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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천궁-Ⅱ효과' 미 독점 흔들리나…이란 전쟁이 바꾼 방공 시장 판도

블룸버그에 따르면 호주 정부는 사이버·AI·전자전·양자 기술 등을 포함한 첨단 방위 역량 강화를 위해 10억... LIG넥스원은 미국 AI 기업 팔란티어와 협력해 UAE 방공망 고도화 사업에 나선다. 저고도부터 고고도까지...

'천궁-Ⅱ효과' 미 독점 흔들리나…이란 전쟁이 바꾼 방공 시장 판도

천궁-Ⅱ 지대공유도탄 [연합뉴스]

[더퍼블릭=오두환 기자] 이란 전쟁이 한국 방위산업의 위상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되고 있다. 실전에서 입증된 성능과 빠른 납기,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K방산’이 글로벌 무기 시장의 대안으로 부상하는 흐름이 뚜렷해졌다는 평가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2일(현지시간) ‘이란 전쟁, 한국 방산업계의 저력 부각’ 기사에서 한국산 방공체계 ‘천궁-Ⅱ’를 대표 사례로 들었다. 천궁-Ⅱ는 아랍에미리트(UAE)에 배치된 이후 이번 전쟁에서 처음 실전 투입됐다. 이란이 발사한 미사일과 드론 30기 가운데 29기를 요격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실전 검증’을 마쳤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NYT는 “천궁-Ⅱ의 강렬한 실전 데뷔는 한국 방산업체들이 세계 무기 시장의 중요한 주체로 부상했음을 보여주는 최신 사례”라고 분석했다. 천궁-Ⅱ는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로, 저고도부터 중고도까지 접근하는 항공기와 탄도·순항미사일을 요격하는 체계다. 다수 표적 동시 대응 능력과 빠른 반응 속도가 특징으로 꼽힌다.

특히 이번 전쟁에서 드러난 성과는 ‘확률’이 아니라 ‘체계’의 문제라는 분석이 나온다. 복합 표적이 동시에 날아드는 상황에서 90%를 넘는 요격 성공률을 기록했다는 점은 단순 무기 성능을 넘어 탐지·추적·교전 통합 능력이 작동했음을 의미한다.

기존 패트리엇 체계 대비 가격은 낮고, 공급 속도는 빠르다는 점까지 부각되면서 중동과 유럽 국가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실제로 서방 방산업체들은 생산 능력이 한계에 가까운 상태다. NYT는 록히드마틴과 레이시온 등 미국 업체들이 이미 생산라인을 ‘풀가동’하고 있어, 신규 수요를 빠르게 소화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산업기반센터의 제리 맥긴 소장은 “더 저렴하고 더 빨리 공급 가능한 무기에 분명한 기회가 열려 있다”며 “한국이 그 틈을 메우기 시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흐름은 유럽과 중동을 넘어 북미·오세아니아로 확산되고 있다. 캐나다는 향후 10년간 1800억 캐나다달러 규모의 국방 조달 계획을 포함한 총 5000억 캐나다달러(약 530조원) 투자 전략을 발표했다.

마크 카니 총리는 “타국에 과도하게 의존해온 구조는 더 이상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밝혔다. 한국 방산업계는 이 시장을 차세대 수출 거점으로 보고 적극 진출을 모색 중이다.

실제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 컨소시엄은 최대 60조원 규모의 캐나다 초계 잠수함 사업 수주전에 참여해 독일과 경쟁하고 있다. 수상함과 잠수함을 포함한 해양 방산 분야에서도 한국 기업의 입지가 확대되고 있다는 평가다.

호주 역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 규모의 군비 증강에 나섰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호주 정부는 사이버·AI·전자전·양자 기술 등을 포함한 첨단 방위 역량 강화를 위해 10억 호주달러 규모 펀드를 조성할 계획이다. 이미 한국은 K9 자주포와 레드백 장갑차 수출을 통해 호주 내 생산 기반을 확보한 상태다.

천궁-Ⅱ 지대공유도탄이 가상의 표적을 향해 발사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이란 전쟁은 이런 흐름에 ‘촉매’ 역할을 하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보다 저렴한 방공체계에 대한 수요가 한국 방산 기업의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미국 중심으로 유지돼온 방공 시장 구조가 변화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중동 전문 매체 하우스 오브 사우디의 압둘 모하메드는 “한국 방산업계는 지금 변곡점에 서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 방산 경쟁력의 근간은 빠른 생산과 수직계열화 구조다. NYT는 “서방 기업들은 한국 대기업의 생산 속도를 따라잡는 데 애를 먹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한국은 민수 산업 기반을 활용해 단기간에 대량 생산 체계를 구축할 수 있는 강점을 갖고 있다.

업계는 향후 ‘통합 방공망’ 경쟁이 핵심이 될 것으로 본다. LIG넥스원은 미국 AI 기업 팔란티어와 협력해 UAE 방공망 고도화 사업에 나선다. 저고도부터 고고도까지 이어지는 다층 방공 체계에 AI 기반 데이터 분석을 결합하는 방식이다. 이는 단순 무기 수출을 넘어 ‘시스템 수출’ 단계로 진입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결국 이번 전쟁은 한국 방산이 가격과 납기를 넘어 ‘성능’까지 입증한 계기로 평가된다. 동시에 미군 중심의 무기 시장 구조에 균열이 생길 가능성도 커졌다. 향후 전쟁 양상과 각국의 재무장 속도에 따라 K방산의 영향력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더퍼블릭 / 오두환 기자 actsoh@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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