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노위 밤샘 조정에도 협상 결렬...노조 "퇴보한 안건" 수용 거부
삼성 "경직된 제도화만 고수"...영업이익 15% 성과급 요구 정면 비판
정부 중재 무산에 반도체 공급망 우려 확산...총파업 현실화 가능성 커져
임직원·주주·국민까지 언급한 삼성...노조 책임론 전면에 꺼내 들었다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와 사측 간 임금·성과급 협상이 결국 최종 결렬됐다. 정부가 직접 중재에 나서며 어렵게 마련한 사후조정 절차마저 무산되면서 삼성전자 창사 이후 최대 규모 총파업 가능성도 다시 현실화하는 분위기다. 특히 노조가 영업이익 연동 방식의 '15% 성과급 제도화' 요구를 끝까지 고수한 반면 회사는 기존 OPI 체계 유지를 중심으로 맞서면서 끝내 접점을 찾지 못했다. [편집=윤남웅 기자, 그래픽=구글 제미나이(Google Gemini) 생성 이미지]
[중앙이코노미뉴스 윤남웅]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와 사측 간 임금·성과급 협상이 결국 최종 결렬됐다. 정부가 직접 중재에 나서며 어렵게 마련한 사후조정 절차마저 무산되면서 삼성전자 창사 이후 최대 규모 총파업 가능성도 다시 현실화하는 분위기다. 특히 노조가 영업이익 연동 방식의 '15% 성과급 제도화' 요구를 끝까지 고수한 반면 회사는 기존 OPI 체계 유지를 중심으로 맞서면서 끝내 접점을 찾지 못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사는 최근 중앙노동위원회 사후조정 절차를 통해 이틀간 밤샘 협상을 이어갔지만 최종 합의에 실패했다. 협상은 1차 약 11시간30분, 2차 약 16시간 이상 이어질 정도로 장시간 진행됐으나 노사 간 입장차는 끝내 좁혀지지 못했다.
결정적인 장면은 이날 새벽 3시께 나왔다. 최승호 초기업노조 위원장은 공보방을 통해 "사후조정은 조합에서 결렬 선언했다"고 공지했다. 노조는 중노위가 제시한 조정안에 대해 "오히려 퇴보한 안건"이라고 반발하며 수용을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는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활용하는 구조 제도화와 OPI 상한 폐지 등을 요구해왔다. 반면 삼성전자는 EVA(경제적 부가가치) 기반 기존 OPI 체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업계에서는 사실상 '성과급 공식화' 여부를 둘러싼 정면 충돌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 측은 협상 결렬 직후 강한 유감을 드러냈다. 회사는 공식 입장문을 통해 "정부가 어렵게 만든 사후조정이 노조의 결렬 선언으로 안타깝게도 무산됐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가 노사 양측의 주장을 기반으로 다양한 대안을 제시하며 협의를 지원했으나 노조는 오늘 새벽 결렬을 선언했다"며 "노조의 이런 결정은 회사는 물론 협상 타결을 기다리는 임직원, 그리고 주주와 국민들에게 큰 걱정과 불안을 끼치는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노조의 요구 방식 자체를 문제 삼았다. 회사는 "노조는 경영실적에 따른 회사 측의 유연한 제도화를 거부하며 경직된 제도화만을 시종 고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노조가 요구하는 '영업이익 15% 자동 연동 구조'를 사실상 정면 비판한 표현으로 해석된다. 재계에서는 해당 요구가 현실화될 경우 경기 침체나 반도체 업황 변동과 무관하게 막대한 고정 비용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 업계 일각에서는 노조 요구안이 모두 반영될 경우 성과급 규모가 수십조원 수준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2차 사후조정회의에 참석하는 삼성전자 대표교섭위원인 김형로 부사장(왼쪽 사진)과 최승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오른쪽). 전날 1차 사후조정 회의장 밖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는 황기돈 중노위 준상근조정위원(가운데). [사진=연합]
정부 중재까지 무산...AI 반도체 공급망 우려 커진 삼성
이번 협상 결렬은 단순 노사 갈등을 넘어 국가 핵심 산업 리스크로까지 번지는 분위기다. 삼성전자가 AI 반도체와 첨단 메모리 경쟁의 핵심 축에 서 있는 상황에서 장기 파업 가능성이 현실화할 경우 글로벌 공급망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미국과 유럽 주요 외신들도 최근 삼성전자 노조 리스크를 AI 반도체 공급망 변수 중 하나로 거론하기 시작했다. 엔비디아와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 경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삼성전자 생산 차질 가능성이 현실화할 경우 메모리 공급과 파운드리 일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다.
재계 안팎에서는 노조의 강경 기조가 오히려 삼성전자의 자동화·무인화 전환 속도를 더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반복되는 생산 차질 리스크가 AI 자율공장과 로봇 기반 생산체계 확대 명분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삼성전자가 최근 레인보우로보틱스 등 로봇·AI 기반 생산 자동화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점도 이런 관측에 힘을 싣고 있다.
업계에서는 "단기적으로는 노조가 압박 수단으로 파업을 선택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사람 의존도를 줄이는 방향으로 기업 전략이 더 빨라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부 역시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산업계에서는 삼성전자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반도체 산업 특수성을 고려한 긴급조정권 검토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노사 갈등은 이제 단순 임금협상 차원을 넘어 글로벌 AI 공급망과 국가 산업 경쟁력 문제로 확산하는 분위기"라며 "정부 중재안마저 무산된 만큼 향후 총파업 여부와 실제 생산 차질 가능성이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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