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무릎 건강을 지키려면 체중뿐 아니라 무엇을 먹을지도 신경 써야 할 것 같다. 초가공식품을 많이 섭취할수록 비만 정도와 별개로 무릎 관절을 지탱하는 허벅지 근육에 지방이 더 많이 끼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근육에 지방이 많이 쌓이면 근육의 질과 기능이 떨어져 무릎 관절을 제대로 지탱하지 못하고 골관절염에 취약해질 가능성이 있다.
연구 결과는 북미영상의학회(Radiological Society of North America·RSNA) 학술지
‘방사선학(Radiology)’
에 게재됐다.
연구 책임저자인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샌프란시스코캠퍼스(UCSF) 영상의학·생체의학영상학과 임상·중개의학 근골격영상 연구그룹의 연구자 겸 자문의 제흐라 아카야(Zehra Akkaya) 박사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지난 수십 년간 비만과 무릎 골관절염 유병률이 증가한 것과 동시에 우리 식단에서 자연 재료의 사용은 꾸준히 줄어들었다. 그 자리를 산업적으로 가공하고 인공 향료와 색소를 첨가하거나 화학적으로 변형한 식품과 음료가 대신했는데, 이러한 식품이 초가공식품으로 분류된다.”
초가공식품에는 인스턴트 라면과 과자, 탄산음료, 소시지 등 가공육, 냉동피자, 즉석식품, 대량 생산된 포장 빵 등 고도로 가공된 식품이 포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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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야 박사와 동료들은 초가공식품 섭취량과 허벅지 근육 내 지방 사이의 관계를 조사했다.
연구진은 골관절염 이니셔티브(Osteoarthritis Initiative)에 참여한 615명의 자료를 분석했다. 이들은 무릎 골관절염 위험이 있었지만, 영상 검사상 아직 골관절염이 나타나지 않은 사람들이었다. 골관절염 이니셔티브는 미국 국립보건원(NIH)이 지원하는 전국 규모 연구로, 무릎 골관절염의 예방과 치료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615명의 평균 연령은 60세였으며 남성은 275명, 여성은 340명이었다. 참가자들의 평균 체질량지수(BMI)는 27로 과체중이었다. 참가자들이 지난 1년간 섭취한 음식 가운데 초가공식품이 차지하는 비율은 평균 약 41%였다.
연구진은 자기공명영상(MRI)을 이용해 허벅지 근육의 지방 침윤(근육 조직에 지방이 끼어드는 현상) 정도를 평가했다. MRI에서는 근육 사이로 지방이 줄무늬처럼 자리 잡은 형태로 관찰된다.
분석 결과 초가공식품을 많이 섭취할수록 허벅지 근육 내부에 지방이 더 많이 축적돼 있었다.
이러한 연관성은 하루 총섭취열량과 신체활동, 흡연 등 여러 요인과 BMI를 고려한 뒤에도 유지됐다. 단순히 초가공식품을 많이 먹어 열량 섭취가 늘고 살이 찐 결과만으로는 허벅지 근육의 지방 축적을 모두 설명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의미다.
비슷한 연령과 체질량지수(BMI)를 가진 여성 2명의 허벅지 자기공명영상(MRI). 초가공식품 섭취 비율이 높은 여성(B)의 허벅지 근육에서 지방 침윤이 더 두드러진다. 사진=Radiology
다만 초가공식품의 어떤 특성이 근육 지방 축적과 관련됐는지는 이번 연구에서 밝혀지지 않았다. 가공 과정에서 달라진 식품의 구조, 첨가당이나 지방 등 영양성분의 구성, 각종 식품첨가물 등 여러 요인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지만 구체적인 원인은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이번 연구는 무릎 관절 건강과 관련된 허벅지 근육의 질이 식단의 질과도 관련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허벅지 근육은 무릎 관절을 안정시키고 관절에 가해지는 충격과 부하를 조절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런데 근육에 지방이 많이 쌓이면 같은 크기의 근육이라도 근육의 질과 기능이 떨어질 수 있다. 이는 무릎 관절에 가해지는 부하를 적절히 제어하는 능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아카야 박사는 “비만 관리가 무릎 골관절염의 가장 중요한 치료 목표 가운데 하나이자 일차 치료법이지만, 이번 연구 결과는 식단의 질에도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체중 감량을 위한 식단을 구성할 때도 단순히 열량을 제한하고 운동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식단의 질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연구는 식습관과 허비지 근육 상태를 비교한 관찰연구여서 초가공식품 섭취가 근육의 지방 축적을 직접 일으켰다는 인과관계를 입증한 것은 아니다.
관련 논문 주소:
https://doi.org/10.1148/radiol.25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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