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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존 비클 한국릴리 대표 "한국, 연구자·병원·임상 3박자 갖춘 시장"

삼성바이오로직스와의 협력에 대해서는 "생산과 바이오테크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파트너"라며 "2027년 송도 삼성바이오로직스 제2바이오캠퍼스 내에 30개 입주사 규모의 글로벌 인큐베이터 '게이트웨이 랩스...

존 비클 한국릴리 대표 "한국, 연구자·병원·임상 3박자 갖춘 시장"

창립 150주년 기념 미디어 데이 개최

AI 신약 개발·오픈이노베이션 전략 공유

일라이 릴리 150년 기념행사에서 관계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안혜완 기자>

“릴리의 지난 150년은 환자 최우선이라는 단 하나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끊임없이 혁신해 온 시간이었다. 릴리의 도전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며 다음 150년에도 과학과 헌신을 바탕으로 환자들의 더 나은 내일을 만드는 혁신을 이어가겠다.”

존 비클(John Bickel) 한국릴리 대표이사가 22일 서울 중구 한국릴리 본사에서 열린 ‘릴리 150주년 기념 미디어 데이’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번 행사는 일라이 릴리 앤드 컴퍼니(Eli Lilly and Company·릴리) 창립 150주년을 맞아 1876년 이후 이어온 혁신 여정을 돌아보고 다음 150년 전략을 공유하기 위해 마련됐다. 한국릴리는 ‘Our Legacy is What We Do NEXT’를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존 비클 일라이릴리 대표가 발표를 하고 있다. <안혜완 기자>

비클 대표는 미국 남북전쟁에 참전한 창업주 일라이 릴리 대령이 전장에서 성분 표시 없는 약 때문에 병사들이 숨지는 모습을 보고 1876년 인디애나폴리스에 회사를 세웠다는 일화를 소개했다. 그는 청렴성·우수성·인간 존중을 릴리의 세 가지 핵심 가치로 제시하며 “환자는 숫자가 아니라 병 앞에 선 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경제 위기 때도 직원을 해고하지 않는 원칙을 지켜왔다고도 덧붙였다.

비클 대표는 “1982년 한국 진출 이후 한국릴리 역시 국내 환자와 의료진, 지역사회 파트너들과 함께 성장해 왔다”며 “150년은 이제 시작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릴리는 2025년 한 해에만 전 세계 7100만 명의 환자에게 자사 의약품을 공급했으며 2030년까지 의료 접근이 제한적인 지역 환자 3000만 명에게 접근성을 확대한다는 ‘삼십-삼십(30x30)’ 목표도 제시했다.

비클 대표는 150년간의 R&D 성과도 소개했다. 릴리는 1923년 세계 최초 상업용 인슐린 대량생산 공정을 구축한 이후 150년간 100개 이상의 신약을 개발했다. 최근 10년간 출시한 혁신신약도 23개에 이른다. 신약 개발 속도도 빨라졌다. 임상 개발에서 출시까지 걸리는 기간이 과거 11년에서 현재 6년으로 단축됐다.

현재 릴리는 임상 2상 29개, 3상 42개, 규제 심사 4개 등 50개에 가까운 후보물질을 보유하고 있다. 또 전체 직원의 25% 이상이 R&D 인력이며 2025년 기준 매출의 20.5%를 연구개발에 투자했다.

비클 대표는 “릴리는 제약회사 이전에 과학회사”라고 말했다. 그는 릴리가 엔비디아(NVIDIA)·인실리코메디슨 등과 AI 파트너십을 맺는 한편, 사내에서는 전 직원에게 클로드(Claude)와 마이크로소프트 코파일럿을 제공해 신약 개발 전 주기에 AI를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외부와의 오픈이노베이션도 가속화하고 있다. 릴리는 지난해에만 외부 기관과 약 40건의 신규 파트너십을 맺어 파이프라인을 넓혔다.

한국릴리는 1982년 설립 이후 현재 직원 약 250명 규모로 성장했고 본사는 지난해 8월 새 빌딩으로 이전했다. 한국릴리는 ▲심혈관·대사질환 ▲신경과학 ▲면역학 ▲종양학 4대 치료 영역에 걸쳐 37건의 임상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어 강민주 한국릴리 의학부 부사장이 발표에 나섰다. 그는 “릴리는 지금 이 순간에도 AI 신약 개발, 임상시험 혁신, 글로벌 파트너십 확대 등 다각도의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며 “앞으로의 150년 역시 환자들에게 혁신적인 치료제를 더 빠르게 전하기 위한 여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진숙 한국릴리 인사부 전무는 “릴리는 지난 150년간 사람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두고 성장해 왔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인재와 함께 환자 중심 혁신을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한국릴리는 정부로부터 15년 연속 가족친화우수기업으로 인증받은 바 있다.

이날 행사에서는 한국 전통문화를 반영한 ‘150돌 돌잡이’ 이벤트도 이어졌다. 돌상에는 150년의 집념을 상징하는 명주실, 새로운 치료 패러다임을 의미하는 붓, 한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을 나타내는 마이크, 다음 150년을 위한 약속을 담은 복주머니 등이 올랐다.

일라이릴리 관계자들이 Q&A를 진행하고 있다. <안혜완 기자>

발표가 끝나고 질의응답이 진행됐다. 비클 대표는 일라이릴리가 한국에 5억 달러를 투자한 배경을 묻는 질문에 “한국은 세계적 수준의 연구자와 병원, 글로벌 임상 참여율 1위, 빠르게 성장하는 초기 스타트업 생태계를 모두 갖춘 드문 시장”이라며 “지난해 릴리벤처스 팀이 한국 스타트업 3곳에 450만 달러를 투자했고 추가 협력 기회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추진 중인 약가 정책에 대해서는 혁신신약의 가치는 더 높이 인정하고 특허가 만료된 제품은 가격을 조정하겠다는 방향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또한 한국이 선진국 가운데 혁신신약 접근성은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지만 중간 단계 제품에 대한 투자는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의 협력에 대해서는 “생산과 바이오테크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파트너”라며 “2027년 송도 삼성바이오로직스 제2바이오캠퍼스 내에 30개 입주사 규모의 글로벌 인큐베이터 ‘게이트웨이 랩스 코리아’를 구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게이트웨이 랩스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샌디에이고·보스턴·필라델피아 등 5곳과 중국에 이어 한국이 두 번째 해외 거점이다.

비클 대표는 또 자사 비만·당뇨 치료제를 사칭한 불법 온라인 판매가 늘고 있다는 지적에는 “해당 약물은 콜드체인 유통이 필요한 펩타이드 의약품이라 적정 온도를 유지하지 않으면 안전성과 효능을 보장할 수 없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한편 릴리는 올해 3월 보건복지부와 ‘대한민국 제약·바이오 산업 발전 및 국민 건강 증진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5년간 총 5억 달러(약 74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추진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오픈이노베이션 국내 거점 설립, 국내 바이오 혁신 생태계 강화, 임상시험 유치 확대, 연구 환경 개선 등에 기여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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