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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지방선거 이야기] 현수막을 바꿔 달아라!

그는 목재 재활용 전문 스타트업 인큐베이터도 창안했다. 보주 숲의 너도밤나무로 스케이트보드, 안경, 자전거를 생산하는 프로젝트였다. 이는 레 브아브르에 최고의 엔지니어들을 끌어들여 ‘농촌 우수 마을’로...

[지방선거 이야기] 현수막을 바꿔 달아라!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자체장들의 자질을 생각해 보는 시간이다. 다만 제시되는 이야기가 해외 사례라 다소 안타깝다. 마땅한 한국 사례를 찾기란 하늘의 별따기다. 그런 연유로 타국의 예를 논할 수밖에 없지만 나름 시사하는 바는 크다.

프랑스의 작은 지자체장들은 제한된 자원을 활용해 주민들의 기대에 부응해야 하는 혹독한 운명을 안고 있다. 정부의 지원금 삭감으로 시장들의 예산 결정은 결코 간단치 않다. 그들은 필요한 인적·기술적 지원 없이 이러한 어려움을 홀로 풀어야하는 고독한 사자와 같다. 법적 규제 또한 증가해 직무 수행은 더욱 가중된다.

이런 악 조건 속에서도 탁월한 성과를 내는 시장들이 있다. 독일 접경 보주지방의 레 브아브르(Les Voivres) 시장 미셸 푸르니에(Michel Fournier)가 대표적이다. 1989년 시장에 오른 그는 마크롱 정부의 농촌부 장관으로 영전될 때까지 약 30년간 재임했다. 이 비결은 기술관료적 이미지를 벗고 기업가 정신으로 과감히 사업을 추진하고 실행했기 때문이다. 전직 영업사원 출신인 푸르니에 시장은 소통능력도 탁월해 참가자가 별로 없던 마을 축제를 모든 연령대가 함께 즐기는 행사로 탈바꿈 시켰다.

첫 부임 당시 레 브아브르는 주민이 180명으로 위기 상태였다. 학생은 단 9명, 폐교 직전이었다. 마을과 농장 주변에는 수십 채의 빈집이 있었다. 이 집들을 그는 매입해 개보수를 맡겼다. 임대 후 소유권 이전을 실시하고 일자리를 제공한다는 조건으로 사람들을 유인하는 광고를 냈다.

이 전략은 적중해 새 주민 150명을 맞이했다. 학교는 무사했고 마을은 활기를 찾았다. 약속대로 30채의 사회주택 중 27채는 임대용으로, 3채는 주민들에게 판매했다. 임대 수입은 지자체의 다양한 사업을 위해 대출 상환금으로 사용했다.

68혁명 정신 속에 성장한 농부의 아들 푸르니에는 자수성가형 시장으로 농촌 발전을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노력해 왔다. 이런 그가 가장 싫어하는 것은 지자체 통합에만 몰두하는 파리의 관료들과 각종 규제를 만들어내는 기관들이다.

그들 보란 듯, 그는 규칙을 어기기도 했다. 환경 교육 센터와 주민들이 주식을 매입할 수 있게 부동산 회사를 설립할 때 그는 모범을 보이려고 다섯 주의 주식을 매입했다. 이로 인해 내부자 거래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목재 재활용 전문 스타트업 인큐베이터도 창안했다. 보주 숲의 너도밤나무로 스케이트보드, 안경, 자전거를 생산하는 프로젝트였다. 이는 레 브아브르에 최고의 엔지니어들을 끌어들여 ‘농촌 우수 마을’로 도약시키는 기폭제가 됐다.

그는 “시골뜨기도 아이디어는 있어요. 우리는 신세계를 창조했지요”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 미담은 파리 엘리제궁까지 전해졌다. 노란조끼 운동으로 곤경에 빠진 마크롱 대통령은 2018년 5월 아이디어를 구하기 위해 푸르니에 시장을 찾아갔고, 2025년 10월 결국 그를 농촌부 장관에 임명했다.

6·3 지방선거로 한국 거리에는 현수막이 가득하다. 문구 하나가 눈길을 끈다. “나는 일등 행정가 xxx.” 푸르니에 시장의 사례와 비교할 때 전혀 메리트가 없어 보인다. 지자체를 잘 운영하려면 관료가 아닌 사업가적 마인드를 내세워라. 구태한 현수막 대신 보다 쌈박한 슬로건으로 갈아 달고 선거에 매진하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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