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호 삼성전자 초기업노조 위원장이 17일 서초동 삼성전자 앞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채윤정 기자)
[뉴스웍스=채윤정 기자] 최승호 삼성전자 초기업노조 위원장이 "한 노조원이 '블랙리스트' 유출에 관련된 것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최근 SK하이닉스로 이직한 조합원이 4개월간 200명이 넘는다"며 "미국 마이크론도 링크드인에 채용 공고를 200개 넘게 열었다"며 직원 이직이 잇따르고 있다고 강조했다.
17일 최 위원장은 노조의 총파업으로 인한 회사 측 피해 규모가 하루 1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18일간 총파업이 이어지면 회사 측이 20조~30조원의 피해를 입을 것으로 봤다.
최 위원장은 이날 삼성전자 서초 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7만7500명의 조합원 중 80%가 DS(반도체) 부문 직원이다. 집회에는 3만~4만명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모든 조합원이 집회에 참여하도록 노력할 것이다. DS 부문 영업이익 15%와 성과급 상한 폐지·제도화를 요구하고 있다. DS뿐 아니라 디바이스경험(DX) 부문도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총파업 결정에 대해 최 위원장은 "우리는 제도화를 요구했지만 회사는 계속 일회성으로만 얘기해 어쩔 수 없이 이 같은 선택을 한 것"이라며 "삼성전자가 국가에 이바지하는 부분도 있지만, 회사가 잘 되기 위해 이렇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삼성전자 직원들이 정당한 보상을 받지 못하면 그것은 정상적인 구조가 아니다. 삼성전자가 내년에 세계 1위가 될 게 확실한데, 그 과정에서 직원 보상이 1등이 아니라면 누가 회사에 남아 있겠느냐"며 "SK하이닉스보다 더 많은 보상을 해준다고 제안했지만 일회성이라 받아들일 수 없다. 또 사 측은 영업이익 200조원을 기준으로 이 같은 조건을 내세운 것이다. 일회성 포상은 가짜다"라고 주장했다.
최 위원장은 실적 부진 부문에 대해 "DX 부문은 적자다. VD사업부가 실제로는 흑자를 내면서도 적자 사업부 취급을 받고 있다. 영업이익이 개선되면 이 부분은 나아질 것"이라며 "매달 벌어들이는 영업이익이 30조원에 달한다. 올해 총 300조~310조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삼성전자 파업이 국가적 피해로 이어질 수 있지 않나'라는 질문에 최 위원장은 "12월부터 4월까지 교섭에 성실하게 임했다. 좋은 결실을 얻어내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답했다. 또 사측이 노조에 '제조·기술 인력도 협정근로자 범위에 포함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공식 요구한 데 대해서는 "협정근로자는 사측과 노조 사이에 이미 사전에 정해진 부분이 있다"며 "제조 및 기술 인력은 협정근로자가 아니다"라고 답했다.
생산 차질 우려에 대해서는 "DS 조합원이 80%에 달하고 20%는 파업에 참여하지 않는 만큼, 비조합원을 우선적으로 근무 편성하면 된다"고 언급했다.
사측이 법원에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을 신청한 데 대해 최 위원장은 "이는 회사에 이미 제출한 부분인데 우리는 폭력 쟁의행위를 할 생각이 없다"며 "위법한 행위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블랙리스트 사건에 노조원이 연루된 것과 관련해 "노조원이 이를 다른 사람에게 전달했는데, 그 다른 사람이 노조원인지 아닌지는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며 "이 사건이 잘 마무리됐으면 좋겠다고 회사 측에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사내 보안 시스템을 악용해 임직원 개인 정보를 대량으로 무단 수집하고 이를 제3자에게 제공한 혐의로 소속 직원 A씨를 수사기관에 고소했다. 지난 10일에는 A씨가 개인 정보를 활용해 노동조합 가입 여부를 명단으로 정리하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A씨는 사내 시스템 2곳을 통해 약 1시간 동안 2만회 이상 임직원 정보를 조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업 시 생산라인을 점거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최 위원장은 "라인 점거는 불법"이라며 "라인을 점거할 생각은 없다. 조합원들이 광장에 나오거나 근로를 하지 않으면 된다. 조합원은 연차를 쓰거나 그냥 휴식을 취하면 된다"며 "우리는 스태프를 구성해 사업장을 점거할 것이지만, 사무실이나 출입구 위주로 계획하고 있다"고 답했다.
'교섭이 중단됐는데 교섭 재개 조건이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최 위원장은 "4개월간 교섭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사과가 우선이 돼야 한다. 사 측이 선제적으로 안건을 갖고 와야 한다. 교섭장에서 갖고 온 안건이 실제 실무 교섭 내용과 다르기 때문이다. 사전에 안건을 먼저 제시하지 않으면 교섭에 참여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재개 시점에 대해서는 "아직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김재원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 정책기획국장은 총파업 시 "자동화가 잘 된 부서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며 "그러나 웨이퍼를 투입하는 과정에서 설비가 고장 나면 엔지니어가 제품을 수리한다. 이는 협력사가 대체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설비는 고장이 많이 나는데, 협력사의 노하우로는 이를 대체할 수준이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김 국장은 "특히 대체 근로는 해당 연도 사업과 관련이 없는 자에게 시킬 수 없도록 돼 있기 때문에, 적법하게 대체 근로가 이뤄지는지 확인할 것"이라며 "전산을 통해 대체 직원이 정당한지 확인하고, 잘못된 사항에 대해서는 제보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인터락이 발생하거나 품질에 불량이 생기면 이를 판단하는 주체가 엔지니어인데, 설비 엔지니어들이 빠지면 조치를 취할 사람이 없다"며 "결국 생산라인이 모두 멈추게 된다. 공정에 이상이 발생하면 이를 무시하고 생산을 진행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