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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중1에 100만원” “교통비 지원” 교육감 후보, 돈 뿌리기 경쟁

김학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앞으로 수년간 반도체 호황으로 내국세 수입이 늘어 교육청 곳간은 더 넘쳐나고, 결국 선거를 위한 현금성 지원 경쟁이 더 과열할 것”이라며 “비효율·비교육적인...

“중1에 100만원” “교통비 지원” 교육감 후보, 돈 뿌리기 경쟁

선거 앞두고 현금성 공약 남발

유은혜, 안민석 경기도 교육감 후보 /뉴스1

“도내 모든 중1에게 100만원씩 주겠다.”

경기교육감 선거에 출마한 안민석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이런 내용의 ‘청소년 씨앗 교육펀드’ 공약을 발표했다. 중학교 1학년 학생이 펀드 계좌를 개설하면 교육청 예산 등으로 100만원씩 입금해주고,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 수익금과 함께 돌려주겠다는 것이다. 현재 경기도 중1 학생은 약 13만명이다. 연간 최소 1300억원 이상의 예산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된다. 또 다른 진보 후보 유은혜 전 교육부 장관도 모든 고교생에게 매년 10만원씩 주는 ‘청소년 교육 기본 소득’을 공약했다. 여기엔 매년 370억원 이상 들어갈 것으로 추산된다.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전국 시도교육감 예비 후보들이 ‘현금성 공약’을 쏟아내고 있다. 교육계에서 “역대 교육감 선거 중 이렇게 많은 ‘돈 뿌리기’ 공약이 나온 건 처음”이라는 반응이 나올 정도다. 최근 수년간 학령인구는 주는데 지방교육 재정교부금(교부금)은 늘어 곳간이 넘치자, 선심성 현금 살포 공약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충북에서도 진보·보수 후보 가리지 않고 ‘현금 공약’을 쏟아냈다. 김성근 전 충북교육청 부교육감(진보)은 모든 초·중·고교생에게 30만원씩 ‘입학 준비금’을 준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신문규 전 대통령실 교육비서관(보수)은 초등 입학생은 10만원, 중·고 입학생은 100만원짜리 ‘마중물 교육 펀드’를 주겠다고 공약했다.

그래픽=박상훈

권순기(전 경상국립대 총장·보수) 경남교육감 후보는 “모든 학생에게 1인당 연 50만원 교육 바우처를 주겠다”, 이용기(전 전교조 경북지부장·진보) 경북교육감 후보는 “모든 고3에게 100만원 사회 진출 지원금 지급”을 내세웠다.

정근식 서울교육감 역시 지난 8일 재선 출마를 선언하며 ‘유아교육 완전 무상화’ ‘초중고 교통비 전액 지원’ ‘초중학생 현장 체험 학습비 100% 지원’ 등 공약을 앞세웠다. 경기도 한 고교 교사는 “고3들도 투표권을 행사하는데, 대표 공약이 죄다 현금 지원이라 학생들 보기 민망하다”며 “교육감이 되려면 돈을 뿌려야 한다는 걸 가르치라는 것이냐”고 했다.

전문가들은 교육감 후보들의 이런 포퓰리즘 공약이 가능한 건 교육청 예산인 교부금 제도 때문으로 보고 있다. 교육청들은 매년 내국세의 20.79%와 교육세 일부를 교부금으로 자동 배정받는다. 그 결과 초·중·고 학생 수는 2016년 596만명에서 올해 492만명으로 줄었는데, 같은 기간 교부금은 43조원에서 76조원으로 늘었다. 교육청들은 예산을 다 쓰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교육부에 따르면,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의 이월·불용액은 2021년 3조8341억원, 2022년 7조5070억원, 2023년 8조6334억원에 달했다. 2024년에도 서울 1조4102억원, 경기 1조5044억원, 부산 5154억원, 전북 2109억원 등 전국적으로 이월·불용액이 5조6334억원을 기록했다.

기존에도 ‘돈 뿌리기’ 공약으로 당선된 경우가 많아 악순환이 반복된다는 지적도 있다. 재선에 도전하는 김대중 전남교육감은 2022년 6월 지방선거에서 ‘학생 기본소득’을 공약해 당선됐고, 현재 도내 모든 초등학생에게 월 10만원씩 주고 있다.

전문가들은 인구 감소 속도가 빨라지는 상황에서 교부금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국가적으로 더 시급한 곳에 예산을 써야 한다는 것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0일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추가경정예산안이 국회를 통과해 내국세 규모가 조정되며 올해 교부금 4조7694억원이 추가된 것을 두고 “경기 대응이 필요한 상황에서 (교부금) 구조가 바람직한지 다시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학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앞으로 수년간 반도체 호황으로 내국세 수입이 늘어 교육청 곳간은 더 넘쳐나고, 결국 선거를 위한 현금성 지원 경쟁이 더 과열할 것”이라며 “비효율·비교육적인 교육감 직선제를 폐지하고 교부금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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