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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창간7주년 간담회②] AI 본게임은 이제 시작…철강산업 난제는 '암묵지...

범용 AI 시대가 저물고 실제로 제품을 생산하고 공정을 제어하는 '피지컬 AI(Physical AI)'의 시대가 도래하면서 글로벌 빅테크들의 시선은 한국 제조업에게 향하고 있다. 제조 현장을 무대로 AI의 본게임이 시작되는 가운데...

[창간7주년 간담회②] AI 본게임은 이제 시작…철강산업 난제는 '암묵지...

범용 AI 가고 ‘피지컬 AI’ 시대…제조업 공정 데이터, 미래 경쟁력의 척도

AX서 중소·중견 단기 성과 주의 탈피…장기적인 안목서 보완·대응해야

부차적 존재 아닌 ‘주체’로서의 현장 인력… 신뢰 기반의 노하우 이식

인공지능(AI) 열풍 속에서 철강을 비롯한 전통 제조업이 소외받을 것이라는 우려는 기우에 불과하다. 범용 AI 시대가 저물고 실제로 제품을 생산하고 공정을 제어하는 ‘피지컬 AI(Physical AI)’의 시대가 도래하면서 글로벌 빅테크들의 시선은 한국 제조업에게 향하고 있다. 제조 현장을 무대로 AI의 본게임이 시작되는 가운데, 공장 안에서만 통용되는 생산공정 데이터를 누가 먼저 확보하고 문서화하느냐가 승패를 가를 전망이다.

첫 번째 발제를 맡은 이준호 교수는 AX 전환에서 철강산업이 봉착한 가장 큰 문제점을 ‘암묵지(tacit knowledge)’로 꼽으며 이를 데이터화하는 것이 중요한 아젠다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단기적인 성과에 매몰돼 장기적인 안목에서 대응하지 못하는 중소·중견기업들의 현실에 우려를 표했다.

◇ 범용 AI 한계 넘는 피지컬 AI…韓 제조업 가치 재발견

이준호 고려대 신소재공학부 교수.

최근 AI 관련 산업이 주목을 받기 시작하면서 관련 투자가 확대되자 기술적 역량이 동반 성장했다. 데이터센터 역시 각광을 받고 있는 가운데 부품 및 장비 부문에서도 많은 수요가 창출되고 있다. 아울러 데이터센터 가동을 위해 필수적인 전력 부문 투자도 가파르게 늘고 있다.

이 교수는 “이렇게 되면 철강산업은 굉장히 소외되는 것처럼 느껴지고 제조업 모두 경쟁력이 없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오해를 살 수 있다”며 “데이터센터를 비롯해 AI 라고 불리는 것들이 추구하는 것은 ‘접근할 수 있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루어졌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현재 AI 시장을 주도하는 구글이나 MS 같은 전통강자의 힘은 신생기업 대비 막대한 양의 데이터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나온다. 하지만 여기서 데이터는 ‘범용 데이터’에 가깝다. 인터넷 상에서 접근할 수 있는 논문 등 문서형식의 데이터를 논리적으로 해결하고 판독하는 능력이 강점이라는 의미다.

이 교수는 “반대로 생산공정 기반의 제조업은 외부에 알려져있는 정보들이 많지 않다”며 “피상적인 형태로 존재하다 보니 공장 내 세부적인 기술과 운영방법에 대한 데이터는 글로벌 기업 역시 확보하지 못한 정보”라고 설명했다.

이들 기업이 한국의 제조업들과 피지컬 AI를 함께하자며 손을 내미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들이 AI 기술이 뒤처지거나 부족함을 느껴서가 아니라 산업공정에 대한 데이터를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 AX 전환의 최대 과제 ‘암묵지’…제조업 데이터 ‘문서화’ 관건

향후에는 AI 기술 자체가 뛰어난 회사보다 양질의 데이터를 확보한 회사들이 글로벌 AI 산업에서 선두에 서는 것처럼 제조업 역시 AI를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를 얼마나 많이 확보하고 있는지가 경쟁력의 척도가 될 전망이다.

이 교수는 “범용 AI 중심에서 피지컬 AI가 각광을 받으며 제조업 기반의 AI, 실질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새로운 모습이 펼쳐지게 될 것”이라며 “AI 본게임은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며, 여기에 필요한 데이터는 한국 기업들이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준호 교수가 국내 모 대기업과 진행한 AI 프로젝트 사례에 따르면 현장 직원들이 작성한 워크플로우 문서만으로 AI 프로그램을 제작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제조업 현장에서는 ‘서로 다 아는 내용’이라고 치부하며 디테일한 절차는 생략해버리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 ‘당연한 상식’ 들이 현장 밖의 일반인이나 AI 코딩작업자에게는 '전혀 모르는 정보'라는 점이다. 따라서 우리가 파악해야 하는 것은 언어와 언어 사이에 숨어있는 수많은 절차들과 작업자들의 손과 발에 녹아있는 데이터베이스를 문서화하는 것이다.

이 교수는 ‘축적의 시간’이라는 책 내용을 인용하며 기술이란 오랜 시간 반복을 통해 내재적으로 쌓이는 것이기에 쉽게 모방할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철강업을 비롯한 제조업만이 가진 이러한 귀중한 자산이 아직 문서화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보다 안타까운 것은 대기업을 제외하고 중견·중소기업들은 AI 도입과정에서 품질·생산성 향상, 직원을 얼마나 줄일 수 있을지에 대해 초점을 두고 있다”며 “단기적인 성과에 집착해 장기적으로 바라보지 못하고, 그 차원에서 보완하고 대응하지 못하는 것이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 “현장인력을 AX의 기획자이자 주체로”…심리적 장벽 해소

정은미 산업연구원(KIET) 선임연구위원은 사람이 기술 전환의 중심에 서야 한다고 제언했다. 모든 제조활동은 설비가 수행하기 때문에 사람은 부차적인 존재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지금에 와서는 ‘사람이 가장 중요한 자산’임이 재확인되고 있다는 것이다.

정 연구위원은 “‘사람이 갖고있는 데이터를 입력해라’가 아니라 현장 인력이 AX를 기획하고 개선할 수 있는 인력, 사업장과 산업을 바꿀수 있는 주체로 삼아야 한다”며 “갖고있는 노하우를 내놓는 순간 자신이 도태되고 버려진다는 것을 감각적으로 알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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