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 발발 한 달, 글로벌 금융시장에 거대한 충격이 이어지고 있다. 국내 증시에서는 시가총액 840조 원이 증발하며 변동성이 극대화됐다. 중동 전쟁이 한국 경제와 증시에 미친 영향을 긴급 진단하고, 향후 시장의 방향성을 짚어본다. /편집자주
중동 전쟁과 터보퀀트 이슈로 반도체 투톱이 흔들리며 외국인 자금 이탈과 함께 코스피 상승 동력이 약화됐다. [사진=뉴시스]
[뉴시안= 송서영 기자]중동 전쟁이 한 달째 이어지면서 국내 증시 상승세가 뚜렷하게 둔화되고 있다. 유가 상승과 금리 부담 확대, 환율 상승이 맞물리며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상승 흐름에도 제동이 걸린 모습이다.
지난달 두 기업의 코스피 시가총액 비중은 사상 처음 40%를 돌파했다. 시가총액 비중이 큰 이들 종목의 조정이 본격화되면서 지수 상승 동력 역시 빠르게 약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반도체 투톱 급락에 외국인 이탈…증시 상승 동력 약화
최근 반도체 투톱의 주가 흐름은 중동 전쟁 이후 꺾이는 모습이다. ‘20만전자’로 불렸던 삼성전자의 주가는 최근 한 달간 약 22.9% 하락했고, ‘100만닉스’를 달성했던 SK하이닉스 역시 24.0% 안팎의 조정을 받았다.
주가 수익률 역시 절대 수익률 기준 삼성전자가 한 달간 18.6% 떨어졌고 SK하이닉스는 17.7% 하락했다.
수급 측면에서도 부담이 커지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달 유가증권시장에서 총 31조9091억 원을 순매도하며 증시 하락을 주도했다.
코스피 시가총액 역시 사상 최고치(6307.27)를 기록했던 지난 2월 대비 약 15% 안팎 감소하며 상승 흐름에 제동이 걸린 상태다. 개인과 기관이 매수로 방어하고 있지만 시장 주도력은 이전보다 약해졌다는 평가다.
# 터보퀀트 단기 충격 vs 구조적 성장…반도체 업황 ‘엇갈린 시선’
이번 조정의 배경에는 ‘터보 퀀트’ 이슈와 중동 리스크가 동시에 작용하고 있다. 메모리 사용량을 크게 줄일 수 있는 기술이 등장하면서 AI 확산이 메모리 수요 증가로 직결될 것이라는 기존 기대가 약화됐다. 여기에 전쟁 장기화 우려까지 더해지며 글로벌 반도체 투자심리가 빠르게 위축된 상황이다.
다만 반도체 업황 자체에 대한 전망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단기적으로는 기술 변수와 지정학 리스크 영향으로 변동성이 확대됐지만, 중장기적으로는 AI 중심의 구조적 수요가 견고하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특히 HBM 중심 수요 확대와 장기공급계약(LTA) 확산은 메모리 업체들의 실적 안정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가격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신호가 이어지고 있다. DS투자증권은 “DRAM과 NAND의 계약가격 상승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공급이 선단 공정과 HBM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범용 DRAM 공급은 오히려 제약되고 있다”며 “과거와 같은 급격한 공급 과잉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향후 시장의 관건은 ‘AI 수요 지속성’과 ‘외국인 수급 회복 여부’다. 터보 퀀트 논란이 단기 변수에 그칠 경우 반도체 업종은 다시 상승 흐름을 이어갈 수 있지만, 수요 둔화 우려가 현실화될 경우 증시 랠리의 축 자체가 흔들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시장에서는 당분간 반도체 업종을 중심으로 변동성이 확대되는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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