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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조혁연의 말글로 본 역사] 왜 하필 5일장일까? 답은 피타고라스 정리

‘닷새 만큼씩의 장날(★)에는 달보다도 확실하게 면에서 면으로 건너간다. 고향이 청주라고 자랑삼아 말했으나 고향에 돌보러 간 일도 있는 것 같지는 않았다.

[조혁연의 말글로 본 역사] 왜 하필 5일장일까? 답은 피타고라스 정리

▲ 조혁연 대기자

‘닷새 만큼씩의 장날(★)에는 달보다도 확실하게 면에서 면으로 건너간다. 고향이 청주라고 자랑삼아 말했으나 고향에 돌보러 간 일도 있는 것 같지는 않았다. 장에서 장으로 가는 길의 아름다운 강산이 그대로 그에게는 그리운 고향이었다.’-메밀꽃 필 무렵(이효석)

‘메밀꽃 필 무렵’은 1936년 이효석(李孝石, 1907~1942)이 월간잡지 ‘조광’에 발표한 단편소설로 주인공은 장돌뱅이(보부상) 허생원이다. 그는 강원도 봉평장을 중심으로 5일장 행상을 했지만, 소설 속의 원래 고향은 의외로 충북 청주다. 인용문에 ‘닷새 만큼씩의 장날에는 달보다도 확실하게 면에서 면으로 건너간다’는 표현이 있다. 지구를 도는 달은 이른바 공전주기가 있어, 한 달에 한 번씩 어김없이 밤하늘에 보름달을 만든다.

인용문은 장돌뱅이도 순환성이 생명이어서 정확해 5일에 한 번씩 찾았던 장을 다시 찾는다는 뜻이다. 한때 경제사 전공자들은 “왜 하필 5일장일까”를 골똘히 생각했다. 정답은 의외로 피타고라스 정리에 있었다. 가령 1개 변의 길이가 1이면서, A·B·C·D 4개 꼭지점을 지닌 정사각형있다. 이때 A에서 C로 가려면 2(1+1)를 걸어야 한다. 정사각형이 오각형으로 변하면 걷는 길이가 달라진다. 오각형이 생겼다는 것은 대각선, 즉 지름길이 생긴 것을 의미한다. 피타고라스 정리에 의하면 한 변의 길이가 1인 정사각형의 대각선 길이는 바로 ‘√2(루트2)’이고, 그 값은 1.414이다. 4일장으로 순환하면 방금 언급한대로 ‘1+1=2’의 거리로 걸어야 한다. 5일장으로 순환하면 대각선이라는 지름길이 생겨났기 때문에 ‘√2= 1.414’의 거리로 걷게 된다. 대략 0.6 정도 덜 걷게 된다. 5일장 순환에는 그런 과학성이 담겨 있다. /대기자(문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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