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시현 관장 (포항시 남구청소년문화의집)
2010년대 후반에 4차 산업의 시대라고 해서 로블록스, 아두이노가 뭔지는 잘 모르지만 이런말들을 쉽게 들을 수 있었고, 코로나-19시대를 지나면서 4차산업에 해당하는 여러가지들이 우리 생활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었다. 아마도 이맘때쯤 ‘코로나-19가 우리의 일상을 10년정도는 앞당겼다.’는 말을 들었던 것 같다.
요즘은 챗GPT, 제미나이 등 생성형 인공지능(AI)기술로 인해 더욱더 편리한 삶을 살고 있고 모든 일상이 챗GPT에게 물어봤다느니, 제미나이는 이렇게 대답했다는 등 생성형 인공지능(AI)를 활용함에 따른 편리함을 이야기하기도 하지만 딥페이크(허위영상물) 범죄 같은 부작용도 만만치가 않다. 딥페이크(허위영상물) 범죄는 10대 청소년들 사이에서 심각한 디지털 성범죄로 급증하고 있고 법적 처벌 사례도 계속적으로 나오고 있으며, 특히 10대 피해자가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고 가해자 역시 같은 또래인 경우가 많다고 한다.
생성형 인공지능(AI)에게 프롬프트(인공지능 모델에게 원하는 결과물을 도출하기 위해 입력하는 지시문, 질문, 명령어)만 잘하면 딥페이크(허위영상물) 기술을 악용하여 허위 정보를 조작하고 이를 통해 범죄를 저지르는 행위를 하게 된다. 대표적인 것이 피해자의 얼굴을 성인물에 합성한 영상을 제작해 온라인에 유포하거나 이를 협박의 수단으로 삼는 것과 특정인을 음해하거나 명예를 훼손하기 위해 특정인의 발언이나 행동을 조작한 영상을 만들어 사용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딥페이크 기술로 청소년들이 또래나 교사를 상대로 가해하는 경우가 많다고 하니 심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정보기술의 발달은 디지털 내이티브 세대에게 딥페이크 같은 부정적인 면도 있지만 키오스크 같이 일상생활에서 편리한 면도 있다. 고령층 등의 디지털 취약계층에게는 불편하지만 디지털 기기를 잘 다루는 청소년들은 영화티켓 구매, 식당 메뉴 주문, 무인 민원 발급 등의 주문하기, 결재하기, 발급받기, 안내받기 등의 서비스를 편리하게 이용하고 있다.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청소년시설(청소년수련관, 청소년문화의집 등)에서도 디지털기기 사용이 능숙한 청소년들에게 시설 이용의 편리를 제공하기 위해 키오스크 기기를 사용하여 사용 공간에 대한 예약을 직원에게 대면으로 또는 전화로 예약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키오스크 기기로 직접 예약하는 방식으로 바뀌어 가고 있는 추세이다. 그리고 이러한 추세에 더 나아가서 부산에 있는 청소년센터에서는 키오스크를 예약 기능에 마일리지 적립제도를 추가하여 청소년센터 운영 활성화를 꾀하고 있다.
마일리지 적립제도는 청소년들이 센터 이용횟수 및 시간에 따라 마일리지가 적립되고 적립된 마일리지로 센터 매점에서 간식을 구입할 때 사용하거나, 활동 프로그램에 참여하는데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이러한 운영방식은 청소년센터의 청소년지도사가 디지털기기 사용에 능숙한 청소년들의 특성을 반영한 우수한 사례로 청소년의 동기유발과 흥미유지를 위한 청소년지도사의 고민과 노력을 느낄 수 있다.
이와같이 청소년을 둘러싼 환경에는 유익하거나 유해한 환경이 공존하고 있다. 청소년에게 유해한 환경은 청소년보호법으로 청소년유해매체물, 청소년유해약물, 청소년유해업소, 청소년 폭력·학대 등을 규제하고 있지만 청소년에게 유익한 환경은 뭐라고 딱히 정하기는 어렵다. 청소년시설(청소년수련관, 청소년문화의집 등)은 청소년들에게 당연히 유익한 환경이어야 하지만 제대로 관리가 안되어 불안전하거나 불청결하고 이용에 제약조건이 많아 불편하다면 아무리 청소년시설이라고 한들 청소년에게 유해한 환경이 될 것이다.
기성세대들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요즘 애들은 이 편리한 세상에 부족한 것 없이 커서 좋겠다.’는 말을 하곤 한다. 옛날에 비해 과학문명의 발달과 디지털기기의 일상화로 편리한 세상인 것은 맞다. 하지만 기성세대의 눈으로 평가한 세상일 뿐이다. 청소년의 눈으로 평가하면 숨 막히고 재미없는 세상이다. 청소년의 일거수일투족이 모두 오픈되어 있는 상황속에서 자아정체성을 확립하고 자아존중감을 갖고 자기효능감을 키운다는 것은 단순한 수학 공식을 대입해 수학 문제 풀 듯이 풀리는 것이 아니다.
요즘 청소년들은 수많은 유혹의 환경 속에서 시대 환경 변화에 적응해가며 올바로 성장하기 위해 많은 노력들을 하고 있다. 이런 청소년들을 위해 청소년시설(청소년수련관, 청소년문화의집 등)은 청소년들이 편안한 마음으로 쉴 수 있는 쉼의 공간이 되어야 하고, 친구와 맘 편히 놀 수 있는 놀이의 공간이 되어야 하며, 자신의 오늘을 고민하면서 희망찬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꿈키움 공간이 되어야 한다.
청소년들의 삶에도 여유가 필요하고 숨 고르기도 필요하다. 청소년들도 자기 삶에 최선을 다해 살아가고 있음을 알아주었으면 한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