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용인 주성R&D센터 / 사진=유호승 기자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 전문 기업 주성엔지니어링이 실적 둔화 흐름에도 꾸준한 신뢰를 보여준 주주와 최선을 다한 임직원을 위해 자사주 소각 및 보상이라는 파격 카드를 꺼냈다. 일회성이 강한 연간 배당금을 넘어 발행 주식 총수를 줄여 주식 가치를 실질적으로 끌어올리고 임직원 사기 진작을 위해 스톡옵션을 지급하는 것이다.
자사주 절반 소각 이어 임직원 보상 확대
주성엔지니어링은 26일 경기 용인 주성R&D센터에서 제31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중장기 주주환원 정책 등을 발표했다. 핵심 안건은 임직원 보상확대를 위한 자사주 활용이다. 올해를 시작으로 향후 5년간 자사주 20%를 임직원 보상용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보유 자사주 중 절반을 지난달 25일 소각한 데 이어 앞으로도 자사주를 임직원에 지급해 주인의식을 고취하는 등의 방식으로 실적 및 주가 상승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취지다. 주성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한 다양한 정책을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회사 성장을 믿고 기다려 준 주주들과 임직원에 보답하고 기업 가치를 상승시키기 위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이날 기준 주성엔지니어링이 보유한 자사주는 78만7199주다. 지난달 자사주 78만7200주를 소각하고 남은 양이다. 이 중 추가로 올해 14만1805주를 임직원에 양도하기로 했다. 현재 보유 수량의 18.0% 규모다. 양도 시점은 내년 정기 주주총회 개최일 직전까지다.
주성엔지니어링은 "매년 보유 자기주식 수 중 약 20%에 해당하는 주식을 5년간 임직원에 배분할 예정"이라며 "집행 금액이나 규모는 경영 성과나 상황을 고려해 유동적으로 변경될 수 있다"고 밝혔다.
퀀텀점프 위해 R&D 비용증가
주성엔지니어링은 이날 주총에서 지난해 실적이 약세 흐름을 보인 이유에 대해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R&D) 규모가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3107억원, 영업이익은 313억원이다. 전년 대비 매출은 24.1%, 영업이익은 67.8% 감소했다.
주성엔지니어링 생산 현장 / 사진 제공=주성엔지니어링
지난해 연구개발비는 1069억 원으로 전체 매출의 34.4%다. 2023년 727억원(25.5%), 2024년 942억원(23.0%) 등과 비교해 매출 대비 투자 규모가 크게 증가했다. 더 큰 성장을 위해 지난해 대규모 R&D 비용을 집행하면서 실적 약세 흐름이 두드러진 것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주성엔지니어링 관계자는 "더욱 가속화되는 반도체 시장에서 차별화된 ALD 기술을 기반으로 메모리뿐만 아니라 비메모리 분야에서도 시장 수요를 맞추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는 중"이라며 "고객사를 만족시킬 수 있는 장비를 지속해서 개발해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춰 퀀텀점프를 달성하는 한 해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독보적 ALD 기술로 성공 신화 목표
주성엔지니어링은 ALD(원자층증착공법) 기술로 많은 일감을 수주하고 있다. ALD는 최첨단 메모리와 로직 반도체 제조에 필수적이다.
이 장비는 기판 위에 나노 단위의 박막을 층층이 쌓는 장치다. 반도체 칩 고성능화를 위해서는 수십에서 수백 층에 달하는 박막의 두께와 균일도를 정밀하게 제어해야 한다. 주성엔지니어링은 독보적인 ALD 기술력을 바탕으로 SK하이닉스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에 장비를 공급하며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고 있다.
주성엔지니어링의 지난해 말 기준 수주 잔고는 978억원이다. 이 중 반도체 제조 장비 일감은 885억원으로 90.5%를 차지한다. 디스플레이 제조 장비 부문은 93억원으로 9.5%다.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대표이사는 "경쟁자가 없는 제품을 만들어 신시장을 창출하고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중"이라며 "우리의 성장을 함께하는 주주들에게 깊은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앞으로도 혁신과 신뢰를 바탕으로 새로운 성공 신화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주총에서는 유진혁 주성엔지니어링 사장의 신규 사내이사 선임과 석영철·김현명 사외이사 선임 안건 등이 모두 원안대로 가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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