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침공을 가정한 대만 연례 훈련에 참석한 라이칭더 대만 총통. 로이터연합뉴스
대만이 수조 원을 투입해 구축한 드론 방어망이 정작 중국의 최신 드론을 탐지조차 못 한다는 감사 결과가 나왔다. 중국과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핵심 방공 체계의 신뢰성에 심각한 의문이 제기됐다.
16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대만 감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공군기지 등 주요 군사시설 방호를 위해 35억5000만달러(약 1572억원)를 들여 구축한 고정형 대(對)드론 방어망이 심각한 결함을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제의 핵심은 기술 공백이다. 대만 최대 방산 연구기관인 국가중산과학연구원(NCSIST)이 개발한 이 시스템은 중국 인민해방군(PLA)이 2023년부터 실전 배치한 5.1기가헤르츠(㎓) 주파수 기반 신형 드론을 탐지하거나 교란하는 데 무력한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의 위성항법시스템 ‘베이더우(北斗)’ 3호가 운용하는 일부 주파수 대역에도 대응하지 못했다.
결함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광섬유 유도 드론과 인공지능(AI) 유도 드론 등 차세대 위협에 대한 방어 실효성도 검증되지 않았다는 우려가 보고서에 담겼다. 일부 시스템은 부품 조달 차질과 공사 지연으로 검수 일정이 6~12개월 밀리면서 기지 방호 공백이 불가피해진 상황이다.
대만 국방부는 “문제로 지적된 기술 대부분이 이 사업이 착수된 2021년 이후 등장한 것”이라며 책임 범위를 한정하려 했다. 쑨리팡 국방부 대변인은 “NCSIST가 새 주파수 교란 능력을 이미 검증했으며 향후 체계 개량을 통해 기능을 보완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 같은 해명이 문제의 심각성을 희석한다고 반박했다. 뤄칭성 대만국제전략학회 집행장은 “사업이 이제 막 완료됐는데 개량 시점에 대한 구체적인 답이 없다”며 “그 사이 인민해방군이 공격에 나선다면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대만 육군이 별도로 추진한 대드론 시스템 도입 사업도 최근 수포로 돌아갔다. 9억8000만 대만달러(약 434억원) 규모로 고정형 대드론 시스템 26기를 조달하려 했지만 세 차례 성능시험에서 잇달아 탈락해 지난달 사업이 취소됐다.
제1야당 국민당의 마원쥔 입법위원은 “장비 성능 검증이 채 끝나기도 전에 구매부터 밀어붙이는 관행이 반복되고 있다”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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