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회

“춤출 땐 나비처럼”… 시각장애 넘어 자유의 날개 펴다

전남 시각장애인 댄스스포츠 선수 임여울(포스코DX·왼쪽)과 파트너 이형성이 지난 13일 제주대학교 체육관에서 열린 ‘제46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 폭스트롯에서 은메달을 획득했다.

“춤출 땐 나비처럼”… 시각장애 넘어 자유의 날개 펴다

“춤출 땐 나비처럼”… 시각장애 넘어 자유의 날개 펴다

전남 댄스스포츠 임여울, 비장애인 이형성과 3년째 호흡

전국장애인체전 왈츠·폭스트롯 은메달…태극마크 도전

2026년 09월 15일(화) 20:50

전남 시각장애인 댄스스포츠 선수 임여울(포스코DX·왼쪽)과 파트너 이형성이 지난 13일 제주대학교 체육관에서 열린 ‘제46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 폭스트롯에서 은메달을 획득했다.

“춤을 출 때만큼은 나비가 돼 훨훨 날아가는 것 같아요.”

전남 시각장애인 댄스스포츠 선수 임여울(57·포스코DX)에게 춤은 자유롭게 움직이며 세상을 느끼는 시간이다. 춤을 추는 순간만큼은 평소 움직임을 가로막던 불편함도 사라진다.

임여울은 비장애인 파트너 이형성와 지난 13일 제주대학교 체육관에서 열린 ‘제46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 댄스스포츠 비엔나왈츠와 폭스트롯 종목에 출전해 은메달 2개를 목에 걸었다.

임여울은 댄스스포츠의 가장 큰 매력으로 ‘자유’를 꼽았다.

그는 “시각장애인이 혼자 할 수 있는 운동은 많지 않지만 댄스스포츠는 파트너가 손을 잡아주기 때문에 도전할 수 있다”며 “춤을 추는 동안에는 신체적인 불편함을 전혀 느끼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춤을 추는 동안에는 나비처럼 훨훨 나는 기분”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전남에서 활동하는 시각장애인 댄스스포츠 선수는 임여울이 유일하다.

올해가 댄스스포츠에 입문한 지 4년째로 이번 대회는 다섯 번째 전국장애인체전이다.

그가 처음 체전에 출전한 종목은 댄스스포츠가 아닌 육상이었다. 장애인 체육선수로 활동을 시작한 2021년, 전국장애인체전 육상 100m 경기에 출전해 은메달을 획득했다.

그러나 육상 훈련을 이어가는 데 체력적인 부담을 느끼면서 새로운 종목을 찾았고, 이듬해 댄스스포츠에 입문했다.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지만 춤을 배우는 것보다 무대에 설 비장애인 파트너를 찾는 일이 더 어려웠다. 그러던 중 같은 학원에 다니던 이형성은 임여울의 사정을 알게 돼 선뜻 손을 내밀었다.

이형성은 “우연히 만난 임 선수가 파트너를 구하지 못해 고민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농담처럼 ‘저는 초보인데 괜찮으실까요’라고 말한 것이 계기가 돼 벌써 3년째 함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두 사람은 호흡을 맞추기 위해 광양장애인국민체육센터와 댄스스포츠 학원을 오가며 동작을 연습했다. 시각에 의존하기 어려운 임여울에게는 파트너의 손길과 말 한마디가 동작과 방향을 읽는 신호가 됐다.

이형성도 임여울에게 동작을 정확하게 전달하기 위해 말과 감정을 전달하는 방식부터 새롭게 익혀갔다.

이형성은 “임 선수가 잘 보이지 않기 때문에 말에 더욱 민감할 수 있어 언어적인 부분을 특히 신경썼다”며 “댄스스포츠는 파트너가 몸을 맞대고 호흡해야 하는 춤이라 서로를 이해하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오랜 연습을 거치며 두 사람은 이제 말보다 몸짓으로 서로의 움직임을 먼저 알아차리는 파트너가 됐다. 이형성은 “임 선수가 대회에 출전해 만족하고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면 나도 보람을 느낀다”며 “가능하다면 내년에는 함께 금메달을 한번 따보고 싶다”고 밝혔다.

임여울의 다음 목표는 태극마크다. 그동안 장애인 댄스스포츠 국가대표는 휠체어 부문을 중심으로 선발했지만 올해부터 시각장애 부문에서도 국가대표 선발이 시작된다.

현재 비엔니스 왈츠·폭스트롯에 출전하고 있는 임여울은 나머지 퀵스텝까지 세 종목을 모두 익혀 시각장애인 스탠더드 국가대표 선발에 도전할 계획이다.

임여울은 “국가대표가 되는 것을 목표로 열심히 준비하고 싶다”면서도 “태극마크를 달지 못하더라도 계속 움직이며 춤을 출 수 있다는 것만으로 행복하고 감사하다”고 전했다.

/제주 글·사진=박연수 기자

이 기사 공유하기
페이스북X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i

댓글

0

후 댓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이 기사에 첫 의견을 남겨보세요.

댓글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