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순래 한국내셔널트러스트 운영위원장·인천지속가능발전협의회 생태환경분과위원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는 지금의 인류는 유전공학, 인공지능(AI), 뇌과학 등의 기술로 삶을 스스로 조작할 수 있는 '신 God'의 영역에 다가서고 있다고 하였다. 과거 인류의 생존을 결정하는 요인은 기아, 질병, 전쟁이었으나 지금의 인류는 이를 통제 가능한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따라서 21세기 인류는 노화와 죽음을 극복하여 영원히 사는 생물학적 불멸, 화학적·생물학적 방법을 통해 지속적인 쾌락을 추구하는 행복, 생명 창조와 업그레이드를 통해 인간이 '신 (호모 데우스 Homo Deus)'의 위치에 오르는 신성을 새로운 목표로 바꿨다고 주장한다. 유전자 조작과 생명공학 기술로 신체와 정신을 업그레이드한 집단인 호모 데우스의 지배 이데올로기는 우주를 데이터의 흐름으로 보는 '데이터교(Dataism)'가 될 것이다. 데이터 처리 능력이 뛰어난 알고리즘은 생체공학과 AI의 발전과 밀접한 관계가 있고 하였다.
다음의 네 가지 경우를 보더라도 현재까지 인류가 지구 생태계에 미친 영향은 매우 크다. 첫째, 도구 사용과 탐욕은 생태계의 자연스러운 먹이그물을 무시하고 인류는 단숨에 최상위 포식자로 군림했다. 둘째, 수렵 채집 시절부터 이동하는 곳마다 지역 생물군을 사라지게 하는 대량 멸종의 주범으로 지구 생태계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혔다. 셋째, 생태계 평화를 유지하기 위한 상호 존중의 생존 규칙(예: 영화 호퍼스)을 자연과 조화가 아닌 과학기술을 이용한 인간 중심으로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마지막으로 수렵 채집 시절 늑대 가축화 이후 동물은 생명체가 아닌 '생산 도구'나 '물건'으로 권리를 인정받지 못하고 인간중심주의 생태관의 희생물이 되었다.
호모 데우스가 AI의 위험을 통제할 수 있다는 가정하에 21세기의 지구 생태계는 안전할 것인가? AI는 에너지 효율 최적화, 기후 예측 그리고 생태계 모니터링 자동화를 통해 환경 보호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는 긍정적인 예측에 비해 부정적 영향이 더 클 수 있다.
그 중 'AI는 전기 먹는 하마'라는 별명에 맞게 엄청난 전력이 필요하며 전력난 해결을 위한 재생에너지 확보라는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중국은 연안 해상풍력 설비용량이 49.17GW(2025년)을 넘었으며 2030년까지 100GW 이상의 설비용량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저어새는 가을이 되면 북동풍을 타고 우리나라 서해안에서 서해를 건너 중국 연안으로 이동한다. 위성 추적기를 단 저어새의 이동 경로를 보면 중국 연안까지 갔던 저어새는 풍력 발전기 날개에 막혀 많은 개체가 다시 우리나라 쪽으로 방향을 돌리거나 연안을 따라 아래위로 날다가 신호가 끊기는 경우가 발생한다. 현재는 중국 연안에서 벌어지는 일이지만 우리나라도 서해안을 따라 인천 등 7곳에 총 11.6GW 규모의 '해상풍력 집적화단지'가 추진되고 있다. 서해를 양쪽으로 이동하는 저어새는 인류에게 묻는다. '우리는 어디로 가야 하나요?'
수만 년 전. 지구 생물종 중에 신체적으로 나약했던 인류는 언어, 종 경쟁에서 승리, 농업혁명과 산업혁명을 거치면서 지구 생태계를 인간중심으로 운영하였다. 이제 인류는 호모 데우스가 되기보다 균형, 안정, 지속가능한 지구 생태계를 위하여 '우리는 어디로 가야 하나요?'라는 저어새의 물음에 답을 해야 할 때가 되었다.
/김순래 한국내셔널트러스트 운영위원장·인천지속가능발전협의회 생태환경분과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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