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미래 여는 지속가능한 물관리 - 김선호 한국수자원공사 영·섬유역본부장
2026년 03월 19일(목) 00:20
기후위기는 더 이상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기록적 폭우와 장기 가뭄, 반복되는 수질 이슈는 지역의 일상과 산업 그리고 지역민의 안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물은 삶의 기반이자 지역경제의 토대이며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전략 자원으로 자리잡았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물관리 전문기관인 한국수자원공사(K-water)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한국수자원공사 영·섬(영산강·섬진강)유역본부는 광주시와 전남·전북, 제주 지역에서 다목적댐, 광역상수도 등 주요 수자원시설과 상수도 시설을 운영하며 안정적인 물 공급을 책임지고 있다. 그중에서도 전남은 재생에너지, 인공지능(AI) 산업, 해양·도서 지역 특성이 공존하는 지역으로 지속가능한 성장과 보편적 물 복지를 실현하는 데 핵심적인 곳이다.
영·섬유역본부는 이러한 전남의 가능성을 뒷받침하기 위해 크게 세 가지 방향에서 힘을 쏟고 있다. AI·첨단산업이 요구하는 용수를 적기에 공급하고 도서지역까지 보편적 물 복지를 실현하며 댐 주변지역과 상생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다.
AI 산업은 전력뿐 아니라 안정적인 용수 확보가 필수적인 산업이다. 해남 솔라시도에 국가 AI컴퓨팅 센터, 장성과 강진에도 대규모 AI 데이터센터 조성이 예고된다. 현재 추정치로 하루에 필요한 총 용수량은 약 1만t으로 약 3만명이 사용하는 생활용수와 맞먹는 수준이다. 데이터센터 구축이 활발히 논의되는 만큼 한국수자원공사는 성공적인 데이터센터 조성을 위해 유관기관과 협력체계를 마련하고 센터별 수량·수질 요구사항을 반영한 맞춤형 공급 계획을 단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도서지역은 지리적 한계로 안정적인 수원 확보가 쉽지 않아 상시 가뭄으로 어려움을 겪는 곳이 많다. 그럼에도 이들 지역이 지리적 특성이나 인구수를 이유로 물 복지에서 소외돼서는 안 된다. 이러한 불균형을 해소하는 것이 공공 물관리 기관인 한국수자원공사가 존재하는 이유다.
한국수자원공사에서는 상습적인 물 부족을 겪는 도서지역을 위해 지하수저류댐 설치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지하수저류댐은 땅 속 모래·자갈층에 물을 가두는 차수벽을 설치해 지하수위를 높임으로써 안정적인 지하수자원을 확보하는 기술로 2021년도 영광 안마도와 2023년도 완도 보길도에 설치해 물 공급 안정화에 기여하고 있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현재 완도 소안도와 청산도를 대상으로 기본 및 실시 설계용역을 진행 중이며 올해 소안도 공사 착공을 목표로 두고 있다.
또한 완도 노화·보길도 지역에는 11㎞ 길이의 국내 최장 해저관로를 포함한 광역상수도와 지방상수도를 연계하는 36㎞의 비상관로 신설을 추진 중이다. 이 사업들이 완료되면 도서지역의 생활환경 개선과 지역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안정적 물 공급 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물을 매개로한 지역사회와의 동반 성장이다. 한국수자원공사는 댐 주변지역과 실질적으로 상생할 수 있는 활동도 함께 넓혀가고 있다.
지난 해 한국수자원공사에서 댐 주변지역 농가와 지역 농산물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온라인 쇼핑 플랫폼을 연계하는 사업을 시행했다. 그 결과 누적 매출액 6000만원을 달성하는 등 지역 농가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올해는 ‘찾아가는 온라인 커머스 아카데미’를 통해 농가·소상공인의 온라인 판매 역량을 높이고 현장 실습 중심의 교육과 개별 컨설팅을 통해 지역 생산품이 더 넓은 시장으로 나갈 수 있도록 도울 계획이다. 광주·전남지역 공공기관 간 협력을 통해 지역 사회에 필요한 사회공헌 활동도 추진하고 있다. 필요물품 기부, 지역주민 대상 수질안전·보건증진 프로그램 등을 통해 지역사회의 든든한 동반자가 되고자 한다.
오는 22일은 ‘세계 물의 날’로 올해 주제는 ‘모두를 이롭게, 세상을 품는 생명의 물’이다. 첨단산업의 성장도, 도서 지역의 일상도, 지역 농가의 활력도, 결국 물을 함께 나눌 수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영·섬유역본부는 물이 넘치거나 부족하지 않게 필요한 곳에 필요한 만큼 닿을 수 있도록 현장에서 묵묵히 그 역할을 다해 나가겠다. 우리가 만드는 물길 위에서 지역의 새로운 가능성이 봄꽃처럼 열리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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