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통신업계가 생성 AI 확산에 맞춰 ‘토큰(Token)’ 기반 요금제를 잇달아 도입하며 새로운 수익 모델 구축에 나섰다. 데이터 사용량을 기가바이트(GB)로 계산하던 기존 이동통신 과금 체계를 AI 연산 사용량 중심으로 전환해, AI 시대의 플랫폼 주도권을 일부 되찾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18일(현지시간) 중국 국영 통신사 차이나 텔레콤이 개발자와 중소기업, 가정 및 개인 사용자를 대상으로 한 전국 단위 AI 토큰 요금제를 시범 출시했다고 보도했다.
요금은 월 9.9위안(약 2200원)부터 299.9위안(약 6만6000원)까지 다양하게 구성됐다. 일반 소비자용 패키지는 월 10만~8000만 토큰을 제공하며, 기업용 상품은 1500만~2억5000만 토큰까지 지원한다. 일부 상위 요금제에는 초고속 업로드 대역폭과 사이버보안 서비스도 함께 포함됐다.
토큰은 대형언어모델(LLM)이 텍스트·코드·이미지 등을 처리할 때 사용하는 기본 연산 단위다. 사용자가 AI 챗봇에 질문하거나 코드 생성, 이미지 제작 등을 요청할 때마다 토큰이 소비된다.
일반적으로 토큰 1개가 약 4개의 영문 문자 또는 단어의 0.75개 수준에 해당한다. 약 100만 토큰은 ‘해리포터’ 시리즈 전체 분량과 비슷한 규모다. 중국어의 경우 한 글자가 2~3개의 토큰으로 분할될 수 있으며, 고해상도 이미지 생성에는 수백~수천 개 토큰이 소모된다.
중국 통신사들은 이러한 AI 연산 수요를 이동통신 데이터 사용량처럼 정액제 형태로 판매하겠다는 구상이다. 실제로 상하이 텔레콤은 최근 가입자들에게 2500만 토큰 무료 사용량을 제공하며 토큰 기반 운영을 공식화했고, 차이나 모바일 상하이 법인은 여러 AI 모델을 하나의 계정으로 이용할 수 있는 ‘범용 토큰 서비스’를 출시했다.
차이나 모바일은 텐센트와 협력해 AI 업무 플랫폼도 선보였다. 사용자는 1위안으로 40만 토큰을 구매할 수 있으며, 하나의 요금 체계 안에서 여러 AI 모델을 자유롭게 전환해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차이나 텔레콤은 자체 AI 모델 ‘텔레차트(TeleChat)’뿐 아니라 지푸 AI의 'GLM-5', 딥시크의 'V3.2' 등 외부 AI 모델도 제공한다. 여기에 업로드 속도 향상이나 보안 서비스 등을 결합해 AI 특화 통신 상품으로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중국 통신사들이 AI 에이전트 시대를 맞아 빅테크 기업에 빼앗긴 서비스 주도권을 일부 회복하려는 전략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AI 에이전트가 더 많은 연산과 토큰을 사용할수록 통신사가 직접 과금하는 구조를 구축해, 단순 네트워크 제공 사업자에서 AI 인프라 사업자로 역할을 확대하려는 것이다.
특히 중국은 연초부터 '오픈클로' 열풍으로 토큰 경제가 이미 활성화돼 있다.
다만 한계도 분명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현재 AI 생태계의 핵심 주도권은 여전히 첨단 AI 모델을 보유한 기업들에 있기 때문이다.
실제 AI 서비스 경쟁력은 모델 성능과 추론 효율, 에이전트 기능에서 결정되는 만큼, 통신사가 자체적으로 최첨단 AI 모델을 직접 호스팅하거나 개발하지 않는 한 토큰 요금제는 제한적인 대응책에 그칠 수 있다는 평가다.
박찬 기자 cpark@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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