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우 강희선씨. 사진=
tvN ‘유퀴즈온더블럭’ 유튜브 캡처
서울·부산 지하철 안내방송과 애니메이션 ‘짱구는 못말려’의 짱구 엄마 목소리로 널리 알려진 성우 강희선(姜羲先)씨가 향년 65세 일기로 별세했다.
4일 유족에 따르면 강씨는 이날 오전 2시 10분께 인제대 상계백병원에서 지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서울에서 태어난 고인은 중경고와 서울예전 방송연예과를 졸업했다. 당초 배우를 꿈꿨지만 지도교수의 권유로 성우의 길에 들어섰다. 서울예전 2학년이던 1979년 TBC 성우극회 10기로 입사했고, 1980년 방송 통폐합 이후 KBS 성우 15기가 됐다.
고인은 2013년부터 2016년까지 KBS 성우극회장을 지냈으며, 한국성우협회 수석 부이사장도 역임했다.
첫 더빙 애니메이션은 KBS ‘빨간 머리 앤’이었다. 이후 ‘베르사유의 장미’, ‘공각기동대’, ‘캡틴 플래닛’ 등 다양한 작품에 참여했다.
1980∼1990년대 외화 더빙 전성기에는 ‘주말의 명화’, ‘토요명화’ 등을 통해 샤론 스톤, 미셸 파이퍼, 줄리아 로버츠, 니콜 키드먼 등 해외 배우들의 목소리를 연기했다. 고인은 2024년 tvN ‘유퀴즈온더블럭’에 출연해 배우마다 다른 말투와 호흡을 세밀하게 분석해 연기했다고 회상했다.
대중에게 가장 익숙한 목소리 중 하나는 지하철 안내방송이었다. 고인은 1996년부터 서울 1∼8호선과 부산 1∼4호선 안내방송을 맡았고, 대구 지하철 광고에도 참여했다. 방송 출연 당시 그는 음정 변화가 거의 없는 안내방송 더빙이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젊은 세대에게는 애니메이션 ‘짱구는 못말려’의 짱구 엄마 봉미선 역으로 친숙하다. 고인은 짱구 엄마뿐 아니라 맹구 목소리도 맡았으며, ‘무한지대 큐!’, ‘비타민’ 등 여러 방송 프로그램에서도 목소리로 시청자들과 만났다.
2002년 KBS 성우연기대상 최우수외화연기상, 2005년 KBS 성우연기대상 최우수연기상을 받았고, 2018년에는 대중문화예술상 국무총리 표창을 수상했다.
고인은 2021년 대장암 간 전이 진단과 함께 시한부 2년 선고를 받았지만, 항암 치료를 이어가면서도 작업을 멈추지 않았다. 항암 치료를 47차례 받는 동안에도 ‘짱구는 못말려’ 극장판 녹음을 장시간 진행했고, 병실에서 지하철 안내방송을 녹음한 적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아들 안은석 본필름 대표는 “항상 성우 일에 신념을 가지고 있었고 사랑하신 분이었다”고 말했다.
유족으로는 아들 안은석씨와 딸 안지선 화가 등이 있다. 빈소는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 31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오는 6일 오전 7시 40분, 장지는 용인공원 아너스톤이다. 문의는 02-2258-5940.
◇성우 강희선씨.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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