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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청년 대출 풀까, 집값 불쏘시개 될까…부동산 금융 해법 격돌

금융위원회(이하 금융위)가 부동산 금융 정책을 둘러싼 국민 의견을 듣기 위해 토론회를 열었다. 청년·무주택자에 대한 대출 지원부터 전세대출 관리, 정비사업 이주비 대출, 대출 총량 규제와 거시건전성 관리 부담금 도입까지 주택금융의 주요 쟁점을 놓고 찬반 의견이 맞섰다.

청년 대출 풀까, 집값 불쏘시개 될까…부동산 금융 해법 격돌

금융위 국민 의견 토론회서 전세대출·이주비·총량 규제 놓고 찬반

이억원 “가계부채 안정과 실수요자 주거 사다리 함께 살펴야”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15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부동산 금융정책 국민 의견 경청 토론회’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강민혜 기자

[주간한국 강민혜 기자] 금융위원회(이하 금융위)가 부동산 금융 정책을 둘러싼 국민 의견을 듣기 위해 토론회를 열었다. 청년·무주택자에 대한 대출 지원부터 전세대출 관리, 정비사업 이주비 대출, 대출 총량 규제와 거시건전성 관리 부담금 도입까지 주택금융의 주요 쟁점을 놓고 찬반 의견이 맞섰다. 금융위는 15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 국제회의실에서 ‘부동산 금융정책 국민 의견 경청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토론회에는 학계와 연구기관, 금융투자업계, 주택업계, 시민단체 관계자 등이 참석해 전문가 발제와 패널 토론, 자유토론을 진행했다.

◇ 이억원 “가계부채 안정·주거 사다리 함께 고민”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모두발언에서 “가계부채와 주택 시장의 안정을 걱정하는 시각도 있고, 청년과 무주택자의 주거 사다리가 좁아졌다는 우려도 있다”며 “어느 한쪽의 주장이 옳다는 것을 확인하거나 다른 주장이 틀렸다는 것을 증명하는 자리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이어 “서로 다른 생각이 왜 나왔는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은 없었는지 가감 없이 확인하고 경청하기 위한 자리”라며 “정부는 오늘만큼은 설명하기보다 듣고, 주장하기보다 공감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정부가 지난해 6월 27일 대책 이후 가계대출의 양과 질을 관리하고 자금이 주택 투기가 아닌 생산적인 분야로 흐르도록 노력해 왔다고 설명했다.

다주택자 주택담보대출과 사업자대출의 용도 외 사용 등 투기적 대출 수요에는 엄정하게 대응하는 한편,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와 정책모기지 이용자 등 실수요자의 주거 기회를 보호하기 위한 보완책도 병행했다는 설명이다.

◇ 청년 대출 완화 놓고 “주거 사다리” vs “집값 자극”

첫 번째 쟁점은 청년과 무주택자 등 실수요자에 대한 대출 규제를 완화할 것인지였다.

김영도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부동산 금융 시스템 재점검’ 발제에서 청년층은 소득과 자산 기반이 충분히 형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취업과 결혼, 출산 등 생애 전환을 겪는 계층이라며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청년층을 실수요자로 보고 대출 규제를 일괄 완화하면 주택 시장에 추가 수요 신호를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책모기지 확대에 따른 주거 지원 효과뿐 아니라 주택 가격을 자극할 가능성도 함께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2024년 신생아 특례대출의 맞벌이 부부 소득 요건이 완화된 뒤 대출이 빠르게 늘어난 사례도 정책 설계 과정에서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대열 한국주택협회 정책본부장은 청년층의 주거 사다리를 복원하려면 정책대출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본부장은 “청년층은 축적된 자산이 부족하지만 향후 소득 증가 가능성이 높은 계층”이라며 “정부 지원이 부족하면 개인의 상환 능력보다 부모의 자산 지원 여부에 따라 주택 구입 가능성이 갈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청년층 내부의 자산 격차를 더 키울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행복주택과 청년전세임대, 버팀목대출 등 기존 제도의 접근성과 홍보를 강화하고 신생아 특별공급 등 지원 제도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서울 중구 은행회관 국제회의실에서 ‘부동산 금융정책 국민 의견 경청 토론회’에 참석한 전문가 패널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강민혜 기자

반면 박선영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공급이 제한된 상황에서 대출 지원을 늘리면 주택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반박했다.

박 교수는 부동산 대출 규제가 금융 시스템의 안정성을 지키는 거시건전성 관리뿐 아니라, 차주가 소득보다 과도한 부채를 부담해 부실화되는 것을 막는 미시건전성 관리에도 목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영국이 주택 구매자를 지원하기 위해 지분형 모기지 한도를 집값의 20%에서 40%로 확대했지만, 공급의 가격 탄력성이 낮은 상황에서 주택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고 소개했다. 금융 지원의 혜택이 청년층보다 주택 매도자와 개발업자에게 귀속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박 교수는 “목마르다고 소금물을 마시는 것과 같다”며 “청년층 주거 복지는 대출 규제 완화만으로 해결할 것이 아니라 공급 정책과 재정 정책을 통해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영수 SK증권 상무는 청년과 무주택자를 모두 동일한 실수요자로 규정하는 것에도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무주택자도 집값 상승을 기대해 투자 목적으로 주택을 살 수 있고, 청년층 내부에서도 부모나 조부모의 자산을 지원받는 계층과 그렇지 않은 계층의 격차가 커졌다는 것이다.

서 상무는 과거 청년과 무주택자에게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추가로 허용한 뒤 20·30세대의 ‘영끌’ 매수와 갭투자가 확대됐고 이후 집값과 전셋값이 함께 상승한 경험을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도와야 할 청년과 그렇지 않은 청년이 있다”며 “실수요자에 대한 정의를 다시 세울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자유 토론에서는 청년 지원 제도의 소득·자산 기준이 현실과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 20대 참석자가 “청년을 위한 정책이 시행되고 있지만 정작 도움이 필요한 청년들이 지원받지 못한다”고 문제를 제기하자 금융위 관계자는 “전세대출과 생애 최초 주택 구입 대출, 디딤돌대출 등 다양한 정책 프로그램을 운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맞벌이 부부의 소득을 합산하면 정책대출 대상에서 제외되는 이른바 ‘결혼 페널티’가 발생할 수 있다며 “소득과 자산 기준이 합리적이지 않은 부분은 지속해서 개선·보완하겠다”고 밝혔다.

◇ 전세대출 공적 보증 범위 놓고 엇갈린 시각

두 번째 쟁점은 전세대출의 공적 보증 범위와 관리 방향이었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전세대출이 자기자본이 부족한 세입자의 주거 접근성을 높이는 수단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주택담보대출은 일정한 자기자본이 있어야 주택을 구입할 수 있는 반면 전세대출은 자기자본 없이도 공적 보증을 토대로 대출을 받을 수 있어 사실상 과도한 레버리지를 허용하는 구조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주택 공급이 제한된 지역에서 전세대출이 늘어나면 실질적인 공급 증가 없이 전세 수요와 가격만 상승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전세대출이 이미 국내 주택금융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단기간에 축소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진단했다.

김미루 한국개발연구원 박사는 전세대출의 공적 지원을 취약계층 중심으로 제한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김 박사는 “전세대출 대부분이 금융 회사의 자발적 신용대출이라기보다 공적 보증을 기반으로 공급된다”며 “가격 상승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면 정책 지원 대상을 취약계층에 한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 등 수도권 일부 지역의 주택 수요가 높은 배경에는 양질의 일자리와 의료기관, 교육기관이 집중된 구조적 문제가 있다”며 “금융 정책만으로 이를 해결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도 했다.

서 상무도 서울의 비아파트 공급 생태계가 크게 위축된 상황에서 전세대출 수요가 늘어나면 다세대주택과 오피스텔 등의 전셋값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새마을금고와 저축은행, 부동산신탁사 등 비아파트 공급을 뒷받침해 온 금융 경로를 정상화하는 방안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원장 기자는 무주택 서민에 대한 전세대출을 주택 정책보다 복지 정책의 관점에서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에서 전세대출로 입주할 수 있는 아파트 자체가 많지 않고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는 실거주 의무 등으로 갭투자가 제한되는 측면도 있다”며 “무주택 서민의 주거 상향 이동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저소득층의 주거 문제는 전세대출보다 공공임대주택 공급으로 풀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15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부동산 금융정책 국민 의견 경청 토론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강민혜 기자

◇ 이주비 대출, “공급 지원” vs “일부 조합원 특혜”

정비사업 이주비 대출 규제를 완화할지를 두고는 주택 공급 확대와 투기 수요 차단 논리가 충돌했다.

이 본부장은 이주비 대출을 가계대출이 아닌 정비사업 추진을 위한 사업비 성격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비사업 과정에서 조합원들이 기존 주택을 비우고 임시 거처로 옮기려면 이주비가 필요하지만 기본 이주비가 부족하면 시공사가 주선하는 추가 이주비를 이용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기본 이주비 금리가 연 3% 안팎이라면 추가 이주비에는 가산금리가 붙어 연 6∼7% 수준이 될 수 있고 사업 기간이 4년 이상으로 늘어나면 조합원의 금융 비용도 크게 증가할 수 있다. 이 비용은 조합원 분담금뿐 아니라 일반 분양가에도 반영될 수 있다고 했다.

이 본부장은 “이주비 대출 규제로 주택 공급에 차질이 생기고 분양가가 인상되는 측면이 있다”며 공급 여력 확대를 위한 금융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장은 “이주비 대출 자체가 중단된 것이 아니라 기존 한도를 넘어 추가 대출을 요구하는 것”이라며 “제한된 금융 자원을 일부 정비사업 조합원에게 더 배분하는 것이 적절한지 따져야 한다”고 반박했다.

특히 서울에서 정비사업이 원활하게 추진되는 곳은 고가 주택 밀집 지역인 경우가 많고 실제 정비구역에 거주하는 조합원 비율도 높지 않다고 지적했다. 청년과 무주택 서민보다 조합원의 추가 이주비 대출을 우선 논의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주장이다.

배문성 라이프자산운용 애널리스트도 이주비 대출 제한이 사업을 가로막는다는 주장 이면에 대형 건설사의 수익성과 조합원의 추가 분담금 문제가 섞여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주비가 임시 거처 마련이라는 본래 목적에서 벗어나서는 안 된다”며 “이주 수요가 한꺼번에 발생할 경우 전월세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자유 토론에서는 이주비 대출 문제를 고가 주택 조합원에 대한 혜택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사업성이 낮은 지역의 공급 문제로 봐야 한다는 반론도 제기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강남 등 사업성이 높은 지역은 대형 건설사가 금융을 지원할 수 있지만 사업성이 낮은 지역은 시공사 선정과 이주비 조달 자체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건설사가 이주비 비용을 부담하더라도 결국 공사비에 반영돼 사업성이 악화하고 공급이 지연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수요자 대출 억제에 관한 논의는 많았지만 주택을 어떻게 더 공급할지에 관한 금융 정책 논의는 부족했다”며 비아파트 공급 생태계 복원까지 포함한 금융 로드맵을 건의했다.

최 소장은 재개발·재건축이 기존의 저렴한 주택을 철거하고 상대적으로 비싼 신축 아파트를 공급하는 사업이라는 점도 함께 봐야 한다고 재반박했다. 정비사업 과정에서 상당수 기존 주택이 멸실돼 단기적으로 이주 수요와 임대차 시장 불안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서 상무는 강남 등 사업성이 높은 지역과 낙후된 지역을 구분해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교통과 학군 여건이 좋지 않아 사업성이 낮은 노후 주거 지역은 시장 논리만으로 정비사업을 추진하기 어려운 만큼 정부가 공급 정책 차원에서 별도의 금융 지원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 총량 규제 풍선 효과·우회 대출도 쟁점

대출 총량 규제의 실효성과 우회 대출 문제도 주요 쟁점으로 다뤄졌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현재 주택금융 규제가 LTV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 거시건전성 규제와 금융기관별·차주별 총량 규제로 구성돼 있다고 설명했다.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 고가 주택 수요는 줄어들 수 있지만 해당 수요가 중저가주택으로 이동하면서 중저가주택 가격을 끌어올리는 풍선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반대로 총량 규제를 완화할 경우 주택 가격 상승을 억제할 보완 수단이 없다면 거시경제와 가계부채 관리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서 상무는 최근 은행의 주택담보대출뿐 아니라 부모에게 빌린 돈과 직장 대출 등 사적 금융이 주택 구입에 활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부유층 자녀가 가족이나 직장에서 자금을 빌려 주택담보대출 규제를 우회할 가능성이 크다”며 “DSR 산정 때 금융권 대출 외의 차입까지 최대한 포괄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배 애널리스트도 주택담보대출만 규제하면 부모·직장 차입 등 이른바 ‘그림자 금융’을 이용할 유인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DSR을 주택담보대출 중심이 아니라 차주의 실질적인 전체 부채를 포괄하는 방식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것이다.

자유 토론에서는 수도권 일부 지역의 집값을 잡기 위한 대출 규제가 지방과 비아파트, 중소규모 주택 사업까지 일률적으로 적용되고 있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주택신축판매업 관계자는 수도권 정비사업뿐 아니라 지방 미분양 사업장도 금융기관의 대출 총량 규제로 중도금 대출을 받기 어렵다며 “금융은 주택 공급의 혈맥”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가 주택 공급 확대를 주문하면서 정작 공급 과정에 필요한 금융은 제한하고 있다”며 “서울 일부 지역의 집값 상승을 이유로 수도권 전체와 지방 대도시까지 동일하게 규제하는 것이 적절한지 살펴야 한다”고 요청했다. 다른 참석자는 “프로젝트파이낸싱 부실을 이유로 소규모 주거 사업과 공공주택 건설 등에 대한 금융까지 막히고 있다”며 “공급 확대가 필요한 사업장에는 규제를 차등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거시건전성 부담금 제안…부과 대상·실효성 논란

김 선임연구위원은 대출의 양을 제한하는 기존 규제에 더해 차입 비용을 높이는 ‘거시건전성 관리 부담금’ 도입을 검토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주택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수익률이 대출금리보다 높으면 주택담보대출 수요가 쉽게 줄지 않기 때문에 대출 공급량만 제한해서는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는 주택 시장뿐 아니라 물가와 성장률 등 경제 전반을 고려해 결정되는 만큼 주택대출 수요만을 겨냥한 별도의 비용 조절 장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고가 주택 담보대출자나 다주택자, 거액 대출자에게 부담금을 부과하면 대출 비용이 높아져 투기적 수요를 줄일 수 있다고 봤다. 반면 고가 주택을 보유하고 있더라도 대출을 사용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부담금이 부과되지 않는 구조를 예로 들었다.

그는 “대출도 무한한 자원이 아니다”라며 대출이라는 사회적 자본을 과도하게 사용하는 경우 일정 수준의 비용을 부담하도록 하는 것이 사회적 형평성에도 부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15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부동산 금융정책 국민 의견 경청 토론회’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강민혜 기자

다만 구체적인 부과 대상과 비율은 개인적으로 제시한 예시일 뿐 실제 정책으로 검토 중인 사안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서 상무는 대출 비용을 높이면 단기적으로 주택 수요를 안정시키는 효과를 낼 수 있다며 부담금 도입 취지에 찬성했다.

다만 “개인 차주에게 직접 부담금을 부과하면 조세 저항이 클 수 있다”며 “거시건전성 관리 책임이 있는 정부와 금융기관이 일정 부분 부담하는 방식이 더 적절하다”고 주장했다.

김 박사는 특정 계층에 부담금을 부과하더라도 금융기관이 다른 차주에게 적용하는 가산금리를 조정하면 정책 효과가 희석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출 총량 규제가 단기적으로는 필요하지만 장기간 지속할 정책은 아니다”라며 “중장기적으로는 수도권에 집중된 일자리와 의료·교육 인프라를 분산해 주택 수요의 구조적 원인을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기자는 부담금을 주택 가격만을 기준으로 특정 차주에게 부과하면 국민적 수용성을 얻기 어렵다고 우려했다. 금융 건전성을 좌우하는 것은 담보주택의 가격보다 차주의 전체 부채 규모인 만큼, 부담금을 도입한다면 초고가 주택이나 거액 부채 보유자 등으로 대상을 제한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현행 고가 주택 대출 규제의 가격 기준이 현실에 맞지 않는다는 의견도 나왔다. 한 참석자는 “서울에서 15억원을 기준으로 대출 규제가 강화되지만 최근 주택 가격 수준을 고려하면 15억원이 반드시 고가 주택을 뜻한다고 보기 어려운 지역도 있다”며 기준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15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부동산 금융정책 국민 의견 경청 토론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강민혜 기자

김 박사는 “15억원이 절대적으로 작은 금액은 아니지만 서울 주택 가격을 고려하면 아주 높은 기준이라고만 보기도 어렵다”며 문제 의식에 공감했다.

다만 단기적으로 시장 불안을 억제하기 위한 대출 규제는 불가피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금융의 기본 철학은 갚을 수 있는 사람에게 빌려주고, 갚을 수 없는 사람에게는 빌려주지 않는 것”이라며 “너무 어려운 계층은 금융이 아니라 재정이 지원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규제는 한시적으로 운용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일자리와 의료, 교육 인프라의 수도권 집중을 완화해 과도한 주택 수요의 근본 원인을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마무리 발언에서 이날 토론회가 특정한 정책 결론을 정하기 위한 자리는 아니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부동산 문제는 실타래처럼 복잡하게 얽혀 있다”며 “한쪽에서는 대출을 풀어야 한다고 하고 다른 쪽에서는 주택 시장 안정을 위해 규제를 더 강화해야 한다고 말한다”고 했다.

이 위원장은 이어 “각자의 주장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고 부분적으로는 모두 맞을 수 있다”며 “어떤 문제는 사실의 영역이고 어떤 문제는 판단과 선택의 영역인지 구분하면서 복잡한 실타래를 정리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제시된 의견을 폭넓게 검토해 사회가 수용할 수 있는 합리적인 정책을 마련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강민혜 기자 mine@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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