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생산 차질 조짐, 글로벌 공급망 불안
한국 수입 3분의 2 의존···리스크 집중 노출
카타르에너지 LNG 가스생산시설.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김진영 기자] 중동 전쟁 여파로 헬륨 공급 차질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반도체 산업에 대한 잠재적 리스크가 부각되고 있다. 단기 충격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이지만,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비용 부담과 공급망 불안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이란이 카타르 액화천연가스(LNG) 생산시설이 위치한 라스라판 산업단지를 공격하면서 헬륨 생산에도 차질이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헬륨은 LNG 생산 과정에서 부산물로 추출되는 핵심 산업용 가스로, 반도체 제조 공정에서 웨이퍼 냉각과 온도 제어에 필수적으로 사용된다.
카타르는 미국과 함께 세계 최대 헬륨 공급국 중 하나로, 라스라판 산업단지를 통해 전 세계 공급량의 약 3분의 1에 해당하는 월 520만㎥ 규모를 생산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사태로 카타르의 헬륨 수출량이 약 14%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당장 생산 차질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보면서도, 공급 불안이 장기화할 경우 반도체 업계 전반에 부담이 확대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지타운대 안보·신기술센터의 해너 도먼 선임연구원은 “헬륨은 반도체 제조 공정에서 필수적인 자원으로, 한국과 대만 기업들이 주요 수요자”라며 “고순도 기준과 까다로운 인증 절차로 인해 대체 공급선을 확보하기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공급망 서비스 기업 서큘러 테크놀로지의 브래드 가스트워스 글로벌 리서치 책임자도 “장기 계약과 재고로 단기 충격은 흡수 가능하다”면서도 “생산 차질이 수주 이상 지속될 경우 운영 제약과 비용 증가 압박이 나타날 수 있다”고 밝혔다.
한국 기업의 리스크 노출도는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에 따르면 한국의 헬륨 수입량 중 약 3분의 2가 카타르산에 의존하고 있다. NYT는 “헬륨 공급이 제한될 경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TSMC 등 주요 반도체 기업의 생산 차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다만 주요 기업들은 현재 상황을 관망하는 분위기다. TSMC는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현재로서는 중대한 영향은 예상하지 않는다”고 언급,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관련 질의에 별도 입장을 내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반도체 공정에 필수적인 산업가스 공급망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다시 부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단기 변수보다는 장기적인 공급 안정성 확보 전략이 중요해졌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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