립대를 과학기술원 체제로 바꾸는 것이 혁신인가.

두 길은 같지 않다. 종합국립대 혁신은 인문·사회·자연·예술·공학을 함께 키우는 일이다. 과학기술원 전환은 대학 법적 지위, 학문 구조, 학생과 교직원 신분, 지역 공공 고등교육의 역할까지 바꾸는 일이다.

국립창원대는 글로컬대학 실행계획에서 창원국가산업단지, 한국전기연구원, 한국재료연구원, 도립대 통합·연합을 묶은 지역 혁신 모델을 제시했다. 경남창원특성화과학원(GCIST)의 독립 법인화 구상도 담았다. 하지만 교육부는 이를 국립창원대 전체 법인화나 과학기술원 전환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대학은 그대로 두고, 대학과 정부출연연구기관이 연합한 별도 조직을 법제화하는 구상으로 읽힌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대학본부가 말하는 국립창원대 전체 과학기술원 전환은 글로컬대학 계획 안에 있는가, 바깥에 있는가. 대학 안 별도 법인은 어렵다면서, 종합국립대 전체를 과학기술원이나 국립대학법인으로 바꾸는 근거는 무엇인가.

숫자로 확인된 결과도 있다. 전체 전임교수 385명 가운데 341명이 총장 불신임 투표에 참여했고, 231명이 불신임에 찬성했다. 법적으로 총장을 해임하는 효력은 없지만, 교수사회가 보낸 신호는 분명하다. 지금 방식으로는 대학을 함께 끌고 갈 수 없다는 것이다.

혁신은 밀실에서 완성한 뒤 구성원에게 따라오라고 통보하는 일이 아니다. 결론을 정해놓고 공론화위원회를 꾸리는 것도 공론화가 아니다. 공론화는 결론을 설명하는 절차가 아니라 결론을 만드는 과정이어야 한다.

사족(蛇足)을 붙인다. 위기에 몰린 지도자는 비슷한 말을 한다. 사랑한다, 희생한다, 미래를 위한 길이다, 이것밖에 방법이 없다. 말은 늘 그럴듯하다. 하지만 진심은 말이 아니라 과정에서 드러난다.

불신임 투표 결과 공표를 막으려 가처분을 신청했다가 취하한 일, 선거관리위원회 온라인투표시스템 이용을 둘러싼 공방, 소통을 말하면서도 정작 논의의 장에는 충분히 나오지 않았던 시간은 구성원 기억에 남아 있다.

정말 대학을 사랑한다면 밀실보다 광장에 먼저 나와야 한다. 사랑한다는 말로 결정을 포장하지 말고, 사랑한다면 설득하고, 설명하고, 반대 의견 앞에 서야 한다. 지역에서 나고 자란 한 청년으로서 덧붙이면, 어른들이 ‘사랑’이라는 말로 포장한 결정은 더는 쉽게 믿어지지 않는다. 국립창원대가 지역 대학이라면, 그 미래도 지역과 구성원 앞에서 말해야 한다.

/정종엽 시민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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