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재곤
충주시 문화예술과장
택견의 본고장은 누가 뭐래도 충주다.
택견의 비조(鼻祖)인 고 송암 신한승 선생과 제자 정경화(택견 예능보유자) 선생, 전승교육사인 박효순과 신종근 사범을 보유한 충주 택견이야말로 택견의 종주도시가 아닌가. 이에 대해 반문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반대로 이야기하면 충주를 대표하는 무형유산은 택견이라는 데에도 이견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무형유산은 뚜렷한 형태를 지닌 사물이 아니라 사람에서 사람으로 이어지는 우리 고유의 전통문화다.
고 신한승 선생이 충주의 관아공원 한켠에 터를 잡아 택견의 후학을 길러내시며 충주에 새긴 이야기 그 자체가 무형유산 택견의 증거인 셈이다.
선배들이 지닌 택견에 대한 다양한 지식과 철학, 그리고 그에 대한 경험과 기술을 후대에 오롯이 전해야 하며, 이것을 받아들이는 후대 또한 선배들이 만들어낸 택견의 업적을 고스란히 이어받고 더욱 멋지게 펼쳐가야 하는 책임이 여기에서 나온다.
선인의 뜻을 후인이 올바르게 이어 발전시켜 나가는 것을 계지술사(繼志述事)라 일컫는다.
'뜻(志)을 이어(繼) 업적(事)을 발전시킨다(述)'는 의미로 중용에 나오는 어구다.
조상의 얼을 이어 겨레와 나라에 이바지함을 목표로 삼는 택견인의 도(道)와도 맞닿아 있다.
신한승 선생과 정경화 선생의 맥을 이어야 하는 오늘날 충주에 있어 이 사자성어가 부쩍 무겁게 다가온다.
그러던 차에 지난해 반가운 일이 생겼다.
바로 충주 어린이택견단의 창단이다.
충주의 대표 무형유산 택견을 이어가는 데에 어린이들이 앞장서겠다고 하니 반갑고 자랑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 귀엽고 기특한 미래의 택견인들을 지원하는 일은 마땅히 충주시의 몫이다.
올해 2기에 접어든 충주어린이택견단은 지난해부터 차곡차곡 실력을 쌓아 다가올 충주의 날을 비롯한 우륵문화제 등 충주의 굵직한 행사들에서 택견의 멋을 뽐낼 예정이다.
또 충주문화관광재단의 문화도시센터에서 국악과 택견을 융합한 K-컬쳐 작품 구상, 말레이시아 해외 공연, 트레블러크루와의 협연 등 장르에서부터 지정학적 한계까지 뛰어넘은 활약을 펼칠 계획이다.
매일매일 일취월장하고 있는 실력에 실로 기대가 크다.
우리 꿈나무 택견꾼들이 올해의 기회들을 꼭 틀어쥐고 성공시켜 보다 많은 역량을 키우고 더욱 다양한 기회를 만들어가길 기대한다.
논어에는 후생가외(後生可畏)란 말이 나온다.
'후진이 선배보다 더 열심히 하려는 모습이 두려워하고 존중할 만하다'라는 의미다.
지금 어린이택견단이 추구하고 또 실현되길 바라는 방향이다.
어린이택견단의 괄목할 만한 성장에 과거와 현재의 택견 선배들이 경외감 어린 기쁨의 미소를 짓는 날을 고대하고 있다.
택견은 무형유산이며, 우리의 전통문화다.
사람에서 사람으로 이어지지 않는 문화는 사라진다.
아무리 AI가 발달하더라도 사람의 문화를 대신 이어갈 수는 없다.
무형유산을 대신 이어갈 수는 없는 법이다.
거꾸로 사람과 사람 간의 관계가 끊어지지 않는다면 결코 사라지지 않고 더 찬란히 빛날 수 있다.
앞으로도 충주의 또 하나의 자랑 어린이택견단이 계지술사를 이뤄 후생가외가 무엇인지를 몸소 보여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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