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혜 금융부 차장인공지능(AI)의 진화로 사람들은 요즘 AI가 대체할 수 없는 것들을 찾기에 바쁘다. 과거 '전문직'의 영역에 있어 고임금을 받았던 많은 일은 오히려 AI가 대신할 수 있다고 한다. 오히려 직접 몸을 써서 해야 하는 일, 타일이나 도배 같은 것들이 각광받고 있다는 말도 들린다. 금융도 AI가 상당 부분 대체할 수 있다고 사람들이 믿는 영역이다. 가장 익숙한 은행의 예금과 적금 상품 가입, 대출 실행 등에서는 실제로 AI의 역할이 무서울 정도로 확대됐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역시 은행원과 상담해야 돼'라고 생각하게 할 정도로 버벅대던 은행의 AI 대출 서비스는 최근 실제로 사용해보면 그 변화가 놀랍다. 얼마나 서비스가 빠른 속도로 진화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그렇다면 금융에서 AI가 대체할 수 없는 건 뭘까. 이 주제는 금융사에 종사하는 사람들과 만나면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데, 가장 많이 이야기하는 것이 WM(자산 관리)이다. PB(프라이빗뱅커)라고 불리는 전문 인력들이 고객 한 명 한 명을 밀착 관리해 성향을 파악하고, 인간적인 유대도 쌓아 수익을 넘어서는 만족도를 준다는 논리다. 일견 타당함이 있다. 사람들은 자신의 자산을 '투자'할 때 리스크와 수익성 사이에서 고민하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은 좀 더 큰 리스크를 지더라도 수익이 더 많이 나오길 바라고, 또 어떤 사람은 덜 벌더라도 안전한 상품을 선호한다. 논리적인 이유가 있다기보다 성향상, 과거의 경험에 근거해 선호하지 않는 상품군이 있는 자산가들도 꽤 된다. 이런 것들은 AI가 잡아내기 어렵다.또 다른 부분은 PB와의 관계다.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자산가나 금융사의 고위급 임원이 허름한 차림새를 하고 창구를 찾아가 직원들의 친절도를 테스트해보는 장면이 종종 나온다. 2026년에도 이런 '클리셰'가 사용된다는 것은 이것이 의외로 현장에서 중요하기 때문이다. 수익률이 조금 덜 나오더라도 나에게 친절하고, 여러 사소한 업무와 필요를 파악해 처리해주는 것, 특히 뭔가 일이 잘못됐을 때 선제적으로 대응해주고 알려주는 것. AI가 해주지 못하는 영역이 분명하다.2023년 말부터 시끄러웠던 주가연계증권(ELS) 대규모 손실 사태가 이제 마무리돼 간다. 이 상품은 은행에서만 16조원이 팔렸다고 한다. 그리고 이 중 상당수는 PB들이 자신들의 핵심 고객인 자산가들에게 팔았다. 뭐라 해도 투자는 스스로 결정하는 것이니 소비자에게 일단 책임이 있다. 하지만 은행들이 어쩌면 AI가 대체하지 못할 마지막 보루 중 하나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다시 ELS 사태와 같은 것이 일어나면 안 될 것 같다.[박인혜 금융부 차장]
[충무로에서] 은행원 최후 보루 '소통' AI에게 뺏기지 않으려면
인공지능(AI)의 진화로 사람들은 요즘 AI가 대체할 수 없는 것들을 찾기에 바쁘다. 과거 '전문직'의 영역에 있어 고임금을 받았던 많은 일은 오히려 AI가 대신할 수 있다고 한다. 오히려 직접 몸을 써서 해야 하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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