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내 우파·극우 정당 총공세
트럼프 미 정부도 반이민 논거 활용
스페인령 세우타로 모로코인 수만명이 한꺼번에 국경을 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면서 친이민정책을 펴온 스페인 정부가 최대의 정치적 위기에 직면했다. 유럽연합(EU) 전체의 국경 관리 문제로 번지는 것은 물론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이번 사태를 반이민정책의 정당성을 강조하는 사례로 활용하면서 국제적 논란으로 확산하고 있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의 친이민정책이 국경 통제 실패를 초래했다는 비판은 우파와 극우 진영을 중심으로 거세지고 있다. 제1야당인 국민당(PP)의 알베르토 누녜스 페이호 대표는 1일(현지시간) 세우타를 찾아 “스페인은 국경을 지킬 효과적인 전략이 부족하다”며 정부의 국경 관리 실패를 강하게 비판했다.
극우 정당 복스의 산티아고 아바스칼 대표도 사태 직후 엑스에 “국가적 비상사태는 그(산체스 총리)를 권좌에서 끌어내리고 법정에 세우는 것으로만 해결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현지 주민들의 불안도 여전하다. 세우타에서 잡화점을 운영하는 카를로스는 2일 스페인 일간 엘문도에 “도시 전체가 하루 동안 멈춰 섰다”며 “2021년에도 비슷한 사태가 있었지만 이번에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규모가 컸다. 산체스 정부의 대응은 완전한 재앙이었다”고 비판했다.
이번 대규모 월경 사태의 배경을 두고는 여러 해석이 나온다. 앞서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스페인과 알제리의 관계개선에 불만을 품은 모로코가 국경 통제를 의도적으로 느슨하게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일각에서는 스페인 대법원의 판결이 사태의 도화선이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동안 국경 철책을 넘어온 이주민은 즉시 송환 대상이었지만 대법원은 철책을 우회해 바다를 통해 입국한 경우에는 일반 입국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판단했다. 산체스 정부의 친이민정책도 배경으로 거론된다.
이번 사태는 EU 회원국 간 갈등으로 번지고 있다. 2015년 이민 위기 당시보다 더 급격한 유입이라는 점에서 유럽의 반이민정책 기조가 더욱 강해질 수 있다.
애나 켈리 백악관 수석부대변인은 폭스뉴스에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이 대규모 이민을 허용하는 등 극좌적이고 세계주의적인 정책을 계속 시행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오랫동안 경고해왔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일을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패배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사태의 전조라고 규정하며 “중간선거에서 중요한 논점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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