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젠슨 황, GTC 기조연설서 "삼성 감사해" 언급
AMD 리사 수, 방한 후 이재용 만찬·삼성 캠퍼스 방문
삼성전자, 로직·메모리·패키징·파운드리 가능한 경쟁력 갖춰
리사 수 AMD CEO(왼쪽)과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왜 삼성전자에 손을 내밀까?/이미지=구글 제미나이 생성
| 스마트비즈 = 양대규 기자 |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을 이끄는 양대 축,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리사 수 AMD CEO가 최근 공통적으로 한국의 삼성전자를 향해 적극적인 협력 행보를 보이고 있다.
AI 반도체 패권 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삼성전자의 ‘종합반도체회사(IDM)’ 역량이 글로벌 빅테크의 전략적 선택지로 급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젠슨 황 "삼성 감사해"···리사 수, 방한 후 이재용 만찬·삼성 캠퍼스 방문
20일 업계에 따르면 젠슨 황 CEO는 최근 미국 새너제이에서 열린 GTC 2026 기조연설에서 "삼성에 정말 감사하다"고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특정 반도체 제조사를 직접 거론하며 감사를 표한 것은 이례적이다. 엔비디아가 차세대 AI 시스템의 핵심 칩 생산 일부를 삼성전자에 맡기며 협력 관계를 한층 강화했음을 시사한다.
실제로 엔비디아는 AI 연산의 중심이 ‘학습’에서 ‘추론’으로 이동하는 흐름에 맞춰 새로운 '그록' 칩 아키텍처를 도입하고 있다. 해당 칩의 생산에 삼성전자의 첨단 공정을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MD 역시 비슷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리사 수 CEO는 최근 방한해 삼성전자 사업장을 연달아 방문하고 주요 경영진과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특히 이재용 회장과 승지원에서 만찬 회동을 하고 평택 반도체 캠퍼스를 직접 찾는 등 의례적 방문을 넘어 전략적 협력 강화를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양사는 차세대 AI 가속기에 적용될 고대역폭 메모리(HBM4) 공급 협력에 합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메모리 조달을 넘어 AI 시스템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부품을 공동으로 최적화하는 수준의 협력이다.
이재용 회장이 18일 서울 이태원동 승지원에서 리사 수 AMD 최고경영자(CEO)와 만찬에 앞서 술잔을 들고 기념 촬영하고 있다./사진=삼성전자
왜 삼성인가···로직·메모리·패키징·파운드리 가능한 구조적 경쟁력
엔비디아와 AMD가 동시에 삼성전자에 주목하는 배경에는 반도체 산업 구조의 변화가 자리한다. 원래 반도체 산업은 인텔과 같이 로직, 메모리, 파운드리를 합친 IDM 형식으로 출발했으나 이후 TSMC라는 파운드리 업체의 등장 후 분업이 활발해지며 설계(팹리스), 생산(파운드리), 메모리 제조사가 분리됐다. 하지만 최근 AI 시대에는 기술력이 고도화되면서 이들 요소를 하나로 통합하는 패키징 능력이 경쟁력을 좌우하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첨단 메모리, 파운드리, 패키징을 모두 수행할 수 있는 세계 최고의 IDM 기업으로 평가된다. 이런 수직 계열화 구조는 칩 설계부터 생산, 패키징까지 전 과정을 일괄 처리할 수 있는 '턴키 솔루션'을 가능하게 한다.
이 방식은 성능과 비용, 개발 속도 측면에서 모두 이점을 제공한다. 메모리와 로직 반도체를 동시에 최적화할 수 있어 데이터 처리 속도를 높일 수 있고, 공정 간 중복 비용을 줄이며, 개발 기간 역시 단축할 수 있다.
특히 AI 반도체 성능의 핵심으로 떠오른 HBM과 첨단 패키징 기술에서도 삼성전자의 역할은 커지고 있다. 6세대 HBM인 HBM4는 로직 공정과 메모리 기술이 결합된 형태로, 사실상 시스템 반도체와 메모리의 경계를 허무는 제품으로 평가된다.
여기에 3차원(3D) 적층 기술과 하이브리드 본딩 등 차세대 패키징 기술까지 더해지면서, 삼성전자는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효율과 성능을 동시에 개선할 수 있는 핵심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앞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엔비디아의 그래픽카드(GPU) '지포스' 출시 25주년 행사에서 단상에 올라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공급망 측면에서도 삼성전자의 중요성은 커지고 있다. 현재 AI 칩 생산은 대만 TSMC에 집중돼 있으며, 첨단 패키징 수요가 급증하면서 병목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이로 인해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생산 거점을 다변화하는 '이중 소싱'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TSMC의 사실상 유일한 대안"이라며 "중국 기업의 접근은 불안하고, 삼성전자 수준의 높은 기술력에 안정적인 공급망을 갖춘 곳은 찾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젠슨 황과 리사 수의 최근 행보는 AI 반도체 경쟁의 본질이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단일 칩의 성능 경쟁을 넘어, 메모리·파운드리·패키징을 아우르는 '통합 생태계' 구축이 핵심 과제로 떠오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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