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춰선 영덕풍력발전단지 (사진제공 : 연합뉴스)
[녹색경제신문 = 김지문 기자] 지난 23일 벌어진 영덕 풍력발전소 화재 사건 이후 ‘팽창 제일주의’적으로 늘어난 재생에너지 발전시설 지역 주민과 인근 환경, 노동자들의 안전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ESG를 표방하며 확장하던 정부주도 재생에너지 사업이 인근 환경(E), 주변 사회(S)등을 염두에 두지 못하는 경영(Governance)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낡아가는 풍력발전단지, '재생에너지'도 좋지만 발전노동자 안전, 환경 파괴 문제도 신경써야
영덕풍력발전단지 화재는 ‘예견된 재앙’이었다. <녹색경제신문>은 인근 주민들과 환경단체, 지역언론과 전문가들까지 준공 20년이 넘은 노후 시설의 사고 위험을 경고하고 대응책 마련을 촉구했지만 해당 사항이 지켜지지 못하고 있음을 이미 몇 개월 전 보도하기도 했다.
비슷한 경고는 육상풍력, 해상풍력발전을 막론하고 각지에서 이어지고 있다. <세계일보>의 단독 보도에 따르면 이번 영덕풍력발전단지 이외에도 준공 20년이 넘은 풍력발전단지의 개수는 총 22곳으로 집계됐다. 발전기 기준으로 모두 128기에 이른다.
일반적인 풍력발전소의 가동 연한이 20년인 것으로 볼 때, 해당 발전소의 노동자 안전문제는 더욱 대두될 것으로 보인다. 2023년 해상풍력 보급 촉진 및 산업 육성에 관한 특별법안이 발의된 이후 환경영향평가 축소와 인근 어민들에 대한 공론화 절차, 보상방안의 간소화 등의 독소조항으로 3년이 지난 지금도 각지에서 반대 여론이 확대되고 있다.
지난 2024년 12월 전라남도 순천시에서는 “실거주지역 2000m 이내 풍력발전단지 조성 금지”라는 조례 사항을 무력화하려던 더불어민주당 지역의원들의 시도가 농어촌파괴형 풍력·태양광반대 전남연대회의와 시민사회단체들의 반대에 부딛친 사태가 발생한 사례도 있었다.
전북 지역의 더불어민주당 안호영 의원 또한 “전북 지역을 논하면 맑고 깨끗한 청정지역을 떠올리는데 풍력발전기 설치를 위해 산의 주요 능선이 파괴될 우려가 있다”며 반대의 입장을 내비치기도 했다.
'피해는 지방에, 전기와 이윤은 수도권과 외국에'...'전기식민지화'를 멈추자
사고가 발생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주민들과 환경에 대한 영향을 무시하는 재생에너지 양적 확대에 반대하는 목소리는 끊이지 않는다. 특히 임업, 어업에 종사하는 주민들이 많은 지역에 설치되는 육상, 해상 풍력발전의 특성상 주민 공론화와 보상 절차 논의가 축소되는 것을 우려하는 입장이 다수이다.
또한 풍력발전으로 생산되는 전력량 대부분이 피해를 입는 전력 생산지 인근이 아닌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으로 향하고, 발전소 건설의 이윤이 외지로 쏠리는 소위 ‘전력식민지’ 논쟁 또한 이어지고 있다.
전북 지역에서는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발언한 “지산지소(지역에서 생산하고 지역에서 소비함)”원칙이 지켜져야 함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정의당 오현숙 전북도의원은 “이재명 대통령이 지산지소의 원칙을 말한 만큼 오히려 기업이 전기가 생산되는 곳으로 이전해야 하는데 발전은 전북지역에서 하고 (새만금 풍력발전으로 생산된) 전기는 곳곳에 세워지는 송전탑을 통해 수도권으로 집중된다. 그렇기에 전북 전역에서 반대 투쟁이 가열차게 진행되는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이정현 전북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는 “전북은 전력 자립이 70%정도밖에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상태에서 서남권역 해상풍력발전은 결국 수도권 지역으로 넘어가고 있다. 전북환경운동연합은 이 문제가 여론에서 문제시되기 전부터 이 문제를 꾸준히 지적해왔다. 지역의 순환경제가 만들어지려면 생산 설비 단계에서부터 지역 주민들과 이윤이 공유되어야 한다”고 발언했다.
이정현 공동대표는 낙월해상풍력 등의 예시를 들며 “전남 일대의 해상풍력, 재생에너지등의 초기 사업에서 외지의 투자와 인구가 적고 땅값이 싼 곳으로 쏠리는 현상 등 논란이 많았다”며 “반면 전북 서남권 수역에서는 계획입시제도가 도입되고 어민 민간협의체 구성 등 공공분야의 사회적 대화가 상당한 역할을 했다”며 “에너지 자립 마을 운동, 시민 햇빛 발전소 등 공공재생에너지에 대한 논의가 늘어난다면, 외지인들이 사업의 이윤만 챙겨가고 주민들에게 피해만 떠넘기는 문제들이 상당수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해결책을 제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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