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경기도지사가 지난달 14일 서울 종로구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에서 열린 제61차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 정기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재정 비상 상황’을 선언한 경기도가 직원 복지예산까지 줄이며 허리띠를 졸라매는 가운데 추미애 경기지사가 도 예산으로 마련한 12억원대 전세 아파트를 관사로 사용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6일 경기도 등에 따르면 도는 지난 6월 도청 인근에 있는 전용면적 156㎡(47평형) 규모의 아파트를 전세보증금 12억2000만원에 계약했다. 추 지사는 취임 직후인 지난 7월부터 이곳에 입주해 생활하고 있다.
앞서 추 지사는 지난달 5일 경기도의 재정 비상 상황을 선언했다. 경기도는 재정 위기를 타개한다는 명목으로 5465억원 규모의 세출 구조조정안을 반영한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했다.
이 과정에서 직원들에게도 고통 분담을 요구했다. 조직 개편을 이유로 올해 하반기 정기 인사를 내년 1월로 미뤘고, 전국공무원체육대회 참가비를 비롯한 직원 복지예산도 삭감했다.
이런 상황에서 고가 관사 제공 사실이 알려지자 도청 내부에서는 ‘내로남불’이라는 반발이 나오고 있다. 직원 익명게시판 ‘와글와글’에는 재정난을 이유로 직원들의 복지 혜택을 축소하면서 지사에게는 12억원대 아파트를 제공하는 것이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취지의 글이 잇따랐다.
도청노조 관계자는 “전국공무원체육대회 참가비 1000만원 삭감 등 직원 복지예산 감액 소식으로 우려가 적지 않았는데, 정기 인사 연기에 이어 12억원대 관사 문제까지 불거졌다”며 “자비로 전세 아파트에 거주한 김동연 전 지사와 비교되며 직원들 사이에 ‘내로남불’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도 비판이 제기됐다. 고준호 전 경기도의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직원들에게 절약을 요구했다면 도지사 자신의 주거에는 더 엄격한 기준이 적용됐어야 한다”며 “더 작은 관사를 선택해 도 재원을 덜 묶어두고 그만큼의 재정 여력을 도민에게 필요한 곳에 남겨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기도는 업무 효율성과 관련 규정에 따라 관사를 마련했다는 입장이다. 경기도 관계자는 “도정 업무를 원활하게 하기 위해 가장 가까운 곳에 관사를 얻었고 관련 규정에 따라 계약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백재연 기자 energ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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