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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중동 불안 속 '美 LNG', 한미 에너지 동맹 새 축으로

최근 인공지능(AI) 산업과 데이터센터, 방위산업 등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첨단 산업이 확대되면서 안정적인 에너지 확보는 국가 안보와 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중동 불안 속 '美 LNG', 한미 에너지 동맹 새 축으로

한화, 벤처글로벌과 장기 공급 계약…생산·운송·발전 ‘LNG 풀스택’ 구축

도쿄 IPEM서 한미 장관급 인사 계약식..2030년부터 20년간 연 150만톤 공급

2026년 3월 15일 일본 도쿄에서 진행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미국 LNG 생산 기업 벤처 글로벌과의 LNG 장기 구매 계약식에 참석한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더그 버검 미국 내무부 장관, 마이클 세이블 벤처 글로벌 대표,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가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한화에어로스페이스

중동 지정학 리스크와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 재편 속에서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가 한미 에너지 협력의 새로운 축으로 떠오르고 있다. 러시아 가스 공급 차질과 중동 지역 불안이 이어지는 가운데 LNG가 국제 에너지 거래의 핵심 자원으로 부상하면서 인도·태평양 지역 국가들의 에너지 협력도 강화되는 흐름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15일 일본 도쿄에서 글로벌 LNG 생산 기업 벤처 글로벌(Venture Global)과 LNG 장기 구매 계약식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식은 미국이 개최한 ‘인도·태평양 에너지 안보 장관 및 비즈니스 포럼(IPEM)’ 행사 기간 중 열렸다.

행사에는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와 마이클 세이블 벤처 글로벌 대표를 비롯해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더그 버검 미국 내무부 장관 등 양국 정부 고위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앞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달 벤처 글로벌과 2030년부터 20년간 연간 150만톤 규모의 LNG를 공급받는 장기 계약을 체결했으며 이번 행사에서 계약식을 진행했다.

최근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서는 천연가스와 LNG의 전략적 중요성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천연가스는 전 세계 에너지 소비의 약 24%를 차지하는 주요 에너지원이다. 특히 국가 간 천연가스 교역의 약 40%가 LNG 형태로 이뤄지면서 LNG는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의 핵심 자원으로 자리 잡고 있다.

세계 LNG 시장 규모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글로벌 LNG 교역량은 2020년 약 3억6000만톤에서 2023년 약 4억톤 수준으로 증가했으며 국제에너지기구는 2030년까지 5억톤 이상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LNG 수요의 약 70%가 아시아에서 발생하는 만큼 인도·태평양 지역의 에너지 협력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한국 역시 LNG 의존도가 높은 국가다. 국내 1차 에너지 소비에서 LNG는 약 20%를 차지하는 주요 에너지원이며 전력 생산 기준으로는 약 30%가 LNG 발전에서 나온다. 석탄과 원자력과 함께 국내 전력 공급의 핵심 축을 담당하고 있는 셈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확보한 연간 150만 톤의 LNG는 국가 전체 수입량의 3.2%이자, 국내 민간 직수입 시장의 약 12%에 달하는 대규모 물량이다.

중국, 일본에 이어 세계 3위 LNG 수입국인 한국에서 민간 기업이 20년 장기 계약으로 국가 수요의 3% 이상을 책임지게 된 것은 에너지 안보 측면에서 전략적 가치가 크다. 이는 중동 리스크 속에서 민간 주도의 안정적인 '에너지 안전판'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최근 인공지능(AI) 산업과 데이터센터, 방위산업 등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첨단 산업이 확대되면서 안정적인 에너지 확보는 국가 안보와 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미국은 세계 최대 LNG 공급국으로 부상했다. 미국은 글로벌 LNG 공급의 약 25%를 차지하며 카타르와 호주를 제치고 세계 최대 LNG 수출국 지위를 확보했다.

미국이 인도·태평양 지역 12개국을 초청해 IPEM을 개최한 것도 이러한 배경에서다. 미국산 LNG를 중심으로 에너지 공급망을 재편하고 동맹국 간 에너지 협력을 강화하려는 전략적 의도가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버검 장관은 “한미 전략 동맹은 약 70년간 평화와 안정의 기둥이었으며 에너지 안보가 그 핵심 요소 중 하나”라며 “양국 협력은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 안정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장관도 “한국과 미국은 경제와 안보 문제를 아우르는 지속적인 파트너십을 유지해 왔다”며 “이번 협약이 글로벌 공급망 안정의 중요한 기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화는 이번 협력을 계기로 LNG 사업 전반에 걸친 밸류체인 구축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중심으로 계열사 역량을 결집해 LNG 생산·유통·활용을 아우르는 ‘글로벌 LNG 밸류체인’을 강화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화오션은 LNG 운반선 건조와 해상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설비(FLNG) 등 해양 인프라 구축 역량을 보유하고 있으며 한화에너지는 LNG 발전 및 운영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또 한화쉬핑은 LNG 해상 운송을 담당하며 그룹 내 에너지 공급망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처럼 LNG 생산부터 운송, 발전까지 이어지는 ‘풀스택 에너지 사업 구조’를 구축하면서 한화는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에서 역할을 확대하고 있다.

손 대표는 “이번 에너지 협력은 한미 간 굳건한 파트너십을 다시 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에너지와 방산 역량을 기반으로 글로벌 안보 파트너로서 역할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도 지난달 독일 뮌헨 안보 콘퍼런스에서 “에너지 안보부터 국방, 제조 혁신까지 신뢰받는 산업 생태계가 사회를 보호하고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며 미래 복원력을 이끄는 핵심”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LNG는 향후 글로벌 에너지 안보 협력의 핵심 자원으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특히 중동 의존도를 낮추고 공급망을 다변화하려는 인도·태평양 지역 국가들에게 미국산 LNG는 새로운 전략적 대안으로 평가된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LNG를 중심으로 에너지 공급망이 동맹 기반으로 재편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며 “에너지와 방산, 첨단 산업이 결합된 새로운 안보 협력 모델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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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신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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