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청사 전경 (사진=제주특별자치도)
[한국대학신문 김영식 기자] 교육부가 지난 2일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RISE‧라이즈)’를 ‘지역성장 인재양성체계(ANCHOR‧앵커)’로 재구조화하는 추진 방안을 발표한 뒤 제주특별자치도가 지자체 가운데 가장 먼저 후속 개편 절차를 밟고 있다. 특히 이번 제주 라이즈 개편은 교육부의 앵커 전환 방침이 지역 차원의 정책 설계에 실제 반영되는 과정을 드러내는 첫 사례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 제9차 제주RISE위원회 개최… 올해 627억원 예산 배정 =
8일 제주도에 따르면 도는 지난 7일 ‘제9차 제주RISE위원회’를 열고 앵커 기본계획 재구조화안과 2026년 시행계획안 등을 심의‧의결하며 2차년도 사업 개편을 공식화했다.
이번 개편의 중심에는 ‘지역 정주형 인재 양성’이 놓였다. 대학에서 배우고, 지역 산업 현장에서 일하고, 제주에 정착하는 선순환 구조를 2차년도 체계의 핵심 목표로 제시했다. 제주도는 교육부의 ‘5극3특‧초광역 인재양성’ 기조를 반영해 기존 제주형 라이즈의 정책 구조를 다시 짜고, 도내 3개 수행대학을 대상으로 약 627억 원 규모의 사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제주 라이즈의 예산은 국비 522억 원, 도비 104억 원 등 총 627억 원 수준으로, 지원 대상은 제주대, 제주관광대, 제주한라대 등 3개교다. 제주RISE위원회는 전날 회의를 통해 앵커 기본계획 재구조화안, 2026년 시행계획안, 2025년 자체평가 계획안 등 5건을 처리했다.
■ ‘JOY 공유대학’ 고도화… 5극3특 공유대학‧런케이션 구조 전환 =
제주도는 올해부터 제주RISE를 교육부의 앵커 추진 방향에 맞춰 공급자 중심이 아닌 학생‧인재 중심 구조로 전환한다. 기존 5개 프로젝트‧8개 단위과제로 운영하던 체계를 5개 프로젝트‧9개 단위과제로 재편하고, ‘지속가능한 핵심인재’ 프로젝트 명칭도 ‘5극3특‧초광역 인재육성’으로 바꿨다. 여기에 ‘5극3특 공유대학 핵심인재 양성사업’을 새로 추가하면서 제주형 초광역 인재양성 체계를 제도화한 점이 이번 개편의 핵심으로 제시됐다.
공유대학 운영 방식도 달라진다. 기존 ‘JOY 공유대학’이 도내 3개 대학의 온라인 교육과정 개설과 공유 수준에 머물렀다면, 새로 추진되는 ‘5극3특 공유대학’은 지역 전략산업을 축으로 공동 교육과정, 공동 연구, 자원 공유, 창업거점 기능까지 포함하는 구조로 확대된다. 공동 추진 분야는 ‘바이오’로 설정된 가운데, 대학별 특성화 분야는 △제주대: 에너지 △제주관광대: 관광 △제주한라대: 우주로 나눴다. 제주도는 이를 통해 인공지능 전환(AX) 기반 교육·연구·창업 선순환 체계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제주의 대표 사업인 ‘런케이션’ 역시 개별 프로그램 중심 운영에서 벗어나 지속형 지역혁신 구조로 고도화된다. 제주도는 런케이션을 제주 지역기반형, 국내 초광역 협력형, 글로벌 협력형 등 3대 모델과 12개 실행모델로 구체화했다.
특히 단순 방문‧교류 등 ‘1회성 이벤트‧행사’를 지양하고, 나아가 학점 교류와 공동 연구, 산업 연계, 지역 체류가 맞물리는 구조로 전환할 계획이다. 이는 교육-연구-산업-체류를 하나의 흐름으로 묶어 정주형 교육‧연구 모델로 발전시키겠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지역산업과의 연계성도 한층 강화된다. 제주도는 지‧산‧학‧연 수요조사를 통해 51개 과제를 접수했으며, 이 가운데 반도체, 그린바이오, 인공지능 전환(AX), 디지털 약료 서비스 등 지역 전략산업과 도정 주요 정책에 맞닿은 9개 신규 지정과제를 발굴해 반영했다. 2025년 2차 공모 당시 42개 수요과제 중 6개를 반영했던 것과 비교하면 과제 수와 예산 규모가 모두 확대된 것으로, 관련 예산은 50억 원 수준으로 책정됐다.
아울러 중앙-지방 협업 과제의 지역 이관도 이번 개편에 포함됐다. 교육부가 직접 수행하던 첨단분야혁신융합대학(COSS)과 대학창업교육체계구축(SCOUT) 등 2개 사업이 제주 앵커 체계 안으로 편입되면서 약 33억 원 규모 사업비가 지역 예산에 반영된다. 전체 사업비는 2025년 488억 원 수준에서 2026년 627억 원 수준으로 확대됐으며, 이 중 5극3특 공유대학 예산 75억 원이 새로 포함됐다.
■ 성과환류도 본격화… 1차년도 운영 토대로 2차년도 실행안 구체화 =
성과평가와 환류 체계는 2차년도 개편에서 비중이 더 커졌다. 제주도는 4월부터 6월까지 제주대, 제주한라대, 제주관광대를 대상으로 정량 23개 지표와 정성평가, 가‧감점 항목을 포함한 자체평가를 실시할 계획이다. 자체평가 결과에 따라 25억 원 규모 차등 환류를 적용하고, 이후 교육부 연차평가와 2026년 사업계획서 평가 결과를 반영해 교육부 인센티브도 차등 배분한다는 방침이다.
박천수 제주도지사 권한대행은 “이번 재구조화는 제주도 내 대학의 경쟁력을 높이고, 지역 산업이 필요로 하는 인재를 직접 양성해 정착시키는 선순환 구조의 핵심이 될 것”이라며 “대학 및 유관기관과 긴밀히 협력해 도민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성과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개편은 교육부의 ‘앵커 방안’ 발표와 맞물려 지난달 제주도가 내놓은 ‘제주RISE 2차년도 재구조화 방안’을 더욱 구체화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제주도는 2차년도 준비 과정에서 런케이션을 단순 교류‧유치형에서 학점 교류와 공동 연구 중심으로 바꾸고, 초광역 공유대학 네트워크를 확대하는 것을 골자로 한 개편안을 내놓은 바 있다.
당시 제주도는 1차년도 라이즈 실적으로 지‧산‧학‧연 협의체 20개 구성, 융복합 교육과정을 통한 5,124명의 인재 양성 등을 강조했다. 더불어 제주RISE 시그니처 과제인 런케이션 관련 프로그램 91건에 3,473명 참여, 전략산업 연구개발(R&D) 41건 추진도 포함됐다. AI 혁신협력센터와 디지털 헬스케어 공동연구소를 개소하기도 했다.
제주도는 지난해 제주대·제주관광대·제주한라대를 제주RISE 참여대학으로 선정했으면, 향후 5년간 총 2500억 원 규모 예산을 투입할 계획이다. 이번 2차년도 개편안은 이러한 1차년도 기반 위에서 초광역 협력, 전략산업 연계, 학생 중심 성과관리 체계를 제도적으로 보강한 후속 조치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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