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 패시브 자금 유입·글로벌 인지도 제고 목적
기술력 대비 저평가 지속, 밸류에이션 재평가 노려
[녹색경제신문 = 정창현 기자] SK하이닉스가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발행을 통한 미국 증시 상장을 공식화하며 글로벌 밸류에이션 경쟁에 뛰어들었다. 현재 약 48조원 차이로 따라붙은 마이크론의 시가총액을 넘어서겠다는 의지가 담긴 행보로 풀이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16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열린 엔비디아 연례 기술 콘퍼런스 'GTC 2026' 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SK하이닉스의 ADR 방식의 미국 증시 상장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 회장이 ADR 상장 검토를 공개석상에서 직접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ADR은 해외 기업이 미국 증시에 직접 상장하는 대신 현지 예탁기관을 통해 증서를 발행해 달러화로 거래하는 방식이다. 본국 상장을 유지하면서 미국 투자자들에게도 자사 주식을 달러화로 매매할 수 있도록 설계된 구조로, 별도의 신주 발행 없이 기존 원주를 예탁기관에 맡기고 이를 기초로 증서를 발행한다.
미국 시장에서 발행하면 ADR, 유럽은 EDR, 복수 시장 동시발행은 GDR(글로벌 예탁증서)로 구분된다. 대만 TSMC가 1997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네덜란드 ASML이 1995년 나스닥에 각각 ADR 방식으로 상장한 뒤 미국 내 주요 기관투자자들의 패시브·액티브 자금을 동시에 끌어들이며 기업가치를 수십 배 끌어올린 사례가 대표적인 벤치마크로 꼽힌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과 젠슨황 엔비디아 CEO(오른쪽) [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가 ADR 상장을 추진하는 핵심 목적은 크게 두 가지다. 우선 나스닥100 등 주요 지수 편입을 통해 ETF를 비롯한 패시브 자금의 대규모 유입을 유도하는 것이다.
국내 증시에서는 외국인 지분율이 이미 50%를 넘어선 만큼 추가적인 외국인 자금 유입 여지가 제한적이지만, ADR 상장이 이뤄지면 미국 시장에서 현지 기관투자자들이 달러화로 직접 매수할 수 있어 자금 접근성이 대폭 확대된다. 여기에 삼성전자 대비 상대적으로 낮은 글로벌 인지도를 끌어올려 AI 시대 HBM(고대역폭메모리) 1위 메이커로서의 브랜드 가치를 각인시키려는 전략적 의도도 담겼다.
시가총액 격차 해소는 ADR 상장의 가장 직접적인 목표다. 현재 기준 SK하이닉스의 시총은 약 694조원으로, 경쟁사 마이크론(약 742조원)에 약 48조원 뒤처져 있다.
HBM 시장 점유율과 기술력, 엔비디아와의 공고한 파트너십 등 펀더멘털 측면에서 SK하이닉스가 앞선다는 평가가 지배적임에도, 주가순자산비율(PBR) 등 밸류에이션 지표에서는 마이크론에 뒤처지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의 ADR 상장 시 이러한 저평가 문제도 해소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SK하이닉스 관계자는 “다양한 기업가치 제고 차원에서 ADR 상장을 검토 중이나, 현재까지 확정된 일정은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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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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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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