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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집보러 가는 데도 돈내나] 임장 기본보수제, 공인중개사와 시민의 엇갈린 시선

부동산 현장 방문에 일정 보수를 지불하는 ‘임장(현장 방문) 기본보수제’ 도입이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중개 서비스의 전문성 보상과 소비자 부담을 둘러싼 의견이 분분하다.

부동산 현장 방문에 일정 보수를 지불하는 ‘임장(현장 방문) 기본보수제’ 도입이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중개 서비스의 전문성 보상과 소비자 부담을 둘러싼 의견이 분분하다. 도입을 주장하는 측에서는 임장이 단순 안내가 아닌, 전문 서비스인 만큼 계약 여부와 별개로 일정 금액을 지불해야 한다는 취지다. 하지만, 반대 입장은 직접 매물을 둘러보고 비교하는 것이 주택을 구매하는 데 필수적인 절차로, 이 단계부터 비용을 부과하면 사실상 ‘집 보기 수수료’가 생기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다. 중부일보는 3회에 걸쳐 ‘임장 기본보수제’와 관련, 현장의 목소리를 담아본다. -편집자주

최근 한국공인중개사협회가 ‘임장(현장 방문) 기본보수제’ 도입을 재차 언급한 가운데, 현장에 있는 공인중개사와 시민들의 입장차가 엇갈리고 있다. 계약 성사 여부와 관계없이 매물 안내에 들어간 시간과 비용을 일정 부분 보상받자는 취지지만, 현행법상 근거가 없고 소비자 부담 우려가 커 제도화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사진=구글제미나이 생성

“손님이 원하는 집을 구해드리기 위해 일정 조율부터 현장 방문까지 하루를 꼬박 보냈지만, 계약이 이뤄지지 않으면 하루를 버린 셈입니다.”

“집을 구하기 위해선 여러 매물을 직접 확인하고 조건 등 다양한 요소를 따져봐야 하는데, 집 구경만으로 비용이 발생한다면 어떤 집을 봐야할 지부터 고민이 될 테니 힘들 것 같다.”

최근 한국공인중개사협회가 ‘임장(현장 방문) 기본보수제’ 도입을 재차 언급한 가운데, 현장에 있는 공인중개사와 시민들의 입장차가 엇갈리고 있다.

중개업계는 계약 성사 여부와 관계없이 매물 안내에 들어간 시간과 비용을 일정 부분 보상받아야 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내세우고 있다. 무보수 노동의 구조적 개선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현행법상 근거가 없는데다 ‘중개보수 외 추가 부담’, ‘매물 선택 위축’ 등의 초래로 이사 부담만 키울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21일 중부일보 취재진이 만난 수원시 영통구 소재 한 공인중개사는 임장 기본보수제 도입을 어필하면서 오히려 시민들의 인식이 개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모(50대) 씨는 “원거리 매물을 보여주기 위해 개인 차량을 운행하면 유류비와 시간 비용이 발생하는데, 계약이 무산되면 모든 비용이 중개사 부담으로 남는다”며 “등기부등본 열람 비용도 수수료로 나오는데, 정작 중개사의 현장 노동은 무보수인 셈”이라고 말했다.

이어 “상담부터 현장 방문까지 집을 보여주는 건 공짜라는 인식이 있다. 방문 일정을 잡고도 연락이 두절되거나, 계약서 작성까지 진행하다 더 좋은 매물을 발견했다는 등의 이유로 계약을 취소하는 사례도 많다”고 하소연했다.

또 다른 공인중개사 현모(50대·여) 씨는 “최근 업계에서는 집을 실제로 구매하는 사람을 구분하기 위해서 통장 잔고를 확인하는 지경까지 왔다”며 “계약 여부와 별개로 일정 금액을 지불하는 것이 서비스의 질과 전문성을 제도적으로 인정받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업계 내부에선 방문 1회당 소액 임장비를 선지급, 최종 계약 시 중개보수에서 차감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이렇게 하면 실수요자의 부담을 완화하면서도 실제 매수 의사 없이 매물만 둘러보는 ‘임장 크루’로 인한 비용 손실을 막을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이다.

반면, 소비자들은 기존 중개보수 부담에 새 비용이 더해지는 것 자체가 부담이라는 반응이다.

온라인 부동산 플랫폼에서 사진이나 매물 설명 등은 확인할 수 있지만, 직접 눈으로 보고 따져봐야 할 부분들이 많은 만큼 ‘현장 방문은 계약 전 필수 검증’에 가까워서다.

평택시민 임모(30대) 씨는 “계약이 성사되면 중개보수에서 차감한다고 해도, 계약하지 않은 경우엔 소비자가 그대로 부담해야 한다”며 “차라리 직거래 플랫폼을 이용하는 게 비용 부담이 덜 할 것”이라고 했다.

또 다른 수원 시민 배모(30대) 씨도 “중개수수료로 수백만 원을 받으면서 매물을 안내하는 기본 업무에도 돈을 받는 시스템은 중개업 시장을 위축시킬 것”이라며 “임장비를 받으려면 실제 매물 상태가 광고 내용과 달라서 헛걸음할 때 소비자에게도 보상해야 하는 것 아닌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임장비를 받으려면 등기부등본 분석, 장거리 동행, 서면 보고서 제공 등 서비스를 명확히 하는 기준을 세워야 한다”며 “허위·미끼 매물이나 설명과 실제 상태가 다를 경우 비용을 받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또한, 임장 기본보수제가 도입될 경우 소비자 추가 부담으로 시장이 위축될 수도 있다”며 “예약금 방식으로 방문·계약 시 돌려주는 등 이득이 어느 한쪽에 편중되면 안 된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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