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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창간특집] "퇴근 후 즐길 문화 부족··· 유휴공간 소프트웨어 채워야"

광주 반도체 클러스터 구축 등 대규모 첨단 산업단지 조성과 일자리 창출이 전남광주 지역의 최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양질의 일자리를 통해 타지역 청년 인구를 유입하고 지역 정착을 이끌어내겠다는 구상이지만, 문화예술 현장에서는 보다 다각적인 접근을 주문한다.

[창간특집] "퇴근 후 즐길 문화 부족··· 유휴공간 소프트웨어 채워야"

[인터뷰] 김꽃비 독립기획자

광주 반도체 클러스터 구축 등 대규모 첨단 산업단지 조성과 일자리 창출이 전남광주 지역의 최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양질의 일자리를 통해 타지역 청년 인구를 유입하고 지역 정착을 이끌어내겠다는 구상이지만, 문화예술 현장에서는 보다 다각적인 접근을 주문한다. 단순히 일자리만 채우는 방식으로는 청년들의 실질적인 정주를 담보할 수 없으며, 이들의 일상을 떠받쳐줄 ‘문화적 인프라’가 반드시 동반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역에서 10년 넘게 현장을 누벼온 김꽃비 독립기획자는 “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하는 청년층에게 퇴근 후 찾아갈 취미·문화 공간이 없다면, 아무리 유망한 첨단 산단이 들어서더라도 정착으로 이어지기는 어렵다”며 “청년 유입과 지역 활성화를 위해서는 복합문화공간을 비롯한 문화 인프라 조성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지역 내 동구 양림동이나 동명동 등 일부 지역에 문화 인프라가 집중돼, 향후 신규 산단이나 거점으로 유입될 청년들이 일상에서 문화를 누리기에는 공간적 제약이 명확하다. 지역 전반으로 문화적 접점을 넓힐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 확충이 시급한 이유다.

다만 김 기획자는 행정이 주도해 대규모 건물을 새로 지어 올리는 방식에 대해서는 경계의 목소리를 냈다. 그는 “대형 하드웨어를 구축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이미 지역 곳곳에 존재하는 원도심 유휴공간을 어떻게 잘 활용하고 연결할 것인가의 문제”라며 “현재도 ‘충장22’나 ‘소촌아트팩토리’, ‘광주음악창작소’ 등 관에서 운영하는 복합문화공간은 꽤 많은데 이러한 공간을 채우고 유지하는 노력은 부족한 것 같다. 기존의 문화 시설들이 시민들에게 실질적으로 다가가기 위해서는 민간의 창의적인 기획력과 지속 가능한 콘텐츠 등 ‘소프트웨어’가 채워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근 주민과 외지인의 호응을 얻은 ‘양림골목비엔날레’처럼, 광주비엔날레와 시너지를 내면서 민간이 주도하고 기존 인프라가 선순환하는 축제·이벤트 모델이 확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 같은 복합문화공간 인프라는 청년 근로자의 삶의 질 향상뿐만 아니라, 지역 청년 예술인들의 지속 가능한 창작 환경 구축과도 직결된다.

현재 전남·광주는 관내 대학의 관련 학과와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 레지던시 사업 등을 통해 신진 예술가 유입이 활발하다. 그러나 이들이 중견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인프라와 기획 기회의 한계에 부딪혀 다시 수도권으로 유출되는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다.

김 기획자는 “잘 가꾸어진 복합문화공간은 청년 예술가에게는 경력을 확장할 실험실이 되고, 청년 근로자와 주민에게는 일상의 풍요로움을 주는 공존의 장이 된다”며 “이러한 문화적 선순환이 형성돼야 비로소 청년이 머무르는 로컬 생태계가 완성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행정통합에 따른 전남광주 문화정책 방향에 대해서는 “그동안의 많은 위원회가 행정 결정에 당위성을 부여하기 위한 형식적 절차에 그쳐 아쉬움을 남겼다. 앞으로는 청년들이 직접 정책과 인프라 활용 방안을 설계하는 주체가 되는 것도 물론 선행돼야 할 일이지만, 행정은 공론장과 숙의 과정을 보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예술 현장에서도 자발적인 콘텐츠 개발과 네트워크 구축 등 자체적 노력도 필요하다”며 “지역 예술인들의 이런 노력과 관의 지원이 뒷받침된다면 실효성 있는 문화 정주 여건이 마련돼, 전남·광주가 단순한 일터를 넘어 청년이 살고 싶은 문화도시로 거듭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현주기자 5151khj@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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