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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제로나인메트리얼, '인공 빛'으로 미래 농업을 밝히다

기후변화로 인한 가뭄과 폭우, 갑작스러운 한파와 폭염 등 이상기후가 일상이 되면서 농업 현장의 어려움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제로나인메트리얼, '인공 빛'으로 미래 농업을 밝히다

구본준 ㈜제로나인메트리얼 대표.

기후변화로 인한 가뭄과 폭우, 갑작스러운 한파와 폭염 등 이상기후가 일상이 되면서 농업 현장의 어려움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자연광에 의존하던 전통 농업 방식만으로는 급변하는 기후에 대응하기 어려워졌고, 일조량 부족과 병충해 증가는 농가 소득 감소는 물론 국가 식량안보까지 위협하는 문제로 떠올랐다.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전북 전주에서 '인공 햇빛'과 '첨단 ICT 기술'을 결합해 미래 농업의 새로운 해법을 제시하는 기업이 주목받고 있다. 전주첨단벤처단지 창업동에 입주한 ㈜제로나인메트리얼(대표 구본준)이다. 식물 생육에 최적화된 광(光) 기술과 AI 기반 스마트팜 솔루션으로 농업 혁신에 도전하고 있는 제로나인메트리얼의 성장 과정과 미래 비전을 들어봤다.

△조명을 넘어 작물 생육 제어 장치로… '융복합 광(光) 솔루션' 개발

2020년 2월 첫발을 내디딘 (주)제로나인메트리얼은 단순한 조명 제조기업이 아니다. 식물이 자라나는 데 필수적인 빛의 파장과 광량을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이를 정밀 제어하는 '융복합 광(光) 솔루션' 전문 기술 기업이다.

기존의 스마트팜이나 비닐하우스에서 사용되던 LED 조명은 어두운 환경을 밝히거나 자연광을 일부 보조하는 단순 보조 광원 역할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 이 때문에 햇빛이 전혀 들지 않는 지하공간이나 완전 실내(암실) 환경에서는 상추나 깻잎 같은 잎채소(엽채류) 외에, 열매를 맺는 과실류나 곡물류를 키워내지 못하는 한계가 명확했다.

제로나인메트리얼은 이러한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대표자의 20년 이상 쌓아온 LED 분야 전문 노하우를 바탕으로 독자적인 기술 개발에 매진했다. 그 결과 식물의 생장 단계에 맞춰 필요한 광합성 파장을 적재적소에 제공하는 고광량·저전력 파장 설계 기술(PPFD 450 이상)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식물의 생장 초기, 줄기와 잎이 자라는 시기,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시기에 필요한 빛의 스펙트럼이 제각기 다르다는 점에 착안해, 작물별 맞춤형 빛 환경을 완벽하게 조성해 주는 것이다.

△5가지 파장 동시 구현… 에너지 절감과 병충해 억제 효과까지

제로나인메트리얼이 보유한 핵심 기술의 가장 큰 차별성은 단일 모듈 내에서 5가지 고유 파장을 동시에 구현할 수 있는 '융복합 LED 모듈 설계 및 제작 기술'에 있다. 이 기술은 식물의 광합성 효율을 극대화하면서도 농가의 가장 큰 부담인 전기요금을 획기적으로 줄여준다.

기존 스마트팜용 조명 설비와 비교하면 제로나인메트리얼의 융복합 LED 시스템은 전력 소모량을 30% 이상 절감하는 뛰어난 에너지 효율을 자랑한다. 뿐만 아니라 LED 작동 과정에서 발생하는 열을 20% 이상 낮추어, 여름철 실내 재배 공간의 온도 상승 문제와 냉방 비용 부담을 대폭 개선했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곰팡이균 제어용 특수 LED 기술과 CO₂ 제어 시스템, 그리고 물속 용존 산소량을 높여 뿌리 활성화를 돕는 나노버블 기술까지 하나로 융합했다. 이를 통해 화학 농약을 최소화하거나 사용하지 않고도 식물의 병해충을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으며, 작물의 생장 속도와 영양 성분을 동시에 향상시키는 고부가가치 작물 생산 환경을 완성했다.

△AI 카메라와 로봇 기술의 만남… 스마트팜 넘어 '차세대 식물팩토리'로

제로나인메트리얼의 혁신은 하드웨어 조명 장비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최근에는 인공지능(AI)과 머신비전 기술을 접목해 작물의 생육 상태를 실시간으로 추적·분석하는 '머신비전 AI 기반 식물 트래킹 소프트웨어'를 자체 개발했다.

기존 스마트팜이 주로 흙이나 수경 재배 양액의 온도, 습도, 산도(pH) 등 환경 변수만을 측정하는 데 그쳤다면, 제로나인메트리얼의 시스템은 AI 카메라가 식물의 잎 색깔, 형태, 성장 속도를 정밀하게 촬영하고 모니터링해 빛의 세기와 파장을 자동으로 최적화한다. 즉, 식물이 스스로 원하는 빛의 양과 종류를 AI가 알아채고 맞춰주는 진정한 의미의 정밀 디지털 농업 시스템을 구현한 것이다.

또한 최근 지구온난화와 환경 오염으로 꿀벌 개체 수가 급감하면서 열매 수분에 어려움을 겪는 농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공수분을 자동으로 수행하는 '화분 전용 로봇'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정밀 빛 제어, AI 생육 추적, 자동 수분 로봇이 하나로 결합한 완전한 실내 식물팩토리(Plant Factory) 솔루션을 제시하고 있는 셈이다.

실내 뽕나무 생육장.

△도심 유휴 공간부터 해외 시장까지… 미래 농업의 거점으로 도약

이 같은 독보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제로나인메트리얼은 완주 지역 딸기 농가 등 기존 시설원예 농가는 물론, 아파트 지하 주차장이나 도심 속 유휴 건물 공간을 활용한 도심형 소규모 실내 농장 구축 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나아가 기후 조건이 열악해 신선 식품 수급이 어렵거나 해외의 식량 자급률이 낮은 국가나 극지방에서도 활용 가능한 차세대 농업 모델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설립 이후 매년 15% 이상의 꾸준한 매출 성장을 기록하며 기술력을 인정받아 전주시장 표창과 전북지방중소벤처기업청장 표창을 연속 수상하는 성과도 거두었다. 현재 약 100평 규모의 자체 실험실에서 딸기, 토마토, 감자, 밀, 수박 등 다양한 작물의 실내 재배 검증을 성공적으로 마쳤으며, 향후 1,000평 규모의 대형 테스트베드 농장을 구축해 계절에 구애받지 않고 연중 작물을 순환 생산하는 한국형 식물팩토리의 표준을 제시할 계획이다.

전북의 풍부한 농생명 자원에 첨단 ICT·광학 기술을 결합하여 고부가가치 미래 산업으로 탈바꿈시키고 있는 (주)제로나인메트리얼. 기후위기 시대를 헤쳐 나갈 농업 혁신의 새로운 가능성이 전북에서 싹트고 있다.

구본준 대표.

"전북을 미래 첨단 농업의 중심지로 만들겠습니다"

△ 구본준 대표 인터뷰

-창업을 결심하게 된 계기는?

20년 넘게 LED 산업 분야에서 종사하며 빛의 가능성을 보았습니다. 전북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농생명 중심지이지만, 정작 첨단 기술이 접목된 식물팩토리나 스마트팜의 핵심 장비를 직접 만드는 제조 기반은 매우 부족했습니다. 단순한 먹거리 재배를 넘어, 미래 농업의 원천기술과 핵심 장비를 지역에서 직접 개발하겠다는 생각으로 창업했습니다.

-사업 초기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처음에는 사람들이 'LED 조명으로 어떻게 과일이나 곡물을 키우느냐'며 반신반의했습니다. 일반 조명과 농업용 특수 조명의 차이를 설득하는 일이 가장 큰 숙제였죠. 말로 설명하기보다 눈으로 보여주자 싶어 자체 실험실을 만들었습니다. 딸기, 토마토, 감자, 밀, 수박까지 다양한 작물을 인공 조명 아래서 직접 재배하며 기술력을 입증해 냈습니다.

-전북에 자리를 잡은 이유가 궁금합니다.

전북은 농생명 산업의 잠재력이 엄청난 곳입니다. 첨단 기술만 잘 융합된다면 엄청난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현재 전북농업기술원, 완주농업기술센터 등과 손잡고 농가 현장에서 실증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농민들의 소득을 올리고 지역 농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싶습니다.

-앞으로의 목표와 향후 계획은?

현재 100평 규모의 실험실을 1,000평 규모의 대형 테스트베드 농장으로 확장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곳에서 계절과 상관없이 밀, 딸기, 감자, 쌀 등을 순환하여 연중 생산하는 차세대 식물팩토리 시스템을 완벽히 구축할 것입니다. 기후변화나 이상기후가 이어져도 인류가 먹거리 걱정을 하지 않도록 미래 식량 체계를 선도하는 기업이 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후배 벤처인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많은 이들이 전북을 창업의 불모지라고 말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남들이 아직 개척하지 않은 기회의 땅입니다. 눈앞의 작은 이익에 머물기보다 5년, 10년 뒤 어떤 산업이 세상을 바꿀지 먼 미래를 바라봤으면 합니다. 지역이라는 환경을 제약으로 여기지 말고, 도전의 발판으로 삼아 자신만의 확실한 기술을 키워가길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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