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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종이 위에 피어난 이야기'…탁윤실 작가 첫 개인전

탁윤실 작가가 ‘종이 위에 피어난 이야기’의 대표 작품들 앞에 서 있다.

'종이 위에 피어난 이야기'…탁윤실 작가 첫 개인전

탁윤실 작가가 ‘종이 위에 피어난 이야기’의 대표 작품들 앞에 서 있다.

탁윤실, ‘종이 위에 피어난 이야기’

자연과 일상에서 길어 올린 기억과 감정을 한지에 담아낸 탁윤실 작가의 첫 개인전 ‘종이 위에 피어난 이야기’가 관람객들과 만나고 있다.

이번 전시는 전주공예품전시관 제1전시실에서 오는 28일까지 열리며, 한지 특유의 질감과 색채를 활용해 기억과 감정을 표현한 작품 21점을 선보인다.

탁 작가는 전주대학교 한지문화산업학과 대학원 졸업을 앞둔 신진 작가다. 그의 한지 작업은 2~3년 전 전주공예품전시관에서 열린 전시를 관람한 것이 계기가 됐다.

한지를 활용한 독특한 표현 기법에 매료돼 대학원에 진학했고, 이후 한지가 지닌 조형적 가능성을 탐구하며 자신만의 작품 세계를 구축해왔다.

전시 제목인 ‘종이 위에 피어난 이야기’는 한지를 단순한 종이가 아닌 시간과 손길, 기억이 축적된 매체로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을 담고 있다.

작가는 한지를 ‘살아있는 재료’라고 표현한다. 나무에서 비롯된 한지가 작가의 손을 거쳐 새로운 형태와 색을 얻고 생명력 있는 화면으로 다시 태어난다는 의미다.

이번 전시의 가장 큰 특징은 한지의 물성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입체적 표현이다. 작품은 닥섬유 컬러믹스와 한지연사를 주재료로 제작됐다.

닥섬유 컬러믹스를 특수 도구로 한 땀 한 땀 쌓아 올리듯 표현하고, 한지연사는 길게 뽑아낸 한지를 꼬고 연결해 화면 위에 부착하는 방식으로 완성된다.

이 같은 과정을 통해 평면과 부조의 경계를 넘나드는 독특한 질감과 입체감이 구현된다. 손으로 찢은 한지의 결과 겹겹이 쌓인 섬유의 표면, 반복적인 부착 과정은 보는 각도에 따라 서로 다른 표정을 만들어낸다.

작가는 이를 통해 한지가 지닌 따뜻함과 섬세함을 동시대적 조형 언어로 풀어내고자 했다.

탁윤실, ‘종이 위에 피어난 이야기’

작품 속에는 꽃과 나무, 새, 코끼리, 호박 등 친숙한 소재들이 등장한다. 이는 단순한 자연의 재현이 아니라 희망과 성장, 풍요와 치유를 상징하는 장치들이다.

코끼리는 행운과 풍요를, 호박은 성장과 결실을 의미하며 다양한 꽃과 식물은 삶 속에서 마주하는 소중한 순간들을 담아낸다.

색채 역시 작품 세계를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다. 일부 작품에는 오방색을 바탕으로 단청 문양과 구름 문양, 색동저고리에서 착안한 전통 요소들이 녹아 있다.

전통 문양을 새로운 구성과 색감으로 재해석해 전통과 현대가 자연스럽게 공존하는 화면을 완성했다.

탁 작가는 “전통적인 아름다움에 머무르기보다 다양한 표현 방식을 더해 한지가 가진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특히 젊은 세대가 한지를 보다 친숙하게 느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고 말했다.

이어 “작품 하나하나는 자연과 삶의 순간, 그리고 개인의 기억들이 모여 완성된 이야기”라며 “관람객들이 작품을 통해 자신의 기억과 감정을 떠올리고 또 다른 이야기를 만들어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전시에서는 ‘기억의 정원’, ‘꽃이 머무는 시간’, ‘숨의 결’ 등 자연과 인간의 내면을 연결하는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화면 가득 펼쳐진 꽃과 식물, 리듬감 있는 색채는 따뜻한 위로와 생명의 에너지를 전하며 한지가 지닌 예술적 확장 가능성을 보여준다.

또한 ‘꽃이 된 숨결’, ‘오방의 숨결, 꽃이 되다’ 등은 색동저고리의 오방색과 단청무늬, 전통 민화의 구름 문양 등을 재해석한 작품들이다. 공예와 회화, 입체조형의 경계를 넘나드는 화면은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새로운 조형미를 선보인다.

탁 작가의 작업은 한지가 지닌 현대적 가능성을 보여주는 동시에 전통 소재에 동시대적 감각을 더해 한지 예술의 새로운 확장 가능성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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