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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짱구는 35년째 다섯 살인데…어른도 아이도 여기선 ‘못말려’ [리뷰로그]

짱구는 여전히 다섯 살인데 짱구를 보며 자란 아이들은 어른이 됐다. 서울 성수동에 들어선 떡잎마을에서는 이 어른들도 방범대원이 된다. 시공간 곳곳에서 주민들을 구하려고 엉덩이를 두드리고 춤을 추다 보면, 새삼 ‘짱구는 못말려’를 보던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짱구는 여전히 다섯 살인데 짱구를 보며 자란 아이들은 어른이 됐다. 서울 성수동에 들어선 떡잎마을에서는 이 어른들도 방범대원이 된다. 시공간 곳곳에서 주민들을 구하려고 엉덩이를 두드리고 춤을 추다 보면, 새삼 ‘짱구는 못말려’를 보던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닷밀은 지난 17일 성수동 ‘스테이지 비밀 성수’에서 체험형 전시 ‘짱구는 못말려! 놀자! 시공간 대모험’을 열었다. 홍콩 전시 기업 인큐베이스 스튜디오(INCUBASE Studio)의 오리지널 기획을 바탕으로 두 회사가 공동 기획·제작했으며, 원작사 후타바샤와 ADK가 공식 승인했다.

기자는 개막 전날인 16일 전시장을 먼저 둘러봤다. 줄거리는 이렇다. 시공간 난기류가 떡잎마을을 덮쳐 주민들이 평행우주 곳곳으로 흩어졌다. 관람객은 짱구, 흰둥이와 함께 이들을 찾아 나선다. 입구에서 QR코드를 찍어 전용 웹 앱(APP)에 접속하면 모험이 시작된다.

● 짱구 엉덩이를 두드리고 공 굴리는 ‘시공간 탐험’

서울 야경을 배경으로 대형 짱구 조형물 두 개가 서 있다. 남산서울타워와 ‘성수동’ 표지판 등으로 서울의 풍경을 재현했다. 사진=김영호 기자 rladudgh2349@donga.com

스마트폰으로 접속한 전시 전용 웹 앱 화면. 관람객은 전시장 곳곳의 QR코드를 찍어 흩어진 떡잎마을 주민을 구출한다. 사진=김영호 기자 rladudgh2349@donga.com

첫 부스는 서울을 모티브로 꾸며졌다. 붉은 두건을 쓴 대형 짱구 조형물 2개가 서울 야경을 등지고 서 있다. 남산서울타워와 한강 다리, ‘성수동’ 표지판이 관람객을 반겼다.

표지판을 지나 이동하면 게임이 줄지어 있다. 짱구 엉덩이 모양의 컨트롤러를 두드려 제한 시간 30초 안에 악당을 물리쳐야 한다. 기준 점수인 35점을 넘기려면 분주하게 엉덩이를 두드려야 했다. 기자는 두 번의 시도 끝에 성공했다.

관람객이 짱구 엉덩이 모양의 컨트롤러를 두드리는 게임을 체험하고 있다. 제한시간 30초 안에 화면 속 괴물을 물리쳐야 한다. 사진=김영호 기자 rladudgh2349@donga.com

극장판 ‘초시공! 태풍을 부르는 나의 신부’를 바탕으로 꾸민 ‘퓨처 시티’. 미래의 짱아 조형물이 주먹을 치켜든 채 서 있다. 사진=김영호 기자 rladudgh2349@donga.com

네온 빌딩으로 꾸민 ‘퓨처 시티(Future City)’는 극장판 ‘초시공! 태풍을 부르는 나의 신부’를 옮긴 공간이다. 미래 세계의 짱아를 지나면 안쪽 키오스크에서는 인공지능(AI)이 얼굴을 분석해 가장 닮은 미래의 짱구 캐릭터를 골라준다.

‘닌자 빌리지(Ninja Village)’의 배경은 극장판 ‘동물소환 닌자 배꼽수비대’다. 게임 ‘굴려라! 지구의 배꼽’에는 이름처럼 노란 배꼽 모양의 공이 놓여 있었다. 두 손으로 공을 굴려 화면 속 길을 달리며 별을 모았다. 벽 곳곳에는 ‘구해줘!!’라고 적힌 캐릭터 스티커도 숨어 있다. 게임에 몰두하다가도 주민을 찾아야 한다는 임무를 떠올리게 됐다.

● 토끼 인형을 치고 춤추며 만나는 영화 속 세계

‘드림 월드’에 마련된 유리의 토끼 인형. 원작에서 유리가 화를 풀 때 주먹을 날리던 인형을 체험 공간에 구현했다. 사진=김영호 기자 rladudgh2349@donga.com

기자가 ‘드림 월드’에서 토끼 인형을 치는 체험을 하고 있다. 인형을 치면 벽면에 토끼의 과거를 담은 영상이 재생된다. 사진=김영호 기자 rladudgh2349@donga.com

단연 이목을 집중시키는 공간은 ‘드림 월드(Dream World)’였다. 작중 유리가 가지고 다니는 토끼 인형을 모티브로 한 공간이다. 유리가 억눌린 마음을 풀 때 주먹을 날리던 토끼 인형이 벽에 걸려 있었다.

인형에 주먹을 날려봤다. 그러자 벽면에 영상이 비치며 토끼의 아픈 과거가 무작위로 재생됐다. 제작진은 여기에 ‘스트레스 해소 장치’라는 이름을 붙였다. 토끼 인형을 때리는 관람객들 사이로 웃음소리가 퍼져나왔다.

다음 ‘정글 어드벤처(Jungle Adventure)’에서는 떡잎마을 방범대 친구들이 서 있었다. 이곳의 체험은 댄스 게임 ‘부리부리 숲속 파티’다. 별 모양 발판을 밟고 화면 속 동작을 따라 ‘부리부리 춤’을 추면 된다. 기준 점수 15점을 넘기려 분주하게 팔다리를 휘젓다 보니 어느새 이마에 땀이 맺혔다.

● 떡잎 유치원에 앉아 그려보는 떡잎마을 주민들

짱구네 집을 배경으로 가족과 방범대 친구들, 액션가면 등 등장인물 그림판이 놓인 떡잎마을 포토존. 사진=김영호 기자 rladudgh2349@donga.com

작품 속 ‘떡잎 유치원’을 재현한 체험 공간. 관람객이 크레파스로 색칠한 캐릭터 그림들이 칠판에 붙어 있다. 사진=김영호 기자 rladudgh2349@donga.com

‘시공간 소용돌이’를 빠져나오자 떡잎마을 거리가 나왔다. 짱구네 집 앞에는 짱구 가족과 방범대 친구들, 액션가면 그림판이 줄지어 서 있었다.

전시장 곳곳에 숨어 있는 떡잎마을 주민을 구하면 비로소 떡잎마을 방범대로 인정받을 수 있었다. ‘대원증’ 액자를 들고 기념사진을 찍었다. 여러 영화의 세계를 돌아온 뒤 만나는 동네라 반가움이 더해졌다.

바로 옆은 ‘떡잎 유치원’ 교실이다. 낮은 책상과 알록달록한 의자, 원장 선생님 그림판이 놓여 있다. 크레파스로 짱구 등장인물들을 그려보는 체험도 가능했다. 벽에는 앞서 다녀간 사람들이 완성한 그림 수십 장이 붙어 있었다. 게임을 하며 바쁘게 움직이던 몸이 잠시 숨을 돌릴 수 있는 공간이었다.

● 만화책과 극장판 포스터로 돌아보는 짱구의 35년

‘짱구는 못말려 박물관’에 일본어판 단행본이 권수 순으로 전시돼 있다. 표지마다 달라지는 짱구와 주변 인물들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 사진=김영호 기자 rladudgh2349@donga.com

마지막 공간은 ‘짱구는 못말려 박물관’이다. 이어진 선반마다 일본어판 단행본이 놓여 있다.

‘짱구는 못말려’ 애니메이션의 원작은 1990년 8월 일본 주간지 ‘만화액션’에서 연재를 시작한 ‘크레용 신짱’이다. 원작자 우스이 요시토가 2009년 9월 등산 중 숨진 뒤 함께 일하던 스태프들이 이듬해 UY스튜디오를 꾸려 ‘신 짱구는 못말려’로 연재를 이었다.

현장에는 초기 단행본부터 현재까지 이어진 시리즈가 전시돼 있었다. 흔히 ‘데빌구’라고 불리는 만화 초기 짱구의 모습도 원화 그대로 만날 수 있었다. 작품이 진행될수록 다양해지는 짱구의 주변 인물들과 ‘쿠마몬’과의 협업 표지도 볼 수 있었다.

● 전시장을 나선 뒤에도 일상으로 이어지는 짱구

16일 서울 성수동 ‘스테이지 비밀 성수’에서 열린 ‘짱구는 못말려! 놀자! 시공간 대모험’ 개막 행사에서 닷밀 정해운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김영호 기자 rladudgh2349@donga.com

한국인 팬들에게 원작사가 거는 기대는 각별하다. 스즈키 겐스케 후타바샤 ‘짱구는 못말려’ 라이선싱사업부 총괄매니저는 16일 개막 행사에서 “수년 전까지 한국 사업을 맡았는데, 당시 한국 팬들이 작품을 깊이 이해하는 모습을 보고 놀라곤 했다”며 “이번 전시로 한국이 더욱 짱구를 사랑하게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 말처럼 전시장 곳곳에서는 작품을 향한 ‘찐팬’들의 애정을 엿볼 수 있었다. 세밀하게 재현한 조형물은 금방이라도 움직일 듯했고, 각 구역은 애니메이션 속에 들어온 듯한 생동감을 줬다. 작중에서 튀어나온 듯한 맹구의 돌 머그컵이나 흰둥이 밥그릇 등의 굿즈는 전시의 여운을 더했다.

전시는 내년 1월 24일까지 서울 성동구 성수동2가 302-23 ‘스테이지 비밀 성수’에서 열린다. 운영 시간은 매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8시까지다. 입장권은 닷밀 예매 플랫폼 비밀(bemill)에서 판매한다. 일반(만 13세 이상) 2만3000원, 어린이(만 12세 이하) 2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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