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지원 차등화 첫 도입
옛 광역시 기준 5개구 '2권역'
전남 5개 市·무안 3원역 산정
특별시, 결과 검토의견 제출 요구
26곳 미회신…안일한 대응
지방우대지수 권역 선정 표. 행정안전부 제공
정부가 지역별 여건을 일관된 기준으로 평가해 지원 수준을 차등화하는 ‘지방우대지수’를 처음 도입한 것과 맞물려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시·구·군이 지수 산정 결과에 미온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에서 멀고 인구감소와 재정 여건 등이 취약한 지역일수록 정부 지원을 더 많이 받을 수 있게 된 만큼, 현안과 직결된데다 지역 현실과 산정 결과 간 괴리가 있음에도 광주특별시가 요구한 검토의견서도 제출하지 않는 등 정부 발표 결과에만 안주하고 있다는 반응이 나오면서다.
27일 광주특별시 등에 따르면 행정안전부는 최근 전국 229개 시·구·군을 서울과의 거리·지역 발전 수준·인구감소 여부 등을 고려해 4개 권역으로 나눈 ‘지방우대지수’ 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기본적으로 서울에서 멀수록 더 높은 우대를 받을 수 있도록 하되 지역별 발전 수준과 경제·인구 여건도 함께 고려하는 구조다. 중앙행정기관이 지방정부의 여건을 고려, 우대 정책을 추진할 때 참고하는 지표다.
우대 필요성이 가장 낮은 1권역에는 58개 지역, 2권역과 3권역에는 각각 55개 지역, 우대 필요성이 가장 높은 4권역에는 61개 지역이 포함됐다. 지역별 여건 변화를 반영하기 위해 매년 다시 산정한다.
정부는 지난 21일부터 관련 고시 제정안을 행정예고했다. 내년부터 지역사랑상품권과 청년일자리도약장려금 등 23개 사업에 먼저 반영할 예정이다. 광주특별시에선 5개 자치구가 2권역, 여수·순천·광양·목포·나주·무안이 3권역에 각각 포함됐다. 나머지 16개 군 지역은 최고 우대를 받는 4권역이다.
광주특별시는 전국 광역단체 가운데 가장 많은 지역을 4권역에 올리며 지역소멸 위기 극복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그러나 일부 지역에 대해서는 현실이 온전히 반영되지 않아 아쉽다는 평가가 나온다. 예컨대 동구의 경우 2년 연속 인구 감소가 이어지고, 원도심 슬럼화가 심화되는데도 옛 광역시라는 기준에 묶여 2권역에 머물렀다. 반면 부산에서는 광주 동구와 비슷한 규모의 서구·동구·영도구뿐만 아니라 인구 20만명이 넘는 금정구까지 3권역에 이름을 올렸다. 대구에서도 서구·남구가 3권역에 산정돼 더 높은 혜택을 받는다.
군 단위인 무안은 남악청사 등 공공기관에 힘입어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나, 심각한 도농 불균형을 겪고 있다. 특히 경북도청 소재지인 안동시는 4권역에 이름을 올리며 선정 기준에 의문이 제기된다. 발전 5사 통합본사 유치를 노리는 나주도 암초를 만났다. 경쟁지인 전북 부안군이 4권역에 산정된 것을 유치 당위성으로 내걸고 있기 때문이다. 여수·광양의 경우에도 최근 철강과 석유화학 등 전통 산업 침체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위기 극복을 위해 일시적으로라도 더 높은 권역 사수 노력을 보였어야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제는 광주특별시 기초지자체들이 안일하게 대응하고 있다는 점이다. 행안부는 행정예고 기간인 11월 2일까지 지방정부 의견을 수렴할 방침이다.
이에 광주특별시는 각 지역에게 산정 결과에 대한 검토의견서를 행안부와 협의한 회신 기한인 지난 26일까지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기한 내 의견을 낸 곳은 4권역인 영광군 뿐이었다. 영광군은 “평가 항목에 원전 등 기피시설 감내 여부를 고려해달라”고 요구했다. 인구 증가세가 추후 재산정 시 불이익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선제 대응하며 다른 지역과 대조를 보였다. 다수 지자체들은 당초 예상했던 권역 배정 결과와 일치, 별도의 검토 의견서를 제출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행안부가 산정 세부 지표와 점수를 공개하지 않아 기준이 불분명한데도, 발표된 결과에만 순응하면서 소극 행정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매년 권역이 재지정되는 만큼, 지역에 맞는 선제적인 논리 개발과 역제안 등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광주특별시 관계자는 “기초지자체 조직개편 시기와 겹쳤고, 인구감소지역 지정과 비슷하게 권역이 배분이 이뤄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었다”며 “현재 추가로 검토 의견이 들어오고 있어 종합 후 제출하기로 행안부와 협의했다”고 말했다.
홍승현기자 hong@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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