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대표 CPU 기업 룽신테크, 프로세서 출하량 100만개 돌파
美 인텔·AMD 의존 감소 목표...中 정부 주도 IT 국산화 프로젝트 채택
룽신테크 "2026년 정부 주문 확대" 기대
상하이 AI연구소, 반도체 핵심 소재 국산화 '성공'
2025 중국 국제 반도체 박람회. 기사 내용과 무관함. /사진=신화통신, 뉴시스
[초이스경제 홍인표 기자] 중국 반도체 설계기업 룽신(龍芯)테크가 자사 대표 데스크톱용 프로세서 출하량 100만 개를 돌파하며 중국의 반도체 자립 전략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이는 중국산 중앙처리장치(CPU)가 단순 시험·보급 단계를 넘어 본격적인 상용화 단계로 진입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3일 전했다.
룽신의 '3A6000' 프로세서는 데스크톱 PC용 칩으로, 자체 개발한 '룽아치' 명령어 구조(ISA), 독자 IP 코어, 중국 내 공급망 기반 제조 체계를 적용했다. 회사 측은 "이 칩의 성능이 2020년 전후 출시된 인텔 데스크톱 CPU와 대체로 유사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룽신은 2001년 중국과학원 산하 연구 프로젝트로 출범한 뒤 2010년 분사했으며, 2022년 상하이 스타마켓에 상장한 중국 최초의 CPU 전문 기업이다. 현재 중국이 인텔과 AMD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육성 중인 대표적인 국산 CPU 기업으로 꼽힌다.
AI 붐 속에서 그래픽처리장치(GPU)가 주목받는 동안 CPU는 상대적으로 관심에서 밀려났지만, 최근 AI 인프라 비용 절감과 엔비디아 의존도 축소 필요성이 커지면서 CPU 산업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룽신 창업자인 후웨이우 회장은 '마오쩌둥 사상'을 팀의 정신적 기반이라고 언급해온 인물로 알려져 있다. 그는 평소 마오복과 마오 배지를 착용하고 사무실 벽에 마오쩌둥 어록을 게시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번 성과는 중국 정부가 외국 반도체 기술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막대한 자원을 투입하는 가운데 나왔다. 특히 미국이 첨단 반도체, 칩 설계 소프트웨어, 첨단 파운드리 서비스에 대한 대중국 수출 통제를 강화하면서 중국의 반도체 자립 움직임은 더욱 빨라지고 있다.
3A6000은 중국 정부 주도의 정보기술 국산화 사업인 '신촹(信創)' 프로젝트의 대표 수혜 제품 중 하나로 꼽힌다. 2023년 11월 출시 이후 교육·세무 등 공공부문 시스템에 채택되며 빠르게 보급됐다.
동시에 룽신은 정부 조달 시장을 넘어 일반 상업 시장 진출도 추진하고 있다. 후웨이우 회장은 지난 4월 투자자 설명회에서 "외국산 칩 가격이 상승하면서 더 많은 중국 고객들이 자사 칩 테스트에 나서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회사가 생산 체계를 중국 내 제조라인 중심으로 전환했으며, 자체 개발 IP 코어 덕분에 원가 압박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다만 단기 성장 동력은 여전히 중국 정부의 신촹 프로젝트에 있다는 평가다. 후웨이우 회장은 "2025~2027년이 정부 IT 국산화 사업의 집중 조달 시기가 될 것이며, 특히 2026년 주문이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룽신의 2025년 매출은 6억3530만 위안(약 12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6% 증가했다. 순손실은 6억2530만 위안(약 1380억원)에서 4억5510만 위안(약 1000억원)으로 줄었으며, 매출총이익률은 신촹 프로젝트 수요 확대에 힘입어 47%까지 상승했다.
중국의 국산화 전략은 프로세서에만 그치지 않는다고 SCMP는 전했다.
상하이인공지능(AI)연구소 연구팀은 "최근 AI 의사결정 시스템과 자동 합성 기술을 활용해 고급 KrF 포토레지스트 수지의 안정적 생산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KrF 포토레지스트는 반도체 제조 핵심 소재로, 그동안 해외 소수 업체가 시장을 장악해왔다.
이는 중국이 CPU 같은 완성 칩뿐 아니라 소재·장비를 포함한 반도체 공급망 전반에서 기술 격차를 줄이려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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