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핀포인트DB)
외국인 투자자들이 지난주 유가 상승과 산업 구조 변화 흐름에 맞춰 에너지·전력·중공업 중심의 종목을 대거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반도체와 자동차 등 기존 주도주는 차익 실현 매물이 집중되며 뚜렷한 매도 우위를 보였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3월 16일부터 20일까지 외국인은 두산에너빌리티를 2364억원어치 순매수하며 가장 많이 담았다. 원전 및 발전 설비 사업을 기반으로 글로벌 에너지 수요 확대 수혜가 기대된다는 점이 투자 배경으로 꼽힌다.
같은 기간 이수페타시스에도 1506억원이 유입됐다. 고다층 PCB(인쇄회로기판) 기술력을 바탕으로 AI 서버 및 데이터센터 수요 확대의 직접적인 수혜주로 평가된다.
정유 업종인 S-Oil 역시 633억원 순매수를 기록했다. 국제 유가 상승과 정제마진 개선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어 에이피알은 화장품과 뷰티 디바이스를 앞세운 글로벌 성장 스토리로 외국인 자금이 유입됐다.
지주사인 SK도 572억원 순매수를 기록했다. 자사주 소각 기대와 함께 주요 자회사 가치 상승이 투자 매력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조선·방산 관련주인 HD현대중공업과 전력기기 업체 효성중공업, LS ELECTRIC도 나란히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글로벌 전력 인프라 투자 확대와 방산 수요 증가 기대가 반영된 결과다.
친환경·에너지 전환 관련 종목인 한화솔루션과 2차전지 대표주 삼성SDI도 순매수 흐름에 포함됐다. 각각 태양광과 배터리 산업 성장 기대가 투자 포인트로 작용했다.
이외에도 SK증권, 산일전기, HJ중공업, 한국카본, 삼성생명, LG이노텍, 유한양행, 대덕전자, 카카오페이, 대한전선 등으로 매수세가 확산되며 업종 전반으로 관심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반면 매도 상위에는 전통적인 대형주들이 포진했다. 외국인은 현대차를 5625억원 순매도하며 가장 크게 비중을 줄였다. 자동차 업종 전반의 단기 상승 이후 차익 실현 성격이 강한 것으로 분석된다.
반도체 대표주인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우, 삼성전자도 나란히 매도 상위권에 올랐다. 최근 반도체 업종 상승 이후 밸류에이션 부담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완성차 대장주인 기아와 자동차 부품사 현대모비스는 동반 하락하며 투심을 위축시켰다. 지정학적 리스크 속에 고공행진하던 현대로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국항공우주 등 방산주와 수주 랠리를 이어가던 삼성중공업에도 매도세가 쏟아지며 주가가 힘을 잃었다.
반도체 장비주인 한미반도체와 IT 부품주 삼성전기 역시 매물 압박을 견디지 못했다. 플랫폼 대표주인 NAVER와 엔터 대장주 하이브를 비롯해 KB금융, 한국금융지주, 미래에셋증권 등 금융주도 일제히 내림세를 보였다. 이외에도 SK스퀘어, 삼성물산, 더존비즈온 등 주요 지주사와 소프트웨어 종목들까지 매도 행렬에 가담하며 시장 전체의 체력이 급격히 저하된 모습을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이번 외국인 수급 흐름이 단순한 업종 교체를 넘어 ‘에너지·인프라 중심 리밸런싱’ 성격을 띠고 있다고 분석한다.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과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는 상황에서 실물 자산과 인프라 관련 업종으로 자금이 이동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증권 관계자는 “유가 상승과 전력 인프라 투자 확대, 방산 수요 증가라는 세 가지 축이 동시에 작동하면서 외국인 자금이 관련 업종으로 쏠리고 있다”며 “반면 기존 주도주였던 반도체와 자동차는 단기적으로 숨 고르기에 들어간 모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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