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주가 회복 기대감에 활기 되찾은 주총장…AI·HBM 전면 배치
양산 출하 성공한 HBM4, 차세대 HBM4E에 주주들 이목 집중
삼성전자 제57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전영현 대표이사 부회장이 의장 인사말을 하는 모습./삼성전자
| 서울=한스경제 고예인 기자 | 삼성전자 정기 주주총회가 열린 18일 현장은 시작부터 분위기가 달랐다. 지난해 주가 부진과 반도체 경쟁력 논란 속에서 긴장감이 감돌던 모습과 달리 올해는 전반적으로 밝고 활기찬 기류가 형성돼 1년 만에 주총장 분위기는 반전됐다.
전영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이날 오전 경기 수원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7기 삼성전자 정기 주주총회에서 의장을 맡아 “1년 전 주주 여러분께 세계 최고 성능의 HBM4를 양산하겠다고 약속했고 오늘 이 약속을 지켰다고 발표해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올해 삼성전자 주총장은 단순한 의결 공간이 아닌 기술 전시의 장으로 꾸며졌다. 행사장에는 AI 데이터센터 온디바이스 AI 피지컬 AI 등 다양한 응용처에 들어가는 반도체 제품이 전시됐고 업계 최초 양산 출하에 성공한 HBM4와 차세대 HBM4E가 주주들의 시선을 끌었다.
HBM4 웨이퍼와 3D 모형은 물론 2나노 웨이퍼와 첨단 패키징 기술인 I-Cube, X-Cube 제조 공정 디지털 트윈 영상까지 공개되며 삼성전자가 강조해 온 종합 반도체 경쟁력을 직관적으로 보여줬다.
반도체뿐 아니라 DX 부문 제품도 총출동했다. 갤럭시 S26 시리즈와 갤럭시 Z 트라이폴드 비스포크 AI 패밀리허브 냉장고 비스포크 AI 콤보 85형 마이크로 RGB TV 초음파 기기 R20과 엑스레이 기기 GM85 등이 전시되며 AI가 일상 전반에 어떻게 스며드는지를 보여줬다.
여기에 140형 마이크로 LED와 투명 마이크로 LED 130형 마이크로 RGB TV 같은 차세대 디스플레이 제품과 하만의 B&W JBL 오디오도 함께 소개됐다. 응원 메시지 월과 희망별숲 쿠키 하트하트오케스트라 공연까지 더해지며 현장은 주총 특유의 경직된 분위기보다 기업 쇼케이스에 가까운 인상을 남겼다.
삼성전자 제57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이 AI 반도체존을 둘러보고 있다./고예인기자
▲ DS, 역대 최대 매출…HBM4로 반등 자신감
이날 DS부문은 반도체 사업의 실적 개선과 향후 전략을 중심으로 자신감을 드러냈다. 삼성전자는 2025년 반도체 부문 매출이 전년 대비 17% 증가한 130조1000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 역시 9조8000억원 증가하며 의미 있는 회복세를 보였다.
AI 수요 확대를 기반으로 메모리 사업이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고 파운드리는 선단 공정 중심의 대형 고객 수주와 양산 기반 확보를 통해 중장기 성장 동력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시스템LSI 역시 전략 고객 확대와 신사업 진입을 통해 미래 기반을 다졌다는 평가다.
현장에서는 HBM 경쟁력에 대한 자신감도 강조됐다. 최근 글로벌 AI 행사에서 엔비디아 CEO 젠슨 황이 삼성 부스를 직접 방문해 HBM4를 언급한 사례가 소개되며 삼성전자가 AI 인프라 핵심 파트너로 자리 잡았다는 점을 부각했다.
전영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겸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은 “HBM4 개발과 양산 약속을 일정 부분 이행했다”며 “앞으로도 차별화된 근원 기술 확보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 “AI 시장 30% 성장”…장기 수요 자신감
삼성전자는 2026년 반도체 시장이 전년 대비 30% 이상 성장하며 1조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AI 인프라 투자 확대가 지속되는 가운데 시장 일각에서 제기되는 ‘AI 버블’ 우려에 대해서는 신중한 대응 전략을 제시했다.
전 부회장은 “AI 수요는 다양한 산업으로 확산되며 지속 성장하고 있다”며 “현재 메모리 공급이 병목 현상을 보이고 있을 정도로 수요가 강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객사와 3년 이상 장기 공급 계약을 확대해 수요 가시성을 확보하고 시장 변동성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것”이라며 “투자 역시 수요에 맞춰 탄력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통해 과잉 투자나 공급 부족과 같은 리스크를 최소화하겠다는 전략이다.
▲ 파운드리·시스템 반도체도 반등
파운드리 사업과 관련해서도 긍정적인 메시지가 이어졌다. 삼성전자는 게이트올어라운드 (GAA)공정을 기반으로 기술 리더십을 강화하고 2나노 공정에서 주도권 확보에 나설 계획이다. 데이터센터와 로보틱스 등 AI 수요 확대를 기회로 삼아 선단 공정 경쟁력을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테슬라와의 협업 역시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용석우 VD사업부장은 “테슬라와의 계약은 단순 고객 관계를 넘어 미래지향적 협력”이라며 “미국 테일러 공장에서 양산이 예정대로 추진되고 있다”고 밝혔다.
시스템LSI 역시 플래그십 SoC 수익성 개선과 고화소 이미지센서 등 전략 제품을 앞세워 주요 고객 확보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 DX도 ‘AI 전환’ 가속…“제품 중심서 고객 중심으로”
DX부문 역시 실적 개선 흐름을 이어갔다. 2025년 DX부문 매출은 188조원으로 전년 대비 7% 성장했으며 영업이익은 12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모바일은 두 자릿수 성장률을 달성했고 TV는 프리미엄 전략을 통해 경쟁력을 유지했다. 가전은 글로벌 관세 부담 속에서도 성장세를 이어가며 공조 사업 등 신사업 기반을 확보했다.
노태문 사장은 “모든 제품에 AI를 접목해 혁신을 가속화하고 로봇과 공조 등 신사업을 통해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TV 시장에 대해서는 “향후 경쟁은 화질을 넘어 AI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라며 프리미엄 전략과 기술 차별화를 동시에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삼성전자 주주들의 응원의 메세지를 보내고 있다./고예인 기자
▲ “삼성 이즈 백”…주총장에 퍼진 기대감
이날 주총에서 가장 눈에 띈 변화는 주주들의 시선이었다. 질의응답에서도 과거처럼 비판 중심이 아니라 “경쟁력이 어느 수준까지 회복됐는지” “앞으로 어떤 성과를 낼 수 있는지”를 묻는 확인형 질문이 주를 이뤘다.
경영진 역시 “고객사들에게 삼성 이즈 백이라는 평가를 듣고 있다”며 “메모리 경쟁력에 대한 우려를 반복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결국 이번 주총은 삼성전자가 위기 국면을 지나 반등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는 신호를 시장에 전달한 자리로 평가된다.
주주환원 정책과 AI 중심 사업 전략이 맞물리며 기대감이 다시 형성된 가운데 실제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여부가 향후 삼성전자 기업가치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고예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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