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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불암, 45년 아동 후원 발자취…광주·전남 찾아 나눔 전한 '국민 아버지'

‘국민 아버지’로 불리며 반세기 넘게 안방극장을 지켜온 원로 배우 최불암(본명 최영한)씨가 지난달 29일 별세했다. 고인이 45년간 이어온 아동 후원의 발자취가 광주·전남에서도 재조명되고 있다.

최불암, 45년 아동 후원 발자취…광주·전남 찾아 나눔 전한 '국민 아버지'

한국의 아버지상을 대표해 '국민 아버지'로 불린 배우 최불암(본명 최영한)이 별세했다. 향년 87세. 사진은 30일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빈소 모습. 연합뉴스

‘국민 아버지’로 불리며 반세기 넘게 안방극장을 지켜온 원로 배우 최불암(본명 최영한)씨가 지난달 29일 별세했다.  고인이 45년간 이어온 아동 후원의 발자취가 광주·전남에서도 재조명되고 있다.

고인은 전국 후원자 모임과 지역 아동복지 행사 때마다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광주를 찾아 나눔의 가치를 전했다. 별세 전까지 이어진 그의 헌신은 연기자로서의 명성을 넘어 지역사회에 뿌리내린 나눔 문화의 유산으로 남게 됐다.

브라운관의 '금동이' 인연…양심의 가책이 낳은 나눔의 시작

한 시대를 풍미한 대배우의 장례식이 영화인장이나 연기자협회장 등 연예계 기관장이 아닌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장’으로 진행되면서 그 배경에도 대중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평생을 대중문화계의 거목으로 살아온 원로 배우가 마지막 길을 아동복지기관과 함께하게 된 데는 브라운관 속 연기를 현실의 삶으로 이어낸 45년간의 특별한 나눔의 이야기가 자리 잡고 있다.

1일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에 따르면 고인과 재단의 인연은 1981년 방영된 MBC 드라마 ‘전원일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극 중 양촌리 김 회장 역을 맡았던 고인이 길을 잃고 구걸하던 아이 ‘금동이’를 거둬 양자로 삼는 에피소드가 전파를 탔다.

방송 직후 방송국에는 훌륭한 일을 했다며 고인을 칭찬하는 시청자들의 전화와 격려 편지가 쇄도했다.

하지만 정작 고인은 깊은 양심의 가책을 느꼈다.

작가가 써준 대본대로 연기만 했을 뿐인데 마치 실제로 아이를 구한 것처럼 과분한 찬사를 받는 현실이 부끄럽고 마음의 짐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연기로 얻은 마음의 빚을 갚기 위해 고인은 '현실에서도 진짜로 한 아이를 도우면 되지 않겠느냐'며 직접 행동에 나섰다.

"동료 배우 설득부터 41년 동안 후원회장까지"

최불암씨는 그해 한국어린이재단(현 초록우산)과 연을 맺고 실제 아동 결연 후원을 시작했으며 ‘전원일기’와 ‘보통사람들’에 함께 출연하던 동료 배우들까지 설득해 연예계 전반에 단체 결연 후원 문화를 정착시켰다.

이어 1985년 초록우산 전국후원회장으로 정식 위촉된 고인은 별세 전까지 41년간 첫 후원부터 도합 45년 동안 국내외 소외 아동들의 든든한 버팀목으로 헌신했다.

전국 60만 후원자를 대변하며 아동복지의 필요성을 알리는 데 앞장섰고 생전 “내가 세상을 떠나면 꼭 재단에 들러달라”고 당부했을 만큼 아이들을 향한 애정은 고인의 삶 그 자체였다.

재단 측이 황영기 초록우산 회장을 장례위원장으로 해 5일간의 기관장으로 고인을 배웅하기로 한 이유다.

전남광주 지역에도 깊게 남은 따뜻한 발자취

고인의 따뜻한 발걸음은 전남광주 지역에도 깊이 남아 있다.

고인은 이름만 빌려주는 명예직에 머물지 않고 지역 나눔 문화가 뿌리내릴 수 있도록 직접 발품을 팔았다.

전남광주 지역에서 후원자 모임이 결성되거나 신임 지역 후원회장 취임식 등 주요 행사가 열릴 때마다 서울에서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내려와 자리를 빛냈다.

팔순을 훌쩍 넘긴 고령이었던 지난 2023년 3월 27일에도 보문복지재단 후원금 전달식에 참석하기 위해 광주를 직접 방문하는 등 지역 후원자들과 현장 활동가들의 손을 일일이 잡으며 축하와 격려를 건넸다.

지역 아동복지 현장에서도 고인을 향한 애도와 감사의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초록우산 광주지역본부 관계자는 “1981년부터 45년간 아이들을 위해 헌신하신 고인의 발자취는 지역 사회에 풀뿌리 나눔 문화가 안착하는 데 결정적인 구심점 역할을 했다”며 “유명 배우가 아닌 한 사람의 어른으로서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주셨던 따뜻한 모습을 기억하며 남겨주신 나눔의 유산을 지역 아이들을 위해 소중히 이어가겠다”고 추모했다.

한편 고인의 발인은 2일 오전 7시40분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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