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D, '프라이머리 RGB 탠덤 2.0'로 글로벌 시장 정조준
지난 2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국내 최대 디스플레이 전시회 ‘K 디스플레이 2026’ 행사장 내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부스. 사진=이주선 기자
[주간한국 이주선 기자] K디스플레이를 향한 중국의 기술 추격 속도가 날로 빨라지고 있지만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끄떡없다는 분위기다. 디스플레이 기술 트렌드가 구형 액정표시장치(LCD)에서 우리 기업들의 주력인 차세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로 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OLED는 전류가 흐르면 스스로 빛을 내는 유기물질을 이용한 디스플레이를 말한다. LCD보다 소비전력, 화질, 두께, 휘도 등이 월등해 주로 프리미엄 스마트폰과 초대형 고화질 TV 등 고가의 전자제품에 채용된다. 현재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글로벌 OLED 시장을 80%가 넘는 압도적인 점유율로 양분하고 있다.
두 기업은 우리나라 디스플레이업계를 먹여 살릴 차세대 미래 먹거리로 최첨단 OLED 기술의 정수인 ‘탠덤 OLED’에 주목하고 있다. 이는 OLED를 구성하는 유기재료를 2개 이상 쌓은 패널을 말한다. 밝기와 수명은 기존 OLED 대비 2배 이상 높은 것이 특징이다. 소비 전력량도 절반가량 낮다. 이에 ‘전기 먹는 하마’ 인공지능(AI)을 보조할 최적의 디스플레이로 꼽힌다.
삼성디스플레이가 개발한 OLED 기술인 ‘펜타 탠덤’ 구조를 형상화한 조형물. 사진=이주선 기자
탠덤 OLED는 고난도 기술력이 필요한 만큼 중국 디스플레이업계가 아직 흉내내지 못하고 있다. 유기재료 적층 기술은 단순히 층수를 높이는 것이 아니라 어떤 재료를 어떤 두께와 조합으로 쌓을지에 대한 노하우가 함께 집약돼야 완성되기 때문이다. 현재 기술 개발에 성공한 기업은 전 세계를 통틀어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두 곳뿐이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지난 22일부터 24일까지 사흘간 열린 국내 최대 규모의 디스플레이 전시회 ‘K 디스플레이 2026’을 통해 세계 각국의 바이어를 대상으로 최신 탠덤 OLED 기술을 소개했다. 중국 기업들이 구현하지 못한 차세대 OLED를 앞세워 초격차 기술 경쟁력을 전 세계에 다시 한번 과시한 것이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최대 밝기 2000니트의 14인치 울트라 슬림 탠덤 OLED 패널이 탑재된 노트북(왼쪽부터)과 세계 최초 글로벌 영상전자표준협회 베사(VESA)의 새로운 고휘도 디스플레이 인증인 ‘디스플레이 HDR 트루블랙 1400’을 획득한 16인치 탠덤 OLED 노트북. 사진=이주선 기자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번 전시회에서 유기물질을 5개 층으로 쌓아 올린 ‘펜타 탠덤’ 기술을 내세웠다. ‘펜타’는 그리스어로 숫자 ‘5’를 뜻한다. 특히 펜타 탠덤 기술을 기반으로 세계 최초 글로벌 영상전자표준협회 베사(VESA)의 새로운 고휘도 디스플레이 인증인 ‘디스플레이 HDR 트루블랙 1400’을 획득한 ‘16인치 노트북용 탠덤 OLED’와 최고 밝기를 2000니트(1니트는 1㎡ 공간에 촛불이 한 개 켜진 수준의 밝기)까지 높인 ‘14인치 울트라 슬림 탠덤 OLED’를 공개하며 관람객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베사의 트루블랙 1400 인증은 검은색을 0.0005니트 이하로 표현하는 동시에 화면을 구성하는 전체 픽셀 가운데 작동하는 픽셀의 비율인 OPR 10% 기준 최고 휘도인 1400니트를 달성해야 획득할 수 있다. 어두운 곳은 더 어둡게, 밝은 곳은 더 밝게 표현해야 받을 수 있는 인증인 셈이다.
2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국내 최대 디스플레이 전시회 ‘K 디스플레이 2026’에 삼성디스플레이의 ‘AI OLED 봇’이 전시돼 있다. 사진=이주선 기자
삼성디스플레이의 14인치 탠덤 OLED는 최대 1600니트의 밝기를 구현할 수 있다. 이는 현재 출시된 노트북용 OLED 패널 가운데 최고 수준이다. 또 일반적인 노트북 화면 밝기에서 삼성디스플레이 탠덤 OLED의 수명은 기존 단층으로 구성된 OLED보다 2배 이상 길다. 이에 레노버, 에이수스, 델, MSI 등 글로벌 PC 제조 기업들이 삼성디스플레이의 트루블랙 1400 인증을 획득한 탠덤 OLED 패널을 채용하고 있다.
이 같은 성과는 삼성디스플레이의 독보적인 재료 기술력 덕분이다. 통상 OLED는 유기 발광 소재의 효율과 안정성에 따라 동일 전력에서 구현 가능한 밝기·동일 밝기 조건에서의 수명이 달라진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자사 탠덤 OLED에 새로운 유기 재료를 적용해 경쟁사 제품 대비 성능을 한층 더 업그레이드하는 데 성공했다.
올해 삼성디스플레이는 펜타 탠덤을 모든 사이즈의 제품군으로 확장하고, 이를 통해 주요 고객사의 프리미엄 정보기술(IT) 기기에 들어갈 OLED 패널 수요를 쓸어 담겠다는 계획이다. 올 하반기 펜타 탠덤 기술을 49인치 듀얼 QHD 제품으로 확장 적용할 예정이다. 앞서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27인치 UHD 제품과 올 초 31.5인치 UHD·34인치 WQHD 제품에 펜타 탠덤 기술을 적용한 바 있다. TV용의 경우 지난해부터 주요 고객의 OLED 라인업 최상위 제품에 탑재되고 있다.
LG디스플레이의 탠덤 OLED 패널로 구성된 미디어월. 사진=이주선 기자
LG디스플레이는 독자 개발한 ‘프라이머리 적녹청(RGB) 탠덤 2.0’ 기술로 글로벌 OLED 시장을 공략한다. 이 기술은 최대 휘도 4500니트와 0.3% 수준의 낮은 반사율을 동시에 구현한 것이 특징으로, 다양한 환경에서 높은 몰입감을 제공한다는 것이 LG디스플레이의 설명이다.
LG디스플레이는 탠덤 OLED의 적용 범위를 기존 중대형 제품에서 스마트폰 등 소형 IT 기기로 확대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온디바이스 AI 기기가 확산하는 상황에서 고효율 탠덤 OLED의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탠덤 OLED 출하량은 2024년 810만대에서 연평균 31%씩 성장해 2031년 7181만대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같은 기간 시장 규모도 25억 달러(약 3조 7000억원) 수준에서 99억 달러(약 14조 6300억원)로 300% 가까이 커질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주선 기자 leesun@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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