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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안방극장? TV도 있고 OTT도 있고…한집서 따로 봐요” [SS연예프리즘]

한집에 모였다고 하나의 화면을 나눠 볼 필요가 없는 시대다. 가족이 해체된 것이 아니라 화면이 여럿으로 쪼개졌을 뿐이다. 거실의 대형 스마트TV부터 각자의 손에 쥐인 스마트폰과 태블릿까지, 저마다의 디바이스가 독립된 안방극장으로 기능하고 있다.

[스포츠서울 | 김현덕 기자] 한집에 모였다고 하나의 화면을 나눠 볼 필요가 없는 시대다. 가족이 해체된 것이 아니라 화면이 여럿으로 쪼개졌을 뿐이다. 거실의 대형 스마트TV부터 각자의 손에 쥐인 스마트폰과 태블릿까지, 저마다의 디바이스가 독립된 안방극장으로 기능하고 있다. 지상파 특선영화에 온 가족이 둘러앉던 ‘단체전’은 저물고, 취향대로 몰아보는 OTT ‘개인전’이 이번 연휴에도 명절 리모컨의 주도권을 쥐었다.

24일부터 27일까지 이어지는 추석 황금연휴에 맞춰 글로벌 및 토종 OTT 플랫폼들이 일제히 신작 카드를 꺼내 들었다.

가장 파격적인 선봉은 넷플릭스 ‘스캔들’이다. 18일 공개된 ‘스캔들’은 손예진, 지창욱, 나나가 뭉친 시대극으로, 프랑스 소설 ‘위험한 관계’를 조선 시대로 옮겨와 위험한 유혹과 사랑 내기를 펼친다. 정지우 감독의 연출력에 손예진의 OTT 시리즈 행보가 맞물리며 일찌감치 입소문을 탔다. 8부작 전편이 한꺼번에 공개돼 기다림 없이 몰아볼 수 있다.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 탓에 온 가족이 거실에 모여 앉아 보기는 어렵지만, ‘명절엔 가족용 콘텐츠’라는 해묵은 공식을 깨며 오히려 지금의 OTT 소비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작품이다.

킬링타임형 예능과 온 가족 타깃의 애니메이션도 든든한 지원군이다. 넷플릭스는 22일 기안84의 날것 그대로의 생존기를 담은 ‘대환장 기안장’ 시즌2를 공개해 무공해 웃음을 조준한다. 디즈니+는 지난 6월 극장 개봉 이후 3개월 만에 ‘토이 스토리5’를 23일 안방극장으로 불러들인다. 태블릿과 스마트 기기의 공세에 맞선 장난감들의 고군분투를 다룬 전체관람가로, 아이와 어른 모두를 만족시킬 선택지다.

연휴 내내 몰입할 대작과 연휴 끝자락의 현실 공감물도 대기 중이다. 디즈니+ ‘메이드 인 코리아’ 시즌2는 1970년대 격동기의 권력과 야망을 그린 범죄 스릴러로, 23일 전 회차 공개를 마치며 긴 연휴 ‘정주행족’을 겨냥한다. 국내 OTT 티빙은 ‘로또 1등도 출근합니다’로 직장인의 애환을 찌른다. 로또 1등에 당첨되고도 회사를 다니는 평범한 직장인의 이야기로, 연휴 막바지 출근을 앞둔 시청자들에게 기묘한 카타르시스를 안긴다.

과거 명절의 특선영화는 방송사의 일방적인 ‘편성표’에 종속돼 있었다. 오후 9시에 방영되는 메인 영화 시간에 온 가족이 일정을 맞췄고, 채널권을 쥐기 위한 소소한 신경전도 일상이었다.

하지만 OTT 중심의 명절에는 정해진 편성표가 없다. 시청자 개개인이 저마다의 ‘편성국장’이 된다. 귀성길 차 안에서는 모바일 화면으로 이어보고, 밤이 깊어지면 침대에 누워 다음 회차를 연달아 재생한다. “모두가 같은 시간에 같은 것을 봐야 한다”는 강박이 사라진 대신, 각자의 취향대로 쪼개지고 채워지는 다채로운 스크린이 오늘의 새로운 명절 풍경을 완성하고 있다. khd998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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